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변주 Variation of Life

현정아展 / HYUNJUNGAH / 玄程雅 / painting   2009_1118 ▶︎ 2009_1124

현정아_Variation of Life_나무에 유채, 아크릴채색_140×92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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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11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생명의 변주 ● 이번 전시에서 현정아는 비정형적으로 자른 나무판 위에 그림을 그리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다. 자유곡선의 윤곽선 안에 그려진 이미지들은 크고 작은 알 수 없는 유기체 같은 부분들이다. 어떤 것은 장기의 모습을 닮았는가 하면 흡사 꽃이나 산호초, 신경망, 해조류나 조직이나 암석의 단면도와도 같아 보인다. 오랫동안 현정아는 세포에서 출발한 생명체의 이미지들을 미시적 거시적 상상적 상징적 방식으로 형상화해 왔다. 이번 전시도 이런 맥락을 이어가면서 기존의 판화나 인스톨레이션 같은 작업 영역보다는 회화적 표현을 심화하는 쪽으로 조금 더 옮아갔다. ● 현정아가 전시를 통해 던지는 화두는 생명에 대한 성찰이다. 생명은 그녀의 오랜 주제였다. 이제 작가는 생명을 단순히 관찰하거나 모아서 살펴보는 이전 방식에서 벗어나 생명 현상의 본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듯하다.

현정아_The Space of Life_나무에 유채_118×88cm_2009

초기 작업에서 그녀는 세포 구조의 현미경적 영상을 에칭과 아쿼틴트로 재현한 「세포」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이 작품들은 마치 경이로운 미시세계의 진리를 목도한 과학자의 눈처럼 정직하고 성실하게 조직의 경이로움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 이후 작업에서 그녀는 유리병에 다양한 오브제(인형이나 글자 조각, 세포 모양의 셀로판 커팅, 판화나 사진, 인쇄물 등)들을 채집한 설치작업 「생명과 저장」 시리즈로 옮아갔다. 미시적이고 잡을 수 없는 생명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개입하고 자신의 세계 속으로 이끌어 내려는 욕망은 다양한 대상에 대한 채집과 수집 보존 행위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보존의 제스처는 아이러니하게도 반생명적인 표현일 수 있다. 유리병 속에 감금된 생명의 형상들은 사실 그것의 죽음을 함께 연상시킨다. 소멸에 대한 저항처럼 뿌연 액체 속에 갇혀 조명을 받고 있는 대상들은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보존술(embalming)의 의식같은 상황을 만든다.

현정아_The Space of Life-floating_나무에 아크릴채색_128×90cm_2009

다음 시기의 작업들은 현재의 작업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분명 생명의 속성에 대한 관심으로 옮아간 결과이다. 초기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생명은 보이는 최소 단위로서 세포로 미분화될 수 있고 개체의 차원에서 분류되고 재배치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생명 현상을 대상화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런 방식의 작업들은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생명(체)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결정하는 태도이자 특정한 단위나 개체들로 생명의 다양성을 환원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대상화나 환원적 사유로부터 점차 벗어나는 태도와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비정형적 외형의 틀 위에 그려진 형상들은 추상적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구체적인 그러나 알 수 없는 존재들로 그려져 있다. 신경망처럼 보이는 형태는 한편으로 수목의 형상이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피닉스 같은 상상의 새를 연상시킨다. 어떤 것은 배아 세포의 분열을 통해 얻은 최초의 생명체를 드러내다가도 알 수 없는 아메바형 원생물체들로 변화하기도 한다. 어떤 작품은 색면이나 색점들로 패턴화한 평면적 색채 구성에 가깝다면 어떤 작품은 고생대 심해의 미지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형태의 화면과 배경, 대상 사이의 관계들은 얼핏 혼란스러울 수 있으나 전체 작품들은 서로 이어져있으면서도 개별적인 독자성을 간직하고 있어 변화와 통일성이 잘 조응하고 있다. 전시장 벽면조차 이러한 개별 형상들이 부유하는 태초의 바다처럼 기능할 것이다.

현정아_LandscapeⅠ_캔버스에 유채, 아크릴채색_235×163cm_2009

우리는 한편으로 낯선, 그러나 쉽게 익숙해지는 현정아의 작품들을 통해 생명에 대한 간명한 진술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변주다. 깊고 오랜 세상의 역사에서 가장 오묘하고 놀라운 것은 바로 생명의 탄생이다. 과연 어떤 일이 있었기에 무한의 시공간에서 물질과 구별되는 물질적 현상이 시작되었을까? 흔히 말하는 생명과학의 관점을 빌어 DNA와 같은 미시적이고 조직적인 차원으로 눈을 돌려본다 하더라도 물질이 자신을 복제한다는 능력은 무척이나 놀랍고 신비로운 사건이다. 복제는 소멸에 대한 저항이다. 사라짐에 대한 저항은 존재자의 본능이다. 그 속에서 생의 의욕을 발견한다.

현정아_Landscape_나무에 유채_86×89cm_2009

우리 역시 생명의 담지자로서, 이러한 생명의 속성에 대한 본능적 호기심을 가질 법 하다. 호기심은 이해의 시작이다. 현정아 작업의 포트폴리오는 생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발하여 깨달음으로 옮아가는 여정이 담겨있다. 생명은 그저 경이롭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매일 떠오르는 존재로서 태양의 교훈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듯이, 시간 속에 유한한 생명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변주는 흡사 무한에 대한 분투이자 생의 원리이기도 하다. ● 하나의 알로부터 분화됨으로써 구별 가능한 기관들로 성장하듯 하나의 생명체가 하나의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은 기나긴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내재된 가능성들을 발휘하는 다양한 결과들이다.

현정아_An organ_나무에 유채_23×48cm_2009 현정아_An organ_나무에 유채_63×43cm_2009

생명의 전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변환 능력을 통해 생명은 생명 아닌 것과 구별된다. 그 변환은 알 수 없는 결과를 낳지만 모든 것은 관계 속의 산물이다. 관계 속에서 지속되는 변화의 몸짓은 작가의 작업 세계의 변주를 통해 기묘한 형상들로 드러나게 되었다. ● 모든 가능성을 잉태하고 있는 생명은 작은 알로부터 비롯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러나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변화에의 의지는 생명의 본성이다. 현정아는 주어진 형상마다 재구성되고 재배치되는 생명의 다양한 변주를 그리고 있다. 세포의 기록에서 우주를 보고 어둠의 바다에서 잉태를 떠올리던 작가의 보다 밀착된 생명에 대한 사유는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하려는 거듭남을 위한 변주의 음률을 자아내게 하였다. ■ 안인기

현정아_Variation of Life_나무에 유채,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09

Variation of Life ● In the current exhibition, Hyun, Jung-Ah is showing a new method of drawing pictures on the wooden plats with irregular shapes. Those images drawn within the frame of the free curves could be regarded as the unknown organic parts that can be either big or small. Certain parts reflect the images of human organs, while others show such images as flowers, coral reefs, neural networks, seaweeds and cross sections of cells or rocks. For a long time, Hyun, Jung-Ah has materialized the images of living creatures, starting from cells, in micro, macro, imaginary and symbolic ways. This exhibition will continue such a trend, by strengthening the drawing expressions rather than the previous fields of engravings and installation works. ● The topic suggested by Hyun, Jung-Ah through this exhibition is the reflection towards life. Life has been her topic for a long time. Now, the artist is trying to move away from her previous method of observing and collecting the living creatures. It seems that she is trying to focus on the nature related to the phenomenon of life. In her early works, she completed the 「Cell」 series, expressing the microscopic images of the cells with etching and aquatint techniques. Such works materialize the mysterious images of the cells honestly and sincerely as shown through the eyes of a scientist who tries to find the truth of the micro-organic world. ● In her later works, she completed the 「Life and Preservation」 series, the installation task through the collection of various objects(including dolls, pieces of letters, cellophane pieces with the shapes of cells, engravings, photos and prints). By actively participating in the micro-phenomenon of life that cannot be caught, she has shown her desires of collecting and preserving various objects and including them in her own world. Ironically, such gestures for preserving the objects could be interpreted as the anti-life expression. Those shapes of the living creatures in the glass bottles could also reflect the deaths of such creatures. Those objects that receive the light in the frosty liquid could reflect the resistance against extinction. They create the embalming process of being against the death. ● It seems that the works in the following periods are closely related to the current ones. As I see, those works are the results of the artist's interest that has been transferred to the field related to the characteristics of life. As shown in the first works, life is the minimum unit that can be seen. It can be divided into cells. Also, it can be classified and relocated as individual objects. This is one of the ways to materialize the phenomenon of life, because the works created in such a way reflect the attitude towards the selfish point of view for handling the living creatures. Those works return the variety of life with specific units or objects. I believe that the current exhibition shows the attitude and the method towards the movement away from such materialization and returning purposes. ● If we look at the works in the exhibition, those shapes drawn on the irregular frame look either abstract or concrete without anything that can be clearly defined. Those shapes that look like the parts of the neural network could reflect the images of trees or such an imaginary bird as the phoenix. Some of them even reflect the first living creature generated through the separation of the embryonic cells, or such a micro-organism as the amoeba. While some of the works are close to the flat composition of colors that have certain patterns of colorful sides or dots, others reflect the mysterious image of the deep sea in the ancient time. The relationships among the various shapes and scenes as well as the objects, could be considered as being confusing. The overall works are closely related to one another, but each of them still contains its individual originality, showing harmony between changes and unification. Even the walls in the exhibition might function as the first sea in the ancient time, where such individual shapes float. ● Through the works of Hyun, Jung-Ah, which could be interpreted as being either strange or familiar, we can experience a clear statement about life. That is related to the variations. In the deep and long history of the world, the most amazing thing is the creation of life. How could such a material phenomenon that is differentiated from the material in the infinite time space occur at the beginning? Even if we borrow the point of view provided by the life science and observe such a micro-organic dimension related to DNA, we cannot stop considering the reproducing ability of the material as being amazing and mysterious. The reproducing process could be interpreted as the resistance towards extinction. The resistance towards extinction is the basic instinct of any living creature. In such resistance, the desire of life could be found. ● As we are also the people who carry the meaning of life, we might get the basic curiosity for such characteristics of life. Curiosity is the beginning of the understanding. The portfolio consisting of the works of Hyun, Jung-Ah starts from such curiosity towards life. It contains the journey towards the realization. Life is not only amazing. As the lesson provided by the sun that comes out every day cannot be replaced by anything, the diverse variations showing the finite creatures in the time could be interpreted as the principle of life and the struggle against the infinity. ● As all those organs become distinctive after they were separated from one egg, one creature can become one special being, showing the long process of achieving all the hidden possibilities he or she has. The development of life is not fixed. Through its changing ability, life is differentiated from those that are not alive. Such a changing ability might generate unexpected results, but everything is the product of the relationship. The continuous changes shown in the relationship are exposed as strange things by the variations of the works of the artist. ● Life that contains every possibility in it starts from a little egg. The will of becoming everything in terms of changes is the fundamental feature of life. The diverse variations of life, drawn by Hyun, Jung-Ah are related to the restructuring and relocating processes for each given shape. Based on the records of the cell, the artist has imagined of containing the dark sea by looking at the universe. With such a close attitude towards life, the artist has successfully created the variations of the rhythms for those people who continuously try to change themselves to new ones. ■ Ahn In Kee

Vol.20091117d | 현정아展 / HYUNJUNGAH / 玄程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