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展 / PARKSOONCHUL / 朴順哲 / painting   2009_0916 ▶︎ 2009_0929

박순철_소외_종이에 수묵_66×95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61011f | 박순철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9_0916_수요일_05:00pm

2009년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 작가지원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월전미술문화재단 한벽원 갤러리 WOLJEON MUSEUM OF ART HANBYE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팔판동 35-1번지 Tel. +82.2.732.3777 www.iwoljeon.org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작가전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박순철 전을 선보인다. 박순철 선생은 동아미술상을 수상하고 추계예대에 재직하고 있는 중견화가로 수묵인물화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여 남다른 주목을 받아온 작가이다. 소외된 삶의 내면표정을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대담한 붓질, 그리고 생략에 의한 표현방식으로 애수와 연민, 풍자와 해탈이 감도는 다양한 인물풍경을 개성있게 보여준다. 다문화, 이방인으로 대변되는 이주노동자들로부터 촛불소녀, 어느 여배우의 죽음. 철거민 참사, 파업노동자의 눈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치부와 폭력, 억압, 저항과 갈등의 양식들은 박순철 특유의 인물표정을 통해 가감없이 나타낸다. 박순철은 시대의 다양한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소외의 근저에 있는 인간 삶의 모습을 예리한 관찰과 직관을 통하여 표현하면서 얼굴표정에 묻어있는 그늘을 성찰한다. 이웃과 주변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통해 보다 따뜻한 마음이 살아나길 기대해 본다. ■ 월전미술문화재단

박순철_삶의 표정_종이에 수묵_66×95cm_2009
박순철_상념_종이에 수묵_63×96cm_2009

그늘에 대하여 - 삶의 표정, 그 미묘한 그늘 ● 박순철은 그 특유의 섬세한 관찰로부터 곡절있는 인생의 다양한 표정들을 포착한 수묵인물화를 통해 애수와 연민, 풍자와 해탈의 다양한 속경과 탈속경을 표현해 왔다. 그가 표현한 인물들은 비루한 일상의 단면을 통해 나타난 풍경들을 화면에 펼치며 삶의 순간을 해학으로 이끈다. 노동의 고통과 실존의 고독 이전에 인간 본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의 한순간이 그의 인물 표정을 통해 표현된다. 허무를 느끼기 이전의 고독, 살아있다는 자각, 번뇌와 망상의 다양한 표정이 스쳐가는 매 순간마다, 그 미묘한 그늘이 화면에 담긴다. 연작풍경 「삶의 표정」시리즈에서 긴 소파의 한 모퉁이에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노년의 인물은 웃는 듯, 우는 듯한 눈과 입술표정을 지니고 있다. 듬성듬성한 수염과 후줄근한 복장 드러난 이마의 뼈가 곤한 삶을 증거하는듯 묘사되어 있는가 하면, 편안하고 자연스런 함박웃음으로 웃고 있는 여인은 넓은 광대뼈와 가는 실눈이 담담한 채색과 어울린다. 세월이 묻어있는 노년의 얼굴에서는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바라보는 눈빛을 통해 풍파를 견딘 한 세월을 증거하고 있다. 이전의 인물표정에 비해 세밀함을 줄이고 담담한 그러나 감정의 한순간을 포착하는 깊이가 더욱 심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잘 그리고자 욕심의 제거, 이것이 이 즈음의 박순철의 작품에서 보이는 인물의 표정들이다.

박순철_희망_종이에 수묵_95×66cm_2009

말하지 못하는 것들의 침묵.. 그리고 눈물 ● 박순철의 근작에서 보이는 문제의식은 미묘한 삶의 표정에 감추어진 감정의 포착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의식과 시선의 확장이다. 그의 시선은 적극적인 개입과 실천을 통한 참여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소외에 대한 응시와 마음으로부터의 관심, 그리고 그러한 인물의 표정에서 나타난 말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표현으로 나타난다. 말하지 못하지만 말하고 있는 것, 아쉬움, 원망, 호소, 그리움이 섞인 침묵하는 말들은 다양한 표정들과 함께 우리와 공존하며 나타난다. 다문화, 이방인으로 대변되는 이주노동자들로부터 촛불소녀, 어느 여배우의 죽음, 철거민 참사, 파업 노동자의 눈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치부와 폭력, 억압, 저항과 갈등의 양식들은 박순철 특유의 인물표정을 통해 가감없이 나타낸다. 박순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말 밖에 담긴 것,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연민이다. 이러한 연민은 때론 유약한 것이라고 말하기 이전에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우리 사회에 있는가에 대한 반문으로 시작된다. 옳음만 있고, 옳음을 담보할 실천과 지성이 없는 곳, 흑백의 선택만 강요되는 사회, 진중하지 못하고 들끓다 사그라지는 주장들... 등등

박순철_상념_종이에 수묵_130×95cm_2009

작품 「응시」에서는 심하게 부어오른 뺨과 원망하듯 무심히 바라보는 얼굴, 부풀은 머리칼과 일그러진 눈 표정을 「소외」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흑인 꼬마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타인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얼굴표정을 통해 나타낸다. 기실 그 불편한 시선은 불완전한 우리 자신의 얼굴이다. 「이방인」시리즈는 작가의 작업실 근처에서 보았던 외국인 노동자의 다양한 군상이다. 짧은 머리와 수염, 굳게 다문 입술, 분노한 그러나 말하지 않는 눈동자의 얼굴, 말라서 살가죽이 붙은 것 같은 사람, 짙은 이마의 주름이 인상적인 흑인, 삶이 너무 버겁다는 듯 지적이고 우수에 젖은 이방인 등 다양한 군상의 시선은 삶이 그런거냐고 묻는 듯하다. 「어느 여배우의 죽음」을 시작으로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과 파업정국을 거치며 「우울한 봄날」은 계속되었고 막막한 현실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아의 초상을 「상념」을 통해 표현하였다. 텅 빈 공간을 바라보는 뒷모습의 사람은 작가의 초상인 것이다.

박순철_욕망_종이에 수묵_96×63cm_2009

이러한 자신에 대한 직시와 표현은 지식사회 전체를 풍자한 「꺽여지다」에서 잘 드러난 바 꺽여진 매화와 대나무를 통하여 나약과 절조없음, 비판정신의 부재를 질타한다. ● 「침묵」은 잇달은 파업과 생존권의 위기에 몰린 노동자의 자화상을 나타낸다. 마스크를 하고 바라보는 슬픈 눈은 벼랑에 몰린 노동자의 절규이다. 「눈물」은 이러한 절규를 단순화한 작품이다. 피를 흘리는 노동자의 손이 마치 눈물처럼 느껴지는 작품이다. 굵은 힘줄이 나온 건강한 손이 한없이 슬프게 한다. 정화된 희생제의와 수직의 엄숙미를 느끼게 한다. ● 박순철은 시대의 다양한 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소외와 문제의 근저에 있는 인간 삶의 모습을 예리한 관찰과 직관을 통하여 표현하면서 얼굴표정에 묻어있는 그늘을 성찰한다. 삶의 욕망이 깊을수록 우리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운다.

박순철_상념_종이에 수묵_170×140cm_2009

다시 욕망에 관하여 ● 이 욕망의 근저가 무엇인지, 그리하여 우리의 허울과 위선,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탐구되지 않았다. 삶의 표정에 드리운 그늘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고백과 표현을 마주해야할 것 같다. 화가에게 다가선 욕망에 대한 문제는 결국 우리 자신의 욕망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삶의 그늘이 속경이면서도 탈속경을 지향한다면 욕망은 속경 그 자체, 불타는 화엄의 연꽃바다일 것이다. ■ 류철하

Vol.20090916i | 박순철展 / PARKSOONCHUL / 朴順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