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의 구도

최선영展 / CHOISUNYOUNG / 崔瑄玲 / photography.installation   2009_1205 ▶ 2009_1220 / 일,월요일 휴관

최선영_'a scene' series_라이트 패널_40×60cm_2009

초대일시_2009_1205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미테_ART SPACE MITE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예술시장 308-21번지 B1 Tel. 070.7782.3900 cafe.naver.com/spacemite

무게를 잴 수 없는 촛불들이 지난 한 철 도시 한 복판을 데웠다. 함께 중학교에서 미술 강사를 하던 선생님은 수업 며칠 전 전경에게 연행되었고 학교에는 감기 몸살로 못 나오신다고 내가 이야기해야 했다. 학교 선생님은 "아 그렇군요" 하고 밥을 먹다 몇 달 전 결혼한 나에게 아기는 언제 낳느냐고 물으셨다. 내가 별로 낳고 싶지 않다 했더니 선생님은 그래도 나라를 위해 낳으라고 하셨다. (영상 「Memory」 中)

최선영_왜 행복하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먹지 마라_현수막 설치_270×500×680cm_2009
최선영_'a scene' series_디지털 프린트_60×40cm_2009
최선영_'a scene' series_디지털 프린트_60×40cm_2009

25살 젊은 나이에 결혼한지 1년이 흘렀다. 당시 쉬쉬했던 나의 임신설은 이제 "아이는 안 낳냐"는 간섭의 서론으로 바뀌었다. "결혼은 안 하냐"라는 질문이 "결혼은 해야지"라는 충고로 끝나는 것과 같이 "아이는 안 낳냐"는 질문은 "아이는 낳아야지"라는 말로 금새 바뀐다. 나는 그래서, 안 낳을거라는 진심 대신 지금은 계획이 없다는 대사를 친다.

최선영_'a scene' series_라이트 패널_40×53cm_2009
최선영_'a scene' series_라이트 패널_40×60cm_2009

단순한 에피소드라 하기엔 나에게 무겁게만 멈춰서는 사건들이 삶의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무렇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기가 차는 일들이 나를 지나쳐가거나 예의없이 덮치기도 하지만 그건 나에게 견뎌내야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야 할 사항들이다. 그리고 이따금, 그 순간들이 묘한 유머를 친다. 사건과 사건이 만나. 혹은 이미지와 이미지가 만나. 세상을 향해 바짝 긴장한 나를 한 순간 '풋'하고 웃게 만드는 그 상황이 고맙다고 해야할지.

최선영_a scene_영상_00:02:36_2009_부분

강남 길 한복판, 지하철 공사장 펜스에 적힌 "더 좋은 세상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그 옆 "미네르바 성형외과" 간판을 만났을 때의 그 장면. 기가 막히는 현실의 문제가 기가 막히게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그 순간은, 많은 이들이 시선을 두지 않기 때문에 더욱 현실과 닮아있다. 서로 관계가 없는 구체적인 사건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그 곳에 편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곳곳에서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그 순간들이 눈에 띄는 것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그냥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다. ■ 최선영

Vol.20091218c | 최선영展 / CHOISUNYOUNG / 崔瑄玲 / photography.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