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lection of the Mind Mirror

박항률展 / PARKHANGRYUL / 朴沆律 / painting   2009_0904 ▶︎ 2009_0927 / 월요일 휴관

박항률_저너머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93.3cm_2008

초대일시_2009_0904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가나아트센터 GANA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동 97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침묵하고 사유하는 인간상을 통해 자연이 함축한 상징과 은유의 의미들을 전하는 중견화가 박항률(1950-)의 신작展 ● 가나아트센터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고 교감하는 순간의 경건함과 영원함을 고요한 화폭으로 담아낸 중견화가 박항률(1950-)의 신작展을 연다. 서울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니멀한 형태와 색채의 기하학적 추상 화면을 보여주던 작가는 90년대 초 내재되어있던 시적 감수성과 풍부한 서정성을 외형으로 풀어내며 추상에서 구상으로의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였으며, 이후 현재의 작업에 이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요히 침묵하고 내면을 응시하는 인간상을 통해 자연이 함축한 상징과 은유의 의미들을 전하는 작가의 대표적인 작업들과 무한한 상상을 일으키는 신화적 소재들, 과감한 구도가 특징적인 대작들이 다수 선보인다. 또한 추상에서 구상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1970, 90년대 대표적인 구작 회화와 조각들이 함께 전시되고, 박항률의 시집 『그림의 그림자』(도서출판 시작)도 출판되어 '시 같은 그림' 박항률 회화가 갖는 여러 가지 표정을 마주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박항률_새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09

세속의 시간이 멈춰버린 신화적 공간, 삶의 원형으로의 회귀를 염원하는 명상의 화가나에게 그림이란 언제나 바깥세상으로 내닫는 문을 굳게 잠그고 지루하게 가면놀이에 몰입하게 되는 독백의 방이다. 그림은 화려한 치장을 벗겨내고 삶의 원형으로 환원되기 위한 도구일 따름이며, 질척거리는 세상살이 주변을 배회하다 뜻하지 않게 들여다 본 꿈같은 삶의 초상일 뿐이다. (박항률)

박항률_저너머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30.3cm_2007

박항률의 그림은 언제나 아름답다. 침묵의 화면은 고요한 사색의 정원을 만든다. 응시 하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내 안에 떠오른 하나의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림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몇 가지 소재들은 실제적인 무언가를 기술하지 않기에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의미들을 탄생시킨다. 확고한 형상과 의미가 아닌 포괄적인 상징과 은유를 통해 화폭은 텅 빈 사유의 공간이 된다. 자신의 이야기와 고뇌의 기억을 아득한 그리움으로 쏟아내는 박항률의 그림에는 인간 본연의 모습 나아가 모든 삶의 원형을 깨닫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가 작품 속에 자주 등장시키는 고구려 벽화 속 상상의 동물들 - 비어 飛魚, 천마 天馬, 삼족오 三足烏, 인면조 人面鳥나 신화 속 시각 이미지들은 시공간의 깊이를 알 수 없는 태고적 자연 속을 부유하고, 신화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근원에 대한 물음과 그 속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순간을 꿈꾸게 한다.

박항률_저너머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8×227.3cm_2009

가난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 같은 그림, 문학적 감수성과 회화적 형상성이 어우러진 전시너를 그린다, 꿈이 가라앉은 우울한 눈을 가진. / 그리고 본다, 소멸하는 불꽃처럼 춤추는 너를. / 듣는다, 네 귀에 속삭여대는 바람의 합장을. / 태양이 이미 너, 보기를 포기한, / 저무는 안개는 재색, 황혼을, / 하늘과 바람이 맞잡고 도는 언덕 위, / 홀로 선, 소나무의 황량한 혼백처럼 / 스스로 윤곽을 상실하는, / 밤의 시, 무언無言이여! // (박항률,「너를 그린다」)

박항률_비밀이야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09

박항률은 화가이자 시인이다. 90년대 초 내면의 시적 감수성과 풍부한 정서가 회화적 변화의 중요한 동인이 되었고, 문학인들과의 교류와 공동작업, 1991년 첫 시집 이후 4권의 시집 출간 등 화가이자 문학인으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시가 절제된 언어로 행간 사이의 상상력을 열어 놓듯이 박항률의 그림은 침묵으로 의미의 상상력을 열어 놓는다. 화면에 놓인 대상들은 하나하나의 시어가 되어 행간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지우고 다시 어렴풋이 그린다. 기쁨과 고통을 뛰어넘은 듯 아늑한 미소를 전하는 그의 '시 같은 그림'은 삶에 아파하는 이들을 침묵의 언어로 어루만진다. 너그러운 모성과 같이 현대인의 메마른 삶을 포용하고 위로해주는 그의 그림 앞에서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항률_기다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08

그때 그 시절 / 죽음을 초연한 사촌 누이의 / 티 없이 맑은 눈동자는 / 곱사등 너머로 영민한 광채를 띄우고 척박하기만 했던 / 나의 마음 밭에 단비를 / 내려주곤 했다. // 어쩌면 내 그림 속에 / 빈번히 등장하는 / 까까머리 소년의 모습은 / 아직도 내 마음속을 / 차가운 정적으로 / 응시하고 있는 그녀의 눈망울에 비친 / 내 자신의 모습일는지 모른다. // (박항률,「사촌 누이」)

박항률_생즉시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290.9cm_2009

추상에서 구상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70-90년대 대표적인 구작들과 조각들을 함께 전시 ● 1970년대 후반~80년대까지 미니멀적 형태와 색채로 기하학적 화면을 구성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던 작가는 추상과 구상이 혼재되는 시기를 거쳐 93년 이전작업과 단절되는 듯한 과감한 변화를 보여준다. 신화와 관련된 책에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본인의 문학적 감수성을 회화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 94년 몽고 여행에서 나를 찾고 역사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깨닫게 된다. 1990년대 초기 구상시기는 표현과 재료, 기법 면에서 회화적 역량을 키우고 현 작업의 바탕을 마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시기의 대표적인 구작들과 인물 브론즈 조각들을 함께 전시한다. 작업의 변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조형 실험들과 형식 속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나는 풍부한 서정성을 경험해 볼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가나아트센터

Vol.20090916f | 박항률展 / PARKHANGRYUL / 朴沆律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