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이봉식展 / LIEBONGSIK / 李奉植 / sculpture   2009_0930 ▶︎ 2009_1006 / 추석 휴관

이봉식_한글4-한글 날개를 달다. 날개 한글을 입다_느티나무_40×40×310cm_2009

초대일시_2009_093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추석 휴관(10월3일)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순수한 한글의 새로운 공간 ● 언젠가 아내가 보고 들려준 다큐멘터리의 내용 중에서 한글을 일컬어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문자라고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다 사라진다. 어린 시절 나에게 있어서 국어 시간은 부담스럽고 지겨운 시간이었다. 받아쓰기 이후 거의 매일같이 계속되던 나머지 공부, 어린 나를 주눅 들게 만들던 그 때 그 시절이 한참 지났을 때도 나에게 한글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 한 부분이었다. 나의 작품들은 한글에 대한 새로운 공간적 해석이다. 문자도 등 기존 Text작업의 작위적인 접근이 아니라 순수한 한글의 아름다움을 찾고, 그 아름다움에서 새로운 공간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우리가 봐 왔던 작품에서의 문자는 소재로써의 문자, 스스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주인인 것처럼 보이나 결코 주인이 아닌 객이었다. 더 심하게 말하면 이방인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 현실이었다. 우리는 이제까지 도구로써의 문자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과 작업을 보아왔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목적으로써의 문자에 대한 실험적 모습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이봉식_한글6-하늘로 하늘을 보다_자연석_80×30×30cm_2009
이봉식_한글5-David's ring_오석_60×60×100cm_2009

Robert Indiana가 보여준 문자작품에서는 알파벳과 숫자 외에는 다른 것을 찾아보기 힘든 순수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장식적인 요소를 배재하고 문자가 가지는 관념속의 형상을 단순하게 나열과 큐브로 재형상화를 통하여 간결한 느낌을 작품에서 표현하였다. Robert Indiana의 작품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인쇄체의 정형화된 이미지는 지극히 서구적인 이미지이다. 그리고 그의 소재 또한 너무나 작품과 잘 어울림을 알 수 있다. 그럼 한글을 어떻게 조형화 할 것인가? 손 글씨, 자유로운 또는 날아갈 것 같은 손 글씨가 한글에 맞는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작품을 위하여 억지로 끌어들인 것이 아닌 수백 년간 우리가 사용해 왔던 글의 형상을 더 이상 오염시키지 않고 순수하게 그 글을 조형화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수한 글자를 목적으로 하였기에 전혀 욕심이 없다. 그리고 군살이 없기에 공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것으로 인하여 많은 작품에서는 새로운 공간을 볼 수 있다. 한글과 한글이 만나서 펼쳐지는 새로운 공간을 나는 보고 있다. 그 공간을 통하여 익숙해져 있는 사물들을 나는 보고 싶다. 작품 '한글6-하늘로 하늘을 보다'를 살펴보면 현실과 이상의 세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현실과 이상 세계를 연결하는 그 통로로 세상 너머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을 느낀다. 그저 보일뿐 그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기에 그것 역시나 나와는 상관없는 괴리된 세상이기에. 그래도 우리는 만들어진 공간을 통해서 세상 너머 세상을 보고 싶어 한다. 또한 한글을 통하여 관념화된 문자를 단순 배열을 통하여 실험적으로 형상화하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봉식_한글9-기억으로 사람을 말하다_자연석_35×30×25cm_2009
이봉식_한글7-그대_오석, 부엉바위 밑 흙_30×30×50cm_2009
이봉식_한글8-사랑으로 사람을 보다_자연석_25×25×15cm_2009
이봉식_한글11-☆보다 더 별스러운 별_화강석_40×25×25cm_2009

작품 '한글9-사랑으로 사람을 보다.'를 보면 기하학적인 배열을 통하여 '사랑'의 관념적인 의미를 형상화하였고 사람의 모습을 한글의 배열을 통하여 찾아냄으로써 새로운 공간을 연출하고자 하였다. 또 하나 이 작업에서 주목할 것은 한글이 조합의 언어라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에 접목시켰다. 2차원적인 나열이 아니라 3차원적 공간이 있는 조합이다. 초성 중성 종성의 조합을 통하여 공간을 만들고 있으며, 같은 'ㄱ'도 낱자의 위치와 어울리는 모음에 따라서 전혀 다른 모습을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글의 습성 중 변화를 통한 아름다움의 추구를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정형화되지 않고 자리에 따라서 조화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한글-무엇보다 중요한 한글의 생명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습관에 가까운 기호 '별(☆)'에 메여 산다. 하지만 하늘에 떠있는 별은 절대 이런 기호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운다. 오히려 별을 표현하기에 한글 '별'이 더 별스럽다. 나는 한글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꾀하고자 노력하였다. 쉽게 보면 너무나 단조롭기 그지없는 한글, 하지만 그 시작이 곡선과 직선이 조화로운 우리 인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무한한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변화가 가장 많은 얼굴 그것도 모자라 입안의 모습까지 그려냈기 때문에 다양한 변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형성을 지닌 한글을 오염시키지 않는데 그 두 번째 목적을 두고 글자와 글자의 관계, 글자와 공간과의 관계를 통하여 새로운 공간을 보고자한다. ■ 이봉식

Vol.20090930j | 이봉식展 / LIEBONGSIK / 李奉植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