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Mic

김예은展 / KIMYWEUN / 金叡夽 / painting   2009_0909 ▶︎ 2009_0927

김예은_Mimic#1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24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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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9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_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5층 Tel. +82.2.723.7771~2 www.dukwongallery.co.kr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바라보기 ● 김예은의 작업은 작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비밀 일기와도 같다. 일기라는 것이 가장 개인적 일상의 기록이며, 과거의 기억을 보관하는 창고의 기능을 하면서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한 것과 같이 작가는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일기를 조금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보여주는 작품들에는 다양한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작품 하나하나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다. 한 작품에는 환상적인 하늘에 자동차들이 폭발하면서 날아다니고 있거나, 황량한 나무 아래에 알아볼 수 없는 형태의 시체들이 쌓여있거나, 고래가 화면 가득히 하늘을 날고 있는가 하면, 뿌연 하늘 안에 커다란 고릴라 인형이 앉아있고, 나무 위를 걸어 다니는 소녀가 나타나기도 한다.

김예은_Mimic#5_캔버스에 유채, 펜_112×197cm_2009

작품을 보다보면 어디에서 이런 이미지들을 그리게 되었을까 의문이 든다. 따라서 이러한 이미지들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러 서로 연관성 없는 이미지들을 작가가 왜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알아보아야 한다. ● 작품에서 다양하게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가 부여된 이미지이다. 작가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어른의 행동을 보고 흉내 내는 것에서부터 교육과 관습, 제도들을 습득하면서 또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점점 더 불행해 진다고 생각한다. 과거 속담에 모르는 것이 약이듯이 작가에게 있어서 현재에서 멀어진 과거로 갈수록 점점 더 행복한 느낌에 다가간다고 말한다. 세상을 알아가면서 점점 더 나를 둘러싸는 막이 생기고 그 안에 존재하는 '나' 는 매우 불안하고 외로운 존재가 되어간다. 위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작품에 다양한 이미지들이 등장하는 것은 현재의 내가 세상을 알아가면서 느꼈던 불안과 외로움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이미지들이다.

김예은_Kiricou#1_혼합재료_각 5×12×3cm_2009

이는 인간이 만든 세상에 대한 부정이기도 하면서 인간의 숙명에 대해서 또는 희망과 바람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자동차의 폭발이나 구름속의 비행기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는 다르게 자연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켜 순응하지 않고 장치들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고 그 속에 들어가 버림으로써 인간을 제외한 다른 세상과의 단절을 가져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작품에서 나무 위를 자연스럽게 돌아다니는 소녀가 거추장스럽게 많은 물건들을 몸에 지니는 것도 현재 우리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 하늘로 비상하고 있는 돌고래는 인간의 세상과 다른 세상의 공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고, 시체더미들은 인간이 부정하려해도 다가갈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한 숙명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인간이 숙명적으로 또는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장치들에 의해서 불행하고 외롭고, 불안한 존재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초현실적인 환상적인 분위기로 표현해 내며 죽음과 기쁨, 희망과 우울함, 불안과 외로움 등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담아낸다. 이러한 작가의 스스로의 존재적 위치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입체작업으로 등장하는 키리쿠이다. 키리쿠는 아프리카 민화에 등장하는 요정과 같은 인간과는 다른 존재이지만, 인간의 몸에서 태어나고 인간과 같이 어울려 산다. 작가가 이 키리쿠에 주목하는 것이 바로 인간에게서 태어난 신적인 존재, 인간과는 다른 존재이지만 인간과 같이 살고 있으며, 인간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숭배되지는 않는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이중적이고 인간과 신의 사이에 위치에 존재하는 점이다. 이는 세상을 알게 되면서 불행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현재의 '나' 는 과거의 그것을 몰랐던 행복한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작가 자신의 현재의 위치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김예은_Mimic#3_캔버스에 유채, 펜_112×197cm_2009

또 하나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그림을 통해서 현재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태도이다. 작가에게 있어 현재의 '나'는 불안하고 외로운 존재이며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해매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마치 일기를 쓰면서 모든 것을 털어놓고 자유로워지는 것처럼 작가는 그리는 행위를 통해 현재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의 불안을 해소 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진정한 '나'의 본질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작가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일기를 외부에 공개하기 힘든 것처럼 오히려 모든 것을 다 들어내는 것을 두려워하며, 큰 줄거리만 정리해서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감추어 버린다.

김예은_Mimic#6_캔버스에 유채, 펜_197×214cm_2009

이로 인해 작가는 자신이 만들어 낸 이미지들과 작업을 통해 모든 것을 해소해 버리지 못한다. 따라서 김예은의 작업은 계속 진행형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런 과정으로서의 창조행위와 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로서의 해소는 계속해서 이미지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계속 살펴본 대로 이러한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으로 보여 지는 작품이 우리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현실의 이야기이든, 환상적인 이야기로 은유적으로 표현했든 어찌 되었든 작가의 개인적인 창조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우리 삶의 모습들이라는 것이다. ●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완벽하게 행복했던 지나가버린 시간의 어느 지점에 존재했던 '나'와 현재의 시간에 존재하고 있는 불안하고 허무하고 외로운 존재인 지금의 '나'가 교차하는 묘한 지점들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김예은의 작업은 이러한 지점들에 존재하는 것들을 찾는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서 과거의 행복했던 완벽했던 '나'를 통해서 현재의 '나'의 본질을 계속해서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미지들의 축적과 반복을 통해서 계속해서 변형을 거듭하는 불완전한 이미지들의 증식을 통해서 인간으로서의 삶의 완충작용으로서의 작업은 '나'를 찾아가는 작업은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 신승오

Vol.20090924h | 김예은展 / KIMYWEUN / 金叡夽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