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ukurpa - A Sudden Departure

오민정展 / OHMINJEONG / 吳敏貞 / mixed media.installation   2009_1009 ▶︎ 2009_1024

오민정_to Tjukurpa #1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9

초대일시_1009_금요일_06:00pm_스페이스 15번지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_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관람시간 / 11:00am~06:30pm

로스트룸_Lost Room 서울 종로구 누하동 34-1번지 Tel. 070.7640.7369

아낭구Anangu부족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여행을 통해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최초의 세계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아무 것도 없었다.' 라고 표현할 만큼 황량했다. 그런데 조상들이 그 최초의 세계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조상들은 여행을 통해 최초의 세계에 흔적을 남겼고, 그 결과 세계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흥미로운 신화에 따르면 우리는 조상들, 즉 앞선 여행자들이 남겨놓은 흔적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조상들은 세계에 흔적을 남김으로써 세계를 창조했다. ● 국어사전에서 여행은 '유람을 목적으로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정도로 정의내릴 수 있다. 낯선 세계에 도달하여 그곳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 우리는 그 낯선 세계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여행자의 흔적이 남겨진 세계는 흔적이 남겨지기 전의 세계와는 분명히 다르다. 흔적을 남기는 행위로 인해 새로운 세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여행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계를 창조하고 있는 셈이다.

오민정_Nitmiluk_sound,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9

여행을 통해 세계를 창조한다-아낭구Anangu부족은 이러한 세계 창조의 원리를 츄쿠파Tjukurpa라고 부른다. 창조자들이 남겨 놓은 흔적들로 인해 세계는 흔적이 남겨지기 전의 세계에서 흔적이 남겨진 이후의 세계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츄쿠파Tjukurpa는 필연적으로 현재진행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늘 이동하고, 어떤 곳에 가도 늘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집 밖으로 나오는 순간 거대도시 서울의 여행자가 되며, 그 안에서 보고 듣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또 소비한다. 배나 기차,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작가의 낯설게 보기가 시작된다. 아낭구Anangu부족의 창조 신화처럼 우리는 삶 속에서 늘 일상적/비일상적 여행을 떠나고, 매번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세계는 매순간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츄쿠파Tjukurpa는 현재진행형이다. 츄쿠파Tjukurpa 안에서는 누구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 대홍수를 일으키거나 말씀의 권능을 발휘하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앞서'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세계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그래서 세계는 때로는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 예측할 수 없음으로 인해 창조의 신비를 보여준다. 아낭구Anangu부족의 창조신화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민정_Top end_캔버스에 혼합재료_60×40cm×4_2009
오민정_A land down under_종이에 드로잉,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7

이번 『Tjukurpa - A Sudden Departure』전시를 통해 작가는 인간이 세계의 끝없는 탄생을 수동적으로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그 탄생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관객과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 SPACE15th에서는 작가가 발견한 Tjukurpa를 전시한다. 앞서 지나간 이들이 남겨둔 흔적을 잡아낸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그 흔적들을 우리 앞에 보여준다. 무심한 시선으로는 놓치고 말았을 흔적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Tjukurpa의 증거로 거듭나서, 매 순간 새로워지는 세계를 드러낼 것이다. ● Lost Room에서는 관객들이 Tjukurpa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작가가 손수 구성한 이 특별한 공간에서 관객들은 흔적 이전의 세계와 흔적 이후의 세계를 느끼고, 또 그 흔적들이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 박성진

Vol.20091015b | 오민정展 / OHMINJEONG / 吳敏貞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