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림에 매혹되다

2009_1222 ▶︎ 2010_0321 / 월요일 휴관

Francoise Petrovitch_HERBIER_종이에 혼합재료_21×21cm×14_1994_RX 갤러리 소장

개막식_2009_1222_화요일

강연_2009_1222_화요일_01:00pm_로랑 헤기『프랑스 미세서사의 우의와 보편성의 종말』 퍼포먼스_2009_1222_화요일_03:00pm_바르톨레미 토구어「Manipulation」

참여작가 Ugo Giletta_Kevin Francis Gray_Ruth Barabash_Massimo Bartolini_Frauke Boggasch Marina Bolla_Rebecca Bournigault_Tessa Manon den Uyl_Yves Bresson_Davide Cantoni Alice Cattaneo_Loris Cecchini_Bernd Koller_Karin Fauchard_Roland Flexner_Andrea Fogli Carlos Garaicoa_Ugo Giletta_Francesco Gennari_Paolo Grassino_Siobhan Hapaska_권인숙 최대진_한명옥_김수자_이수경_Jan Kopp_Denica Lehocka_Eric Manigaud_Dacia Manto Carla Mattii_Sabrina Mezzaqui_Helen Mirra_Liliana Moro_Vik Muniz_Sirous Namazi Isabel Nolan_Marina Paris_Pavel Pepperstein_Marina Perez Simao_Françoise Pétrovitch Laszlo Laszlo Revesz_Anila Rubiku_Hiraki Sawa_Fabian Seiz_Francesco Sena_Kati Szil Kei Takemura_Mariusz Tarkawian_Barthélémy Toguo_Lois Weinberger 50작가

공동주최_대전시_쎙테띠엔시_로마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대전시 서구 만년동 396번지 제1~4전시실 Tel. +82.42.602.3200 www.dma.go.kr

대전시립미술관에서 12월 22일부터 시작하는 『여림에 매혹되다』전은 한국, 아일랜드, 폴란드, 카메룬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예술가 50인의 작품 200점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프랑스 생테티엔느 미술관 로랑 헤기 관장이 기획하고, 대전시립미술관과 로마 웅게리아 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로마, 생테티엔느, 대전 3개 도시를 순회하는 국제전이다.

이수경_Translated Vase_세라믹, 금분, 에폭시_46×34×31cm_2006 Michael Schultz Galerie, Berlin과 작가소장
한명옥_paves_돌과 천_가변크기_1993~5_작가소장

이번 전시에서는 "소규모 공동체와 작은 역사 속에서 펼쳐지는 인간 경험에 내밀하고 직접적으로 다가가려는 새로운 방법에 내재된 시적 잠재력"(로랑 헤기)을 다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여림에 매혹되다』전의 예술가들은 거대한 역사적 담론보다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 일상의 소소한 부분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예를 들어, 우리 지역 청년 작가인 권인숙이 표현한 것은 대학 시절 즐겨 갔던 단골카페나 술집의 풍경으로, 이는 그 공간에 대한 기억을 공유한 이들에게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케이 타케무라Kei Takemura는 자신의 베를린 집, 친구가 뜨개질한 꽃, 친구로부터 받은 사진 속 장면 등 자신의 기억과 체험들을 모아 작품을 만든다. 마리나 페레즈 시마오Marina Perez Simao의 담담한 수채 드로잉나 히라키 사와Hiraki Sawa의 영상은 작가의 내밀한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Davide Cantoni_Blind Afghan Child_Burned paper_122×92cm_2008_작가소장
Fabian Seiz_Untitledd_종이에 나무와 연필_42×30×7cm_2007 Layr Wuestenhagen Comtemporary, Wien 소장

특별할 것도, 신기할 것도 없는 소소한 순간들. 한눈에 관객을 사로잡는 강렬함이나 자극, 또는 거대한 규모에서 오는 스펙터클 대신, 소곤소곤 귓가에 들려주는 이야기와 같은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이번 전시의 작품들에 담겨 있다. 그저 개인의 일상이라면 그게 무슨 의미인가? 라는 반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상의 소소한 순간과 사건들을 함부로 흘려보내지 않고 섬세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타인에 대해서도 언제라도 열려 있고 '공감'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 된다. 나의 기억 속 단골가게에 대해 소중한 추억을 갖고 있다면 타인의 단골가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나의 내밀한 꿈과 상상의 세계를 섬세하게 다루는 만큼 타인의 내면에 대해서도 호기심과 배려를 갖고 살짝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비판론자들의 지적대로 일상과 미시서사에 대한 관심이 모두가 자신만의 작은 세계 속에 갇혀 고립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태도로 인해 나아가 타인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힘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전시제목인 'Fragile', 우리말로 '연약함'은 따라서 부정적인 특성이나 약함의 표시라기보다는 연대와 공감, 참여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유태계 철학자 엠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에 따르면 진정한 의미의 주체는 "타인에 대해 열려 있고 타인을 위해 고통 받을 수 있는" 존재이다. 그의 말처럼 연약함은 우리 일상의 이야기들을 그저 '작고 시시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서로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 타인에게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힘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50인의 참여작가들은 드로잉, 회화, 설치, 조각 등 서로 다른 장르와 기법을 사용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예술'을 통해 그러한 차이를 넘어 대화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증명해준다. 화려한 미사어구나 강한 선언문보다, 진솔한 말 한 마디가 우리 마음을 울리고 위안을 전해주듯 『Fragile 연약함』전의 작은 작품들은, 이 겨울, 우리의 가슴에 다가올 것이다.

Marina Perez Simao_Untitled_종이에 목탄_수채, 잉크_150×105cm_2009_작가소장

부대행사 개막식이 열리는 12월 22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는 기획자인 로랑 헤기의 강연 "프랑스 미세서사의 우의와 보편성의 종말" 이 대전시립미술관 1층 강당에서 개최된다. 이어 3시 30분부터 4시까지는 대전시립미술관 2층 중앙홀에서는 카메룬 작가 바르톨레미 토구어의 퍼포먼스 「Manipulation」이 열린다. 1월에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이 개최될 예정이며, 자세한 일정 및 모집 공고는 12월 말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진다. ■ 대전시립미술관

Vol.20091222b | 여림에 매혹되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