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ART SHOW

김민정展 / KIMMINJUNG / 金珉廷 / painting   2009_0617 ▶ 2009_0623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65×125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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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61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제4전시실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한지 꼴라쥬의 오브제를 통한 반복과 조화의 세계-김민정의 작품세계 ● 한국화는 오래전부터 '종이'를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먹이나 채색으로 작품을 제작하여 왔으며 오늘날에도 그러한 표현 방법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전통적인 표현방법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시대에 부응하는 한국화의 표현방법과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고 있는 작가들이 많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하여 전통이 중요한가? 아니면 동시대성이 중요한가? 하는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대체로 전통도 존중하면서 동시대적 작품을 제작하여야 한다는 것에 합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전통과 동시대성이라는 두 가지 표현 방법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표현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떠한 표현일까? 하는 문제는 한국화를 제작하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계속적인 과제이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 한지에 혼합재료_61×73cm_2009

한국화의 재료 모색 가운데 하나는 바탕재료인 종이에 대한 것으로 '한지'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지'의 이용은 크게 바탕재료로서의 사용과 물성을 이용한 오브제로서의 사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성을 이용한 오브제의 사용으로는 '한지'의 성질이나 질감 등을 이용하여 한지 그 자체가 작품화되는 것인데 '한지'가 표현 재료이자 작품이 되는 것이다. ● 한국화에서 한지의 물성을 이용하는 표현은 1960년대부터 이응노, 권영우 등에 의해 시도되었다. 근래 들어서도 한지의 물성을 이용하는 작가가 많은데 그들은 대개 한지의 제품이 되기 전 상태인 닥죽(닥 섬유)을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작품의 재료로 끌어 들이고 있다. 한지의 물성을 이용한 한국화의 조형실험이라 할 수 있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60×100cm_2009

김민정의 작품에서도 가장 주목을 끄는 부분은 '한지'의 물성을 이용한 오브제적 표현이다. 한지를 일정하게 찢어 화판 위에 붙이는 꼴라쥬 작업으로 화면의 구성과 조화, 평면과 입체감, 나아가 한지의 물성적 성질을 이용한 조형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때 화면에 찢어 붙인 한지는 작은 크기이며 젖어있는 상태에서 손으로 찢었기에 찢은 면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으로 나타나 있다. 여기서 한지의 물성적 특성을 이용하는 대부분 작가들이 한지의 제품이 되기 직전 닥죽의 상태를 이용하여 작품을 표현 하는데 비하여 김민정은 한지의 완제품을 찢어서 이용하고 있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83×70cm_2009

작품제작 과정을 보면 먼저 화면을 규칙적인 직선으로 분할하여 선을 그은 후 먹선을 더하거나 채색을 한다. 이때 바탕 채색은 화면의 바탕과 색채의 구성에 대한 효과를 생각하며 전체적인 구조의 계획 하에 단순하게 채색을 처리하기도 하고, 여러 번 채색을 더하기도 한다. 그리고 점을 더하거나 다른 효과를 더하여 바탕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손으로 오려낸 작은 한지들을 접착제로 붙인다. 화면에 붙여진 한지는 재질감과 함께 입체적인 효과를 내어준다. ● 이와 같은 제작과정을 거친 작품은 규칙적이며 반복적인 효과와 함께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화면 바탕에 이미 채색되어 있는 점, 선, 색면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진 한지의 꼴라쥬가 각각이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어 반복적인 사각의 형상처럼 보인다. 여기서 다양한 변화의 형상보다는 일정한 크기와 색상의 반복이 보이고, 작은 반복들이 모여 큰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미니멀리즘 작품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비슷한 크기로 꼴라쥬된 작은 사각 한지는 부드러우면서 입체적인 효과를 내는데 전체화면에 규칙적이면서 반복적으로 확장된다. 마치 올오버 페인팅(All-over painting)과 같이 전면성(全面性)으로 나타나면서 무한한 확장과 연속성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 가운데 색상은 부분적으로 강조되어 화면 전체에서는 색상의 변화와 비례, 조화와 반복의 구성이 효과적으로 어울려 있음을 볼 수 있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83×70cm_2009

김민정의 작품세계는 제작과정에서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작품세계이다. 화판을 준비하고, 연필로 선을 그려 넣고, 물에 젖은 한지를 작게 찢고, 찢어진 작은 한지를 화판 위에 꼴라쥬 같이 붙이면서 전체 조화를 꾀하는 과정은 복잡하면서도 일정한 계획의 절차를 밟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 이와 같은 작업과정은 노동과 함께 마치 수도자가 일정하게 수도 하듯이 일정한 반복의 과정을 통하여 작품을 완성시켜 가는 것인데 여기서 인내를 통한 수공적 과정을 볼 수 있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83×70cm_2009

한편 김민정은 한지의 물성을 이용한 오브제적 효과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도시 야경 이미지' 특히 서울의 밤을 주제로 표현하는 것을 의도하였다. 그가 이용하였던 한지는 물성적 한지의 느낌보다 빛을 표현하는 재료로 선택된 것이다. 그 표현에 있어서도 각각의 의미를 내재화 시켰는데 전체적으로는 현대인의 삶을 담은 도시의 야경을 은유적으로 나타내었고, 화면 위에 연필선이나 먹선 등으로 그어진 각각의 사각형들은 건물과 창들, 그리고 도시인들의 계획적이고 질서 있는 삶을 의미하였다. 바탕에 먹으로 그은 선들은 사람들의 그림자이자 사물의 그림자로 우리 삶의 그림자를 의미 하였으며, 화면 위에 붙여진 한지 꼴라쥬들은 도시의 밤을 밝히는 불빛을 의미하였다. ● 아파트나 큰 건물이 많은 도시 야경을 보면 창사이로 불빛들이 촘촘하게 보일 때도 있고, 분산되어 듬성듬성하게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불빛의 변화들은 리듬처럼 느껴진다. 이와 같이 리듬감 있는 야경의 불빛들을 반복적인 한지 꼴라쥬로 나타낸 것이다. 나아가 한지 꼴라쥬를 통하여 규칙성, 반복성, 질서라는 현대인의 삶을 내재화시켜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김민정_그 빛 속으로_한지에 혼합재료_162×130cm_2009

이상과 같이 김민정의 작품세계를 살펴보았다. 이를 정리해 보면 그는 전통적 한국화의 재료인 한지를 이용하면서 바탕재료가 아니라 꼴라쥬 표현을 통한 오브제 작품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도시의 야경 이미지를 작품 속에 내재시켰는데 현대인의 삶을 담은 도시를 은유적으로 나타내었다. 그러므로 김민정 작품세계의 바탕에는 도시의 야경이라는 내용과 형식으로서 한지의 물성적 오브제라는 두 가지 양식을 동시에 나타내고자 하는 조형실험이 깔려있음을 볼 수 있다. ■ 오세권

Vol.20090605b | 김민정展 / KIMMINJUNG / 金珉廷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