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창

MASS 25주년 특별展   2009_0902 ▶︎ 2009_0913

서광옥_공존_대리석, 알루미륨_20×40×40cm 전소희_날개_나무_27×50×46cm

초대일시_2009_0902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은정_김청미_김효숙_김혜경_백미현_서광옥_옥현숙_윤경희 이미숙_이종애_이화영_이진희_이혜경_전소희_최미애_한상희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제1전시관 SeMA Gyeonghuigung of Seoul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새문안길 60(신문로2가 2-1번지) Tel. +82.2.723.2491 www.seoulmoa.org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지닌 구석기의 조각상, 빌렌도로프의 비너스. 그녀로 대변되는 원시적 여신은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다산, 다작의 역할을 하는 존재자였다. 즉 그녀는 인류의 삶에서 가장 근원이 되는 원형이고, 이로부터 비롯된 '여성성'이라는 특성에는 생명, 창조 등과 관계된 것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그 여신을 닮은 이 세상의 모든 여성은 생명을 잉태하여 세상으로 내보내는 고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호흡 없는 것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로 바꾸는 그 능력은 이 세계와 인간의 근원이자 원천이 되었다.

김은정_Eat_30×40×25cm 이화영_work.no.07-1_스테인리스 스틸_30×30×20cm
윤경희_작품 0605_오석_40×36×20cm 이진희_사람이야기_테라코타_가변크기
이혜경_향수_고온소성_25×20×13cm 김혜경_세상을 바라보는 방식_테라코타_50×35×20cm

칼 융은 '심혼'이라는 용어로 여성과 남성을 설명하면서, 매우 여성적인 여성의 심혼은 남성적이며, 매우 남성적인 남성의 심혼은 여성적이라 했다. 즉 온순하고 부드러운 여성일수록 어떤 상황에 몰두할 때 그 누구보다 강한 추진력과 힘을 발휘한다는 말이다. 올해로 결성된 지 스물다섯 해를 맞이한 Group Mass는 이렇듯 온화한 에너지를 지닌 여성 조각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거대담론이 아닌 미시적 안목으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며 따뜻한 손길로 그것들을 어루만져 준다. 하지만 이처럼 여성성이 더 큰 여성성과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기적 같은 결과에서 우리는 대지모 여신의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이미숙_사랑_대리석_58×29×27cm 이종애_유기적 공간 0904-의와 화평이 입맞추다_대리석_47×33×47cm
한상희_말씀하신데로_테라코타_90×60×30cm 옥현숙_그물과 목어_동선, 나무, 비즈_110×70×20cm

대리석(서광옥, 윤경희, 이종애, 이미숙, 한상희), 나무(전소희), 테라코타(김청미, 김효숙, 백미현, 이진희, 이혜경), 철(이화영), FRP(김혜경), 여러 오브제(김은정, 옥현숙, 최미애) 등 다양한 죽은 것들이 그녀들의 손을 타면서 여린 호흡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의 기획전 '서울의 창'에 초대된 이들의 작품에서는 너무나 쉽고 평범해 지나치기 쉬운 일상조차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변모하는 일종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김효숙_기억을 바라보다_조합토 고온소성_80×80×45cm 김청미_카오스_석고에 채색_43×65cm

사실 그동안 예술의 주류에서 물화된 여성의 삶은 남성의 관음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으로 전락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의 삶이 여성에 의해 물화될 때 이렇듯 계급구조로부터 발생한 욕구는 발휘될 힘을 잃는다. 높은 자의 응시 대상이 아닌 스스로 관찰하고 해부하여 결국 주체이면서 대상이 된 여성의 삶. 그것이 더욱 고귀하고 영롱해진 것은 인류의 삶에서 가장 근원이 되는 원형인 여성성이 올바른 방식으로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미애_문으로_나무, 천, 백사_가변크기 백미현_창_테라코타_50×40×20cm

홍익 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출신의 여성 작가들로 구성된 Group MASS의 이번 전시는 여성 예술인들이 추구해야 할 모범적 여성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긍정적 역할을 제시한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특히 대중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장소에서 그들의 기운과 음성이 발현되었기에 전시는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매우 여성적인 여성들의 시선과 손끝이 만들어냈기에 더욱 강하고 견고한 심혼이 발휘된 것은 아닐까. ■ 김지혜

Vol.20090910d | 서울의 창-MASS 25주년 특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