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모순 gentle irony

김복수_나광호展   2009_1212 ▶︎ 2009_1231

초대일시_2009_1212_토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5:00pm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_MOONSHIN MUSEUM 서울 용산구 효창원길 52 르네상스 플라자 B1 Tel. +82.2.710.9280 www.moonshin.or.kr

이번 문신미술관 기획전 『부드러운 모순-김복수, 나광호』展은 이미지의 재현이라는 형식을 놓치지 않고 대상과 대상사이 긴장들, 견고함의 모순, 메타-이미지 등 정의가 내려진 명사적 방식에서 탈피하여 대상과 그 상황 사이의 무수한 표식과 기호들을 동사체로 읽어내고자 하는 전시이다. 쓰기, 말하기의 행위사이의 무수한 제스추어, 반복, 기호, 감-각들을 드로잉의 도구로 그려내고, 중심이 아닌 주변의 하찮은 감각과 이미지를 이끌어내는 김복수와 나광호의 작업들은 이런 공통분모를 하고 있다. 현재 회화의 지리멸렬한 스타일에 반기를 드는 두 작가는 모순을 읽지만 비아냥거리기보다 그 사태를 화면에 그려내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부드러운 모순』展은 어떤 사태와 일치점을 찾고자 하는 두 작가의 불안하고 정처 없는 언표들을 나열하며 회화繪畫가 가질 수 있는 회화會話를 모색하는 전시라 할 수 있다.

김복수_낙관주의식_드로잉_종이에 아크릴채색_65×48cm×4_2009
김복수_낙관주의식_드로잉_종이에 아크릴채색_48c×65m×10_2009
김복수_숲의패턴 pattern of the forest_종이에 피그먼트_248×882cm_2009

김복수의 작업들 ● 김복수의 작업들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공간은 어쩌면 문지방(threshold)과 같은 경계의 공간이다. 이는 내부와 외부를 여닫으며 넘나드는 모호한 공간들이며, 대상과 대상 밖을 둘러싸고 분위기들, 인식된 이미지와 몸적 이미지가 등이 동시에 발현되거나 또는 서로를 결핍시키고 보충시키고 있으며, 단지 의도에 봉사하는 잉여물들이라고 이해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김복수 작업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기', '흐트러트리기', '더와 덜 그리기' 등 명확한 의미전달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의도적으로 장치되어,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가기 전의 '유보된 전달', '지연된 회화', '중간적 경계선', '우연함' 등 비의도로 전복된다. 이러한 모호한 기호와 취향은 '드로잉'이라는 유연한 도구로 표출되어 '흔적에 대한 흔적 행위들'로, 존재가 남긴 자취가 아닌 '존재 자체가 이미 흔적의 결과물'이라는 재현방식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면은 무엇을 '그린다'에서 것에서 무엇이 '될 것인가'로 이행되는데, 이는 언뜻 아무런 공간도 갖지 못하는 이방인의 공간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화면의 이미지들은 터럭, 텍스트, 도표, 부풀린 세포, 뿌리, 점 등 어떤 주술적 이미지들로 나열하고 있다. 그것은 흔적들의 표식으로 사물의 부피라든지, 촉각에서 경험한 이미지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들은 곧바로 그리는 행위들로 이어져 그것을 본래의 경험으로부터 멀어진 우연적 형태로 돌려놓음으로써 드러남의 행위를 방해하다고 할 수 있다. 즉 김복수의 그림들은 입구와 출구의 부재함, 바깥의 외재적 풍경보다는 내재적 풍경, 잎보다는 뿌리의 증식, 사물의 부스러기 혹은 재(cinders) 등 단순하지만 엉켜져있는 메타포의 장소로 이해할 수 있다.

나광호_Cooked and Raw_아크릴 판에 아크릴채색, 실크스크린_117×85cm×3_2009
나광호_나를 보는 4가지 방식_종이에 실크스크린, 아크릴채색_42×120cm_2009
나광호_Incarnation_캔버스에 혼합재료_130.3×89.4cm / 28×23cm / 60.6×41cm_2009

나광호의 작업들 ● 나광호의 회화작업들은 그가 추구해온 회화적 재료로서 다양한 물성과 확장해온 드로잉의 혼융으로, 그만의 독특하게 수렴된 언표들로 나열하고 있다. 먼저 그의 그림에서 관람객은 화면위에 무작위로 얹혀진 표식들과 스크래치, 텍스트를 지각하게 되는데, 이는 지극히 두터운 물성의 화면에 반사적 매개체로 부유하는 기표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함으로서 변별의 관계, 혹은 우연의 계열들을 충돌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화면이라는 장 또는 더 넓게 작업적 행위에서 이미 그림의 완성, 혹은 목표라는 지표를 던지고 단지 '표식된 자리'라는 문맥으로서만 이끌어내고 있는 것을 화면에서 발견하게 된다. 일차적으로 화면에 들어가 보면 나광호는 퇴행적 소재들-유아적 드로잉, 낙서, 문자, 차용된 문구, 색의 규칙적인 나열 등- 을 즐긴다. 그는 이 퇴행적 소재들과 목표가 와해된 화면에서 그리기의 유희와 의미를 발견하는 장소로 재배치하고 있는 것이며, 가치가 없는 것과 포기되어진 것, 무의미와 역설, 권위와 넌센스, 비지시적행위들이 공허의 언표로 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나광호의 작업들에서 주목되어지는 것은 지시할 수 없는 대상과의 관계, 경험의 현상들, 절대적으로 동일화 될 수 없는 차이 혹은 텍스트가 컨텍스트로 발현되는 과정 등을 화면에 충실히 기록함으로서 새로운 독해가 탄생되는 지점을 모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일련의 작업들(텍스트)과 해석적 관계가 맞물려 생성되는 지점, 사건과 시간의 교차적 지점을 끊임없이 발견해내는 것이 나광호의 작업적 태도이자 그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문신미술관

Vol.20091213i | 부드러운 모순-김복수_나광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