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us

송인구展 / SONGINGU / 宋寅球 / painting   2009_0708 ▶︎ 2009_0714

송인구_Venus09-1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스텐실_100×10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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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70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4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작가가 자신의 개인적 체험, 또는 상상력을 통해 하나의 허구적 (판타지)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에서 접한 이야기를 단순해진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다. 내 안에 있는 욕망 사랑 호기심들을 색감, 구도 표현방식의 다양함으로 표출하고, 특히 T.V 에서 볼 수 있는 자연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작업 아이디어를 얻어 출발한다. 생명체들에서 볼 수 있는 종족번식, 진화과정 그리고 치열한 생존방법에서 나오는 자연의 커다란 에너지를 느끼고, 그것을 여러 가지 이야기 형태로 표현 한다. 이번 신작은 인간 그리고 생존 하는 혹은 사라저가는 생명체에 대한 생태학적 자각의 문제와 환경에 대한 개인적 체험, 또는 상상력을 통해 하나의 허구적 (판타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생존흔적을 판화적인 독특한 기법을 이용한 (실크스크린, 스텐실)작품 과 입체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다시금 경험하고 존재를 탐구하여 우리 자신 속에 내재하고 있는 것을 사유하는 기회가 되고 치유의 미술로써 상상력의 매개체가 되어 주는 전시 이고자 한다. 여러 가지 평면이미지들>>>입체물 제작>>>>입체 이미지를 다시 평면으로 표현 / Venus>>>>>>>>>>>>>>>Venus>>>>>>>>>>>>>>>>Venus ■ 송인구

송인구_Venus09-2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스텐실_130×162cm_2009
송인구_Venus09-0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스텐실_100×90cm_2009

송인구의 진화하는 패턴 ● "커다란 미토콘드리아 뇌를 가진 올챙이는 황금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시작한다. 굵고 힘찬 편모를 열심히 좌우로 흔들어 전진하는 동안 내부의 하트를 페로몬으로 변환시켜 차례로 하나씩 방출한다. 그것은 붉은 땀을 뻘뻘 흘리는 짚신벌레를 품은 비너스를 향해 나아간다. 짚신벌레가 감동으로 충만하여 급기야는 아베마로 변해버리더니 초록 땀을 더욱 열심히 뿜어내기에 이르자 드디어 푸른 하늘의 흰 구름처럼 시원해진 머리통이 해탈한 듯 비너스의 몸뚱이에서 똑 떨어져나간다. 옆으로 웅크린 또 다른 비너스에게 이 기운이 전달되자 그녀의 가슴에서 비상벨이 작동한다. 혈관 속의 건강한 피가 콸콸 잘도 흐른다. 신진대사 회로는 원활하다." 구상 회화 작업을 하는 나에게는 어떤 공간이든 화면을 하나의 '장면'으로 이해하려는 버릇이 있는데 송인구의 화면을 그러한 장면으로 접근해 시시콜콜 불러내보면 이처럼 생명체들에 관한 매크로 마이크로 코스모스로부터의 황당 에로틱한 생중계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성적인 암시로 가득한 이미지가 번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제적 공간을 떠올리기 때문에 동료들 간 에는 '에로' 작가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듯하다.

송인구_Venus09-2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스텐실_130×162cm_2009

그의 작업 과정은 마치 자연계 생물들 간 적자생존의 투쟁방식을 보는 것처럼 흥미롭다. 화면은 다산과 풍요의 이미지로 넘쳐 나면서도 저절로 개체수가 조절되듯이 일정한 조형적 긴장을 유지한다. 그 세부를 들여다보면, 거북이나 도마뱀처럼 온전히 전체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을 비롯해 눈, 코, 입 등 인체의 부분에 이르기까지 식별 가능한 정도로 변형된 형상들과 씨방, 암술, 수술 등 식물의 생식기관으로부터 자궁, 나팔관 등 인간의 그것처럼 여성성과 남성성을 함축한 자연의 온갖 모호한 형태들이 단세포 생물들의 중성적인 형상과 뒤섞이고 중첩되어 즐겁게 북적거리며 에너지 넘쳐흐르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앞서 말한 여러 공간의 다양한 계통과 스케일은 한 화면에서 공존하며, 그것들의 실체는 임의적이고 변모 가능한 비정형적 대상이기도 하다. 눈물모양의 올챙이는 정자로 보였다가도 다른 화면에서는 꽃술이나 남성의 성기로 등장한다. 눈처럼 보이는 타원형 고리는 아베마가 되었다가 여성의 생식 기관으로 변하거나 빛을 발하는 태양이나 에너지 자체 같이 보이기도 한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에서 시작되었다는 나비 형상은 여체이면서도 남성성을 가지고 있는 내장으로 요동치고 구름이나 날개로 변하는 둥 '트렌스포머'처럼 가변적인 실체이다.

송인구_Venus09-1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 스텐실_100×100cm_2009
송인구_Venus09-1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스텐실_100×100cm_2009

자연에 대한 관찰로부터 작업의 영감을 얻는 작가가 그 형태의 묘사나 체계의 재현 욕구에서 벗어나기란 더 어려울 것 같지만 그의 변형과 모방의 논리는 오히려 천진해보일 정도로 자유롭다. 깨 가루 볶는 하트, 땀 흘리며 사랑을 향해 돌진하는 하트, 실연으로 눈물을 펑펑 쏟는 하트, 날개 짓 하느라 등줄기에서 땀을 뿜는 비너스, 윤회처럼 형태를 자꾸자꾸 바꾸는 비너스-태아-내장-구름-나비…굳이 언어화하면 이토록 단순해 보이는 유비적 상상력에 의한 변형에서 낙서화의 무의식적인 전개와 증식방법이 엿보인다. 그것은 작가가 머리를 비운 채로 손을 놀리며 무수히 반복하는 드로잉 과정을 보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일단 그가 영감을 얻은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마치 아베마가 자기복제 과정을 거쳐 종을 유지하듯이 유연하고 왕성하게 패턴을 변형하고 증식해나간다. 그 증식은 회화 → 입체 → 회화의 과정을 거듭하면서 정제되고 가감되어왔는데 정글처럼 빽빽하고 원시적인 강렬한 색채대비를 이루던 이전의 화면에서 공간은 점점 여유롭고 간결해지고, 색채는 여전히 화려하면서도 부드럽게 변했음을 알아볼 수 있다. 화면에 새로운 층을 단계적으로 겹치고 덧붙여나가면서 화면을 구축해 완성해나가는 방법은 판화를 전공한 작가의 독특한 작업 특징으로 보인다. 그는 같은 형태와 구조를 질리도록 그려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취사선택되고 남은 요소들을 가지고 화면을 꾸려나간다. 그 선택의 법칙은 순전히 반복적인 노동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때마다의 조형적 판단에 의존한 것이다. 그렇게 순간의 변화에 기대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작업방법 때문에 그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역동적이면서도 점진적인 변화의 힘을 보여준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겹을 쌓아올리는 작업형태는 널널한 듯 보이지만 자연계의 진화에서 생존한 유전형질처럼 엄격하고 치열하게 선택되어지고 살아남은 색채와 형태의 패턴일 것이다.

송인구_Venus거울01-0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스텐실_120×150cm_2009

실제로 TV 자연 다큐멘터리와 생물과목을 좋아했다는 작가는 단순히 자연계로부터 빌려온 동기의 형태적인 유사성만을 재료로 삼는 것을 넘어서 넓게는 생명체의 생존과 순환 방식이라 할 수 있는 발생, 생장, 대사, 진화 등 생명 현상 자체에 있어서 자연이 만들어내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패턴들까지도 시각화 하려는 것 같다. 다양한 동기들이 모여 이루어진 유기적 형태들은 유동적 패턴의 겹으로 서로 만나 다른 개체간의 흡수와 분리를 통해 하나로 합쳐지거나 분절되어 언제라도 다시 재생될 수 있을 것 같은 비옥한 패턴들을 무한히 번식시키고 착상되지 못한 요소를 도태 시키면서 조형적 진화를 이룬다. 작가는 자신의 조형감각의 진화라 할 수 있는 그만의 패턴적 계통수(系統樹)를 이루려는 것 같다. 그는 현대사회의 무자비한 자연파괴 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러한 작가의 윤리적 태도가 조형요소를 선택하는 작업 원칙에 어떻게 개입하게 되고 어떤 요소로 살아남게 될 지 앞으로의 작업이 더욱 궁금해진다. ■ 이유정

Vol.20090708b | 송인구展 / SONGINGU / 宋寅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