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여인

김연희展 / KIMYEONHEE / 金蓮姬 / painting   2009_0927 ▶︎ 2009_1010

김연희_행복한 여인_한지, 먹, 금분, 크레용채색_128×93cm_2009

초대일시_2009_0927_일요일_03:00pm

나무그늘 개관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9:00pm

나무그늘 Gallery & Book cafe NaMuGeuNeul Gallery & Book cafe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4가 441-10번지 경방타임스퀘어 단지 1층 Tel. +82.2.2638.2002

1. 화가로의 꿈! ● 김연희는 여성과 꽃을 형상화 내는 한국화가 이다. 진주출신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미술에 재능을 인정받은 촉망받는 미술 재동이었다 한다. 미술대학을 진학한 작가에게 가슴속의 분출하는 에너지는 연극의 무대로, 방송국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한다. 특히 작가는 불교 만다라 제작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됨으로써 동양의 탄력있는 선과 불교 철학이 내포된 조형에 일찍 눈을 뜬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가에게 여성의 통과의례인 결혼과 출산의 과정은 내면세계의 성숙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숙성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생활은 화가로서의 꿈들을 구체화시키고 자신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담은 조형세계를 만들어 내었는데, 꽃과 여인 그것이 김연희가 이야기 하는 세상의 가시적 형상들이다.

김연희_행복-꽃1_실크, 금분채색_37×45cm_2009 김연희_행복-꽃2_실크, 금분채색_37×45cm_2009

2. 누가 감히 장엄하지 못하게 하겠는가(Frida Kahlo) ● 작가의 화면은 꽃으로 장식된다. 프리다 칼로가 자신을 꽃과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엄한 것같이 작가 김연희는 질곡진 삶의 괴적만큼이나 화려하게 타올라 장엄된 무수한 꽃을 토해내며 자신을 장엄하고 있는 듯하다. 꽃은 자신의 모습을 섬세하게 몸에 아로새기며 꽃은 꽃을 잉태하고 장식하고 기억한다. 사실 작가의 꽃이 완성되기 까지 결혼을 조형화 시킨 결혼 이야기 시리즈, 쇼윈도의 인물 등 다양한 조형이 선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그녀의 조형은 자기 발전적인 과정을 거치며 여인의 몸으로 화생하였다. 꽃속의 여인! 그녀에게 꽃과 여인은 자신의 조형세계를 풀어나가는 정신의 구성인 듯 보인다. 이들은 반복(Repitation)적인 조형을 이룸으로써 밀집과 시각의 화려함, 장식성을 더해간다. 이렇게 작가가 그려낸 꽃은 실재적인 꽃이 아니다. 꽃들은 그녀의 조형어법에 의해 탄생된 꽃이며 기억속에 부유하는 표현적인 꽃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김연희의 꽃은 태양꽃 연꽃을 조형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연희_행복-꽃3_한지, 금분, 크레용채색_50×60cm_2009 김연희_행복-꽃4_한지, 금분, 크레용채색_50×60cm_2009

3. 수월관음보살도의 현대적 해석 ● 연꽃은 밤에는 꽃잎을 다물고 물 속으로 잠겼다 아침이면 다시 떠올라 꽃잎을 활짝 피우는 본연의 생태적 성질로 인해 생명의 연속성으로 은유되고 창조와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의 상징으로, 불교에서는 진흙속의 연꽃이라는 불법의 고귀함을 드러내는데 많은 조형성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연꽃은 작가의 존재론적 고민을 거치며 여인상으로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불교의 연꽃에서 태어난다는 연꽃위의 불상이나 보살상의 조형처럼 연화화생(蓮花化生)의 모습을 조형화 한 것으로 보인다. 꽃이 피워올라 가득한 꽃 잔치의 붉은 드레스를 입고 눈을 감고 서 있는 이 여인은 고려불화의 수월관음도의 드라마틱한 현대적 재해석을 보여준다 하겠다. 달빛아래 선재동자를 맞이하는 화엄경 입법계품(入法界品)의 장엄한 스토리를 화면으로 압축한 암좌에 앉은 관음보살은 32가지의 모습으로 변화(32應身)하며 중생을 구재한다는 대중적 존재이다. 김연희의 조형완성에 수월관음보살상의 형상이 오버랩핑되는 것은 작가의 개인적 종교의 관심에서 일 수도 있지만 관음보살의 자비로운 존재와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어머니로서의 여성, 따스한 여성상의 실재적 존재의 성격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꽃으로 장엄한 눈감은 여인은 '행복한 여인' 김연희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김연희_행복한 여인 3_한지, 금분, 크레용채색_65×53_2009

4. 성스러움(聖)에서 행복으로 ● 생명의 유한성 속 절정의 순간에 피워낸 꽃과 성숙한 여인의 묘한 결합은 삶과 죽음 이 두 만날 수 없는 대 주제의 사다리 속에서 만나는 에로티시즘으로의 귀착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예술에서의 필연적인 여성과 꽃의 막다른 주제가 김연희의 조형에서는 신사임당과 '행복한 여인'상처럼 관음보살의 이미지를 덧입고 우리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환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종교적 성스러움의 극치인 관음보살을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모습과 같은 일상적인 대상물로 변환시키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 일상성은 행복의 미소를 머금은 꽃으로 장엄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김연희_행복한 여인 2_한지, 금분, 크레용채색_65×53_2009

특히 눈을 감은 여인상은 작가의 세상을 인식하는 가장 직접적인 조형언어로 보인다. 눈은 세상을 바라보는 거울임과 동시에 내 안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인식의 도구이다. 눈감은 여인은 세상의 이야기를 눈속에 가득히 넣고 조용히 명상하듯이 관조한다. 이러한 표현성은 이젠 눈을 감아도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지혜의 눈이 열린 작가의 '세상 바라보기'의 조형화인 것이다. 작가는 한지바탕에 분채와 먹, 연필과 크레파스를 이용하여 색다른 시각적 효과를 연출하여 전통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하지만 금니를 사용하여 섬세한 세필로 그려나간 먹바탕의 연꽃표현은 전통적인 사경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하겠다. 금니의 사용은 고려사경에서 보여주듯이 숙련된 필력을 소유해야만 하는 것을 미루어 볼때 그녀의 자유로운 세필의 정교한 금니 묘사가 그녀의 필력을 단적으로 입증해 준다 하겠다. 클로즈업 시키고 과감하게 잘라낸 화면 구도는 모던하고 시원한 눈맛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만다라 안에 가득히 넣은 인물군상과 여인상처럼 불교적 주제와 형태를 계승하면서도 재해석해내고 , 금니와 분채와 같은 전통재료에서 연필과 크레파스의 혼용은 작금의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 전통의 계승과 해석이라는 테제(These)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작가 김연희의 회화세계는 표현적이며 몽환적이지만 성역의 회화주제를 일상적인 언어'행복'으로 변환시켰다. 연극이 끝난후 불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느냐는 어느 노랫말처럼 작가는 연극의 아쉬운 무대를 그리워 하는 배우처럼 화가로서의 삶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다 할 것이다. ■ 박옥생

Vol.20090927b | 김연희展 / KIMYEONHEE / 金蓮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