Self-portrait : 나와 타인의 초상

2009_0422 ▶︎ 2009_0513 / 일요일 휴관

이행선_Dressed body 2_캔버스에 유채_90×72cm_2007 이행선_Questions about Conditions_혼합채색_136×77cm_2008

초대일시_2009_0422_수요일_05:00pm

기획_갤러리S

참여작가 김화선_노현탁_이선경_이행선_이현배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S_GALLERY S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 네이처포엠 2F Tel. +82.2.512.6470 gallery-s.net

갤러리S는 2009년 4월 22일부터 5월 13일까지 "Self-Portrait : 나와 타인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5명의 유망작가들을 초대, 기획전을 연다. 『Self-Portrait : 나와 타인의 초상 』展은 한 개인의 존재 및 특징을 드러내는 '초상' 특히, 가장 가깝고도 복합적인 자기 내면의 이미지를 담아 표현하는 자화상을 통해 동시대를 사는 타인들의 삶을 성찰하며 이에 대한 각각의 해석을 지닌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현대를 사는 인간 삶의 본질을 단면적으로나마 드러내 보이고자 기획되었다. ● 자화상은 대체로 자신의 작업방식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연구 수단으로 사용되며 동시에 자아표현의 직접적인 방편으로 그려진다. 삶의 중요한 순간이나 기억, 혹은 심리적인 변화의 시기와 맞물려 그려지는 '자화상'은 그 때문에 개개인의 내밀한 현실을 드러내 보여줄 뿐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사는 일반적인 현대인들의 모습의 한 단편을 재현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김화선, 노현탁, 이선경, 이행선, 이현배는 전통적인 자화상의 모습을 탈피하여, 참신하고 개성 있는 형태를 구현하면서 내면의 깊이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들의 작업이 혼동과 좌절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달하는 한편 관람객 스스로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를 바란다.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 이것만큼 자신을 나답게 하고 또 낯설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이행선의 옷과 관련한 작업은 인간의 조건에 관한 주제탐구에 기반한다. 「Dressed body」시리즈는 바로 그 조건 중에서도 물질이 지닌 유한함을 특징으로 하는 신체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인 동시에 옷에 인간의 정신을 부여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다. 작품에는 '옷을 입는다'는 행위에서 오는 나와 타인 사이의 유대감과 '개인의 옷'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 간의 이질성이 묘한 엮임으로 드러나는데, 바로 작가가 이야기하는 '익명적 실존성'으로서 인간의 조건 중 일부이다. 후속 작업인 「Questions about Conditions」연작은 작가의 자서전적인 종교철학적 관심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의 조건'이라는 주제에 대해 더욱 심도 있고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도원'을 통해 발견한 '봉쇄와 점령'이라는 조건은 재봉이라는 행위를 통해 표현되는데, 작가의 표현대로 '수 많은 바늘은 수시로 가해지는 수 많은 찔림과 억압을 말하며 실의 움직임은 그것의 봉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억압과 봉쇄는 외부에서 오는 영향력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낸 것이기에 더욱 실존적 자유에 근접해있다.

이현배_Wanted 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각162×130cm_2008

이현배의 「wanted」연작에 나타나는 토르소의 인간은 실루엣 그 자체로 존재할 뿐, 얼굴이나 의상 등 정체성을 드러내는 어떤 단서도 표현하지 않는다. 이는 자화상을 닮은 인물의 형태를 통해 특정한 이야기나 뚜렷한 주제를 전달하는 대신, 작가 자신의 고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에너지를 가진 그냥 "사람의 에너지장(場)"을 표현하고자 한 의도에서 비롯된다. 인물은 작가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고 거울에 비친 형상과 같이 관람자 자신일 수도 있다. 작품의 주제측면에서 의도한 바와 같이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도 '거리두기'에 관한 고민은 지속된다. 대상과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화물감을 묽게 희석해 캔버스에 붓고 드라이기로 불어내며 밀어서 형태를 완성하는데, 이는 작가가 표현한 바와 같이 그의 작업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물리적인 동시에, 오토마티즘(automatism)적인 표현방식으로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림의 자율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정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선경_face l_종이에 콘테_56×55cm_2009 이선경_바라보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3cm_2009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 얼굴은 지나온 자신의 역사와 시간을 대변하며 정체성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특히 자신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보면 현실과 의식 속의 나 자신이 아닌, 무의식 속에 잠재해있는 본연의 모습이 선연히 드러날 때가 있다. 이선경의 그림은 바로 이런 자신 안에 내재한 진실의 목소리를 표현한다. 칼 융 (Carl Gustav Jung)은 인간의 자의식에 대해 분별과 의식의 세계인 '자아(ego)'와 무의식의 밑바닥에 있는 어둠의 세계인 '자기(self)'로 양분할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인간이 '자아(ego)'를 문명화된 의식의 세계에 두고 있지만 내면의 무의식에 근거한 '자기(self)'를 발견할 수 있어야만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고, 자기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선경의 경우 심연과 어둠에 서 있으면서 비록 설명되지는 않지만 자명한 존재인 또 다른 자신을 그림으로 직접 표현함으로써 양지로 이끌어낸다. 은폐되어있고 불가해한 존재인 '자기(self)'의 존재는 일변 기괴하고 음험하며 불안스러운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비단 작가뿐 아니라 합리성과 이성, 사회적 잣대 등에 억눌려있는 현대인들의 이면과 다름 아니다. 내면에 내재한 괴물을 가두고 숨기는 행동은 또 다른 상처와 불안을 내포하게 한다. '솔직한 자아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은 내면의 어두운 상처와 그림자를 솔직히 드러내고 이를 직시하게 함으로써 표현하는 이와 보는 이들 모두에게 치유와 위로의 순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김화선_portrait of yourself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02 김화선_portrait of yourself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0

자크 라캉(Jaques Lacan)에 따르면 인간은 주변의 타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 타인을 보고 비교함으로써 자아를 관찰하는 것이다. 결국 동시대를 사는 인물의 모습을 그린 화면은 실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의 반영일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의 초상'이라는 일련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김화선의 작업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과 작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이 된다. 작품 안에는 대중매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려하고 소비적인 도시 속의 인물들이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매스미디어 속 인물들을 화면에 담지만 화려한 색을 벗기고 흑백 모노톤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실존적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눈을 가리고 등장시킨다. 특히 화려한 군중의 일상이나 존재를 드러내는 배경을 소거함으로써 장소와 시간이 주는 해석의 맥락을 제외시키고 건조하고 무의미한 인간의 모습을 인공화 해 보여준다. 객체화된 익명의 누군가는 결국 누구도 아니고 또 누구나 될 수 있는 존재다. 탈 맥락화 된 인간의 존재는 익명의 군중 속 일부에 불과하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곧 소통이 단절된 무명의 다수 안에 있는 객체를 표현하는 것이며, 이는 바로 실존의 부재와 인간 소외를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노현탁_organic cube_스토리보드_단채널 비디오_2008 노현탁_organic cube_단채널 비디오_2008

노현탁의 작품은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과 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등장인물의 단순한 행동을 통해 간결하고도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자아의 실존과 그 이면'에 대한 관심은 회화 작업을 통해 구체화되었다가 미디어작업인 '유기체'시리즈를 통해 좀 더 심도 있는 작업으로 발전되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organic cube」는 작가가 의자에 앉아서 육면체의 큐브를 맞추다가 불시에 큐브가 부셔지면서 동시에 작가 자신도 큐브와 같이 와르르 해체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타인이 보고 있는 나'는 사실 분열되고 왜곡되어 무너지기 쉬운 허상에 불과하며, 외부에 의해 주입된 거짓정보들로 가득 쌓인 현실에서 개인이 진실된 존재로 실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질문을 던진다. ■ 갤러리 S

Vol.20090419c | Self-portrait : 나와 타인의 초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