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다리를 가진 여자_OBJECT & PORTRAIT   이쥬(이주희)展 / LEEJOO / photography   2009_0421 ▶︎ 2009_0430

이쥬_착한 다리를 가진 여자_디지털 프린트_45.5×69.2cm_2009

초대일시_2009_0421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_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cafe.daum.net/gallerydam

전시 타이틀인 『착한 다리를 가진 여자』는 2001년 일본 동경 필름맥스 페스티벌 및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 되어진 바 있는 독립장편영화 『이소령을 찾아랏 Looking for Bruce LEE』 中, 아시아 최초로 시도되었던 포토로망(사진으로만 만들어진 영화)의 타이틀로서, 이는 영화안의 영화, 즉 액자식 기법을 이용, 시나리오와 최종편집을 제외한 227컷의 분절된 사진이미지를 직접 연출, 촬영, 편집, 프린팅 하여 사진만을 가지고 제작되어진 실험적 작업의 일환이다. ● 본 전시는, 연극분야에 있어서는 설치작업 및 아트디렉터의 역할로, 영화에서는 시나리오제작 및 연출가로서 작업을 함께 했던 배우 및 예술가들의 초상사진전이다. ● 사진은 사진일 뿐이다 다만, 각각의 사진들은 단순히 기록 보관, 눈에 보여지는 이미지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감정의 흐름, 또는 내면의 미세한 움직임, 존재감등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방법적으로 사물 혹은 풍경의 이미지를 차입, 병렬시켜 공간성을 부여하거나 상징성을 전이하고자 하였다. ■ 이쥬

이쥬_소녀 I_디지털 프린트_66.8×102cm_2009
이쥬_소녀 II_디지털 프린트_53×105.3cm_2009

착한 다리를 가진 여자_Object & Portrait...그러나 사진이 예술에 접근하는 것은 회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연극을 통해서이다. (Roland Barthes, 『Camera Lucida』) 사진은 평면예술이다. 입체적이지도 공간적이지도 않으며, 순간과 찰라를 보여주는 매체로 익숙하다. 평면예술이 가지고 있는 색체와 구성은 회화라는 역사적 거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또 다른 특성인 내러티브는 사진에서 비롯된 영화가 도맡고 있다. 이 틈에서 이쥬는 연극과 영화의 내러티브적인 속성을 사진과 함께 결부시킨다. 실제로 그는 연극 혹은 영화 제작에 관심을 두면서 이 예술영역들을 자유롭게 오간다. "착한 다리를 가진 여자_Object & Portrait"는 작가가 연출했던 포토 로망(사진만으로 이루워진 영화)의 제목으로 각각의 스틸 컷들은 다음 컷이 시작되는 단서만큼의 내러티브만을 담아내고 이것의 연속들은 영화로 구성 된다.

이쥬_남과여_디지털 프린트_25×17.2cm_2009
이쥬_마임이스트_디지털 프린트_11.8×38cm_2009
이쥬_새가 날다_디지털 프린트_68.4×104.3cm_2009

이쥬의 이러한 경험은 사진이 가진 순간의 내러티브 다시 말해, 내러티브의 한계와 연극과 영화가 가진 서사적 내러티브의 유사성과 차이를 담아내는데 유용했다. 실제를 사실적으로 재현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사진은 대상을 담고 있는 프레임 이외의 어떤 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단지 보는 이는 이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뿐이다. 반면에 무대 예술은 어느 것도 실재하지 않는다. 배우도 무대도... 하지만 관객들은 무대와 배우들이 '실재' 임을 상정하고, 또한 그리 믿도록 암묵적인 합의 하에 있다. 이렇게 얻어진 내러티브는 어떤 현실의 사실보다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전개하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연극, 무대, 혹은 배우를 대상으로 한 이 사진들은 이렇듯 재현 대상에 대한 상반된 태도와 내러티브 구술에 대한 차이를 동시에 드러내게 된다.

이쥬_셀프포츄레이트_30×30cm_2009

'인생'을 표현한 마임 배우는 이렇듯 사진 대상이 되면서 그 내러티브 자체가 오브제화 되기도 한다. 극대화된 콘트라스트와 그림자는 사진의 치밀하게 구성된 구도를 떠올리게 하며, 짙은 분장의 배우들 역시 극 안에서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보다는, 화면 안의 공간감을 위한 오브제로써 위치한다. 영화『아무도 모른다』의 배우를 촬영한 '소녀 시리즈'와 '코스프레 시리즈' 역시 메이킹 사진의 연극성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원래의 대상이 지니고 있던 맥락이 다시 사진으로 촬영된다. 이로써 내러티브 속 캐릭터는 오브제화 되어,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동시에 지워내는 것이다. ● 또한, 두 이미지의 병치는 이미지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이끄는 동시에 이미지 밖으로 내모는 것이기도 하다. 즉 관람자는 서로 다른 이미지를 근거로 제3의 이미지를 상정하게 되며, 이것은 하나로 그려지지 않는다. 영화적 몽타쥬가 시각적 잔상의 결과로 이루어진다고 볼 때 사진 이미지의 병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독립적인 이미지의 계속적인 충돌에서 제3의 이미지를 그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어의 나열로 이루어지는 시와 유사하다. 이쥬는 연극을 소설로, 사진을 시에 비유하였는데, 시가 자신의 한계로 역시 그것을 넘어서듯 이쥬의 사진 역시 가장 사진다운 속성으로 시간성, 내러티브, 평면 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듯 하다. 연극과 같은 사진과, 사진과 같은 연극을 아우르는 이쥬의 작업을 보면서 우리는 시간예술과 시각예술, 사진가와 아트 디렉터, 이야기와 상황 과 같은 서로 다른 것들의 단서를 부여 받는다. 이 주어진 것들로 각자가 어떤 이미지를 그리게 될지, 그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 Yunju CHANG

Vol.20090421a | 이쥬(이주희)展 / LEEJOO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