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머물다 Light Stays

전영일展 / JEONYOUNGIL / 全榮一 / sculpture   2009_1222 ▶︎ 2010_0112 / 일,공휴일 휴관

전영일_빛이 머물다 Ⅰ Light StaysⅠ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190×190×75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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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일 홈페이지_www.jeonyoungil.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2:00pm~05:00pm / 일,공휴일 휴관

포스코미술관 POSCO ART MUSEUM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40 (대치4동 892번지) 포스코센터 B1 Tel. +82.(0)2.3457.1665 www.poscoartmuseum.org

모든 것이 관계하며 굴러간다. 살아있는 것이나 죽어있는 것이나 시공간을 뛰어넘어 홀로 존재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내 작업도 그 안에 있을 뿐이다. 선과 선이 만나서 면이 되고 공간이 빚어지고, 그 공간에 빛이 머물면 그게 내 조각이다. 뜬금없이 찾아온 예술적 영감이 아니다. 금속와이어, 한지, 그리고 빛. 이 질료들은 수없이 나와 부딪히며 내게 흔적을 가했다. 폐허 같은 흔적을 정리한다. 나의 투쟁, 나의 새로운 욕망이다. ■ 전영일

전영일_빛이 머물다 Ⅱ Light StaysⅡ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220×290×45cm_2009

그는 내가 알기로, 고집이 센 사람이다. 한 번 아니다 싶으면 어찌나 뻗대는지 주변이 지쳐나가는 걸 여러 번 보았다. 저놈의 성질머리 싶다가도, 결국은 그 덕분에 지금껏 버팅기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지점에 이르면 어쩔 수 없으려니 하게 된다. 잔머리는 싫지만, 약간의 정치적 안배 정도는 작가라면 필요한 덕목 아닌가. 그에게는 그것이 없다. 없어도 심하게 없다. 그냥 혼자 막 걸어가는 것이다.

전영일_빛이 머물다 Ⅲ Light StaysⅢ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170×170×80cm_2009
전영일_빛이 머물다 Ⅴ Light Stays Ⅴ_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200×360×40cm_2009

하지만 그의 고집은 작가로써 정당하다. 그는 관습적 장(場)으로서의 예술을 벗어나, 원론적 의미에서의 예술적 실천을 일궈왔다. 다양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장치들을 제외하고 난 맨몸뚱이의 예술, 모든 형용사를 다 제외해버린 예술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충격이며 자극이고, 보는 이들을 침묵과 사색으로 이끄는 어떤 것일 뿐이다. 보는 이들이 하나의 층위로 통일되지 않는 이상, 이 역시 잠재적이며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모든 작품들이 지니는 근원적인 한계이며, 관람객들은 자신이 읽어낼 수 있는 맥락을 읽어낼 뿐이다.

전영일_빛이 머물다 Ⅵ Light Stays Ⅵ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120×130×50cm_2009_부분
전영일_조용한 확산 Ⅰ Silent DiffusionⅠ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130×220×155cm_2009

그의 작품들은 파편화된 개체적 단절에 근거한다. 하나의 개체로서 필연적인 타자들과의 단절은 서글프긴 하나, 어쩔 수 없다. 완벽한 소통이란 불가능해지지만, 그렇다고 중앙서버의 관리를 받는 기계적 인자들처럼 서로 완전히 읽어내는 것이 이상형은 아니다.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떨어질 바위들을 밀어 올렸던 것처럼, 넘으려해도 넘을 수 없는 무형질의 벽을 끊임없이 넘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종이와 철, 그리고 빛, 선과 면, 그리고 입체. 재료에서부터 형상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은 모두 단절에 기초한 축조이며, 축조에 근거한 단절이다. 끊임없이 자르고, 그리고 연결한다. 그 연결이 끝나면 관계적으로만 정의되는 부분, 독자적으로는 무의미한, 스스로를 완성할 수 없는 개체와 개체들이 연결되면, 거기엔 작가의 머릿속에만 있던 관계성이 나타난다. 그는, 꿈꾸는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분절된 관계성을 드러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거기에 빛을 담기 때문이다.

전영일_조용한 확산 Ⅱ Silent DiffusionⅡ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230×200×210cm_2009
전영일_조용한 확산 Ⅲ Silent Diffusion Ⅲ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150×110×130cm_2009

빛(Lumière). 물론 이 빛은 계몽주의자(Les Lumières)들의 빛이 아니다. 인간은 나면서부터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동등한 권리가 있고, 가장 중요한 인간의 이성을 통해 이상적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그들의 희망은 깨어진지 오래되었다. 인류사의 다양한 실험들은 인간의 존재 자체가 단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며 공동의 꿈을 꿀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거대서사들과 영웅들은 사라졌고, 이젠 누구도 그러한 꿈들을 꾸지 않는다. 단지 엄청나게 고집스러운, 그리고 몽상에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땀 흘리는, 그러한 창조자들만 제외하면 말이다. 전영일의 고집은 여기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미 퇴색한 지 오래된 헛된 꿈이라며 조소하는 '현명한'우리들에게, 그는 작아져버린 거대서사를 제시한다. 이 작은 거대서사는, 통합된 빛의 관계로서 현현한다. 자체로 빛나는 조각은, 개체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자리한 빛이야말로 이미 멸종했다고 알려진 바로 그 공동체적 이상이며, 거대서사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꿈꾸었던 거대서사를 내면화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깊은 침묵, 깊은 사색이야말로 파편화된 우리를 이어줄 어떠한 새로운 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개체이되, 소통할 수 있는 것, 그래서 그의 빛은 다른 선, 다른 면까지 다양하게 비추고 반사시킨다. 자르고 붙이는 우직한 행위가 기실은 섬세한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우리를 사색으로 끌고 가 준다는 점에서, 원초적인 외로움의 근원을 찾아가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원초적인 외로움에 위로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이 작가의 작품은 냉정하고도 따뜻하다. 잃었던 꿈을 되뇌게 하는 사색. 이 사색을 위한 침묵, 이 침묵이 쓸쓸함도, 외로움도, 비탄도 모두 녹여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잃었던 꿈을 찾아가게 할 수 있기를... ■ 한상정

전영일_조용한 확산 Ⅳ Silent Diffusion Ⅳ_ 스테인리스 스틸_175×330×120cm_2009
전영일_조용한 확산 Ⅵ Silent Diffusion Ⅵ_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한지, 조명_200×360×60cm_2009

All things run on and on, relating to each other. Whether alive or dead, Nothing can exist alone irrespective of space and time. This also applies to my works. When lines meet one another, they form a plane, and then space, And when the space is beaming with light, it is my sculpture. Artistic inspiration never comes gratuitously. Metal wires, hanji, and light. These materials countlessly struck against me, inscribing their traces on me. This is time for arrange the traces like ruins. This is my struggle, my new desire. ■ JEON Young-il

As far as I know, he is mule-headed. I have seen several times that once he thought something was going wrong, he opposed it so vehemently, eventually wearing out those around him. 'I'm sick and tired of his temper,' I said occasionally, But when I come to think that it is his obstinacy that has carried him forward so far, I convince myself that it can't be helped. A little bit of political consideration, if not trickery, might be required even for an artist. He, however, has none of it. No a bit of it. He just goes his own way alone. ● Nevertheless, he, as an artist, is fully justified in his stubbornness. Having gotten out of the art as a conventional field, he has reclaimed the artistic practice in the theoretical sense of the word. Art that is left naked, stripped of devices for these or those legitimacies, Art that is deprived of all kinds of adjectives is none other than shock, stimulation, and something that leads the viewers to silence and contemplation. It is inevitably latent and partial, as long as the viewers are unified into a single stratum. This is the inherent limitation of all works of art, and the viewer only read what context they can read into. ● Jeon's works are founded on the severance between fragmented individuals. The separation from others, the pre-requisite to be an individual, is rather plaintive but it is also unavoidable. While perfect communication becomes impossible, perfect reading of each other, like what is occurring between mechanic units controlled by a central server, is also not ideal. As Sisyphos constantly pushed a large boulder, making ceaseless efforts to get over the amorphous wall, which is insurmountable however hard you may try, is to keep the dignity and value as a human being. Paper and iron; light, line and plane; and solid. From materials to forms, his works are the construction built on severance and vice versa. He continuously cuts and connects. And after connecting, that is, after linking the parts which are defined only in terms of relation, the individuals that are meaningless when alone, and cannot complete itself when alone, there finally appears the relationship that has been only in the artist's mind. Obviously, he must have dreamed, for he is not satisfied with revealing the segmented relationship but put light in it. Lumière. This is, of course, not the light of les Lumières. Even though people believed that man had natural rights equally belonging to all, and that they would be able to build an ideal society with reason, the most important part of human beings, they had to see these hopes betrayed long ago. The various experiments in human history has proved that humanity itself can never be free from disconnection and is incapable of having a common dream. Grand narratives and heroes are gone, and no one harbors such dreams any more. Only those who are exceptional would be creators who are extravagantly stubborn and ceaselessly take pains to put their dreams into practice. Jeon's obstinacy is placed in this context. To 'wise' us who deride that those vain dream have faded away years ago, he presents a grand narrative that has become smaller. This reduced grand narrative manifests itself as the unified relation between solid and light. ● His luminous sculptures, or the light residing not in the outside but in the inside of an individual are at once the communal ideal and the grand narrative that are known to have already disappeared. What is left to us now is to internalize and embody the grand narrative that we had dreamed. It might be that only the deep silence, the deep speculation not from the outside but from the inside, can be a new bridge to link between fragmented us, creating individuals who can communicate each other. Thus, his light illuminates and reflects even another line, another plane in various ways. In that the simple and honest activity of cutting and pasting, in fact, started from a delicate agony, In that it leads us to contemplation, In that it show us the way to the origin of basic loneliness In that it offers consolation the The works of the artist is cold but warm. Meditation reminding you of lost dreams. Silence for this meditation. I hope this silence will warm forlornness, lonesomeness, and sorrow, And then... will help you go in search of your lost dream. ■ Han Sang-jeong

Vol.20091221j | 전영일展 / JEONYOUNGIL / 全榮一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