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외눈박이 Digital Cyclops

김재영展 / KIM J.YOUNG / 金才暎 / photography   2009_1223 ▶ 2009_1229

김재영_경호원의 추억_C 프린트_60×70cm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_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본인은 대중 매체가 그 사실성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가상의 판타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는데 한 예로 추악하고 신랄한 현실의 뉴스를 접한 뒤 곧바로 이어지는 말랑말랑한 드라마를 보는 경우 처음에는 그 격차에 당혹스러워하지만 이내 주인공과의 100% 완벽 싱크로 합체로 그 가상의 판타지 속을 신나게 유영하게 되어버린다.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아예 드러내 놓고 가상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결혼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명제를 가상으로 엮어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드라마처럼 정해진 대본이 없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는 모든 것을 직접 플레이하기에 가상과 현실과의 싱크로 율이 더욱 높으며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거나 함께 힘을 합해 미션을 달성하곤 한다. 현실 속 상황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캐릭터만으로 기억되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실제와 가상이 뒤범벅이 된 미스테리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 미국에서 트윈타워가 무너져 내라는 무시무시한 현실을 TV로 지켜보던 전 세계인들은 그것을 마치 영화와 같다고 외쳤다. 그만큼 가상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져있는 것이다. 또한 그것이 진실인가 아닌가의 문제를 벗어나 가상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익숙하고 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본 작품은 디지털 사이클롭스(Digital Cyclops)라는 외눈박이 괴물을 통하여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현실과 가상 그리고 그 경계를 오가며 동심의 시각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현실을 재창조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에서부터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가기를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하고자 한다. ● 혹자는 본 작품을 매직 리얼리즘이라 한다. 데페이즈망, 우연성, 무의식을 따르는 초현실주의와는 달리 이성을 바탕으로 한 현실과 현실 외적인 면을 보이기 때문인데 초현실주의자가 무의식적인 꿈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에 반해 현실을 저버리지 않은 채 꿈과 환상을 덧입히려 한다는 점에 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현실과 상상 세계가 합쳐짐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았던 세계를 보고자 하는 것은 가뭄이라는 현실 속에서 비가 내리길 기원하는 주술사의 기도와 제사(祭祀)처럼 꿈과 희망이 뒤범벅된 거대한 힘으로 놀라운 세계의 문을 열고자 하는 것과 같다. ● 언제나 어른스러운 현실적 타협과 대처를 강요받아온 우리는 마음 깊이 품어온 해맑은 동심과 꿈을 드러내는 순간 곧바로 철부지 어린아이 같다는 이유로 멸시 받게 될지도 모른다. 때로는 막강한 통증을 선사하는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동심을 잃지 않고 사는 자들이 있다는 것, 현실 너머 꿈의 세계를 향해가고자 그 경계를 가끔이라도 넘어보자 애쓰는 것, 그러한 작은 의지가 모여 우리의 삶과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막연히 희망적인 기대를 해본다. ■ 김재영

김재영_go_C 프린트_60.5×70cm_2008
김재영_관람_C 프린트_60.5×70cm_2008

I think thatthe mass media produces both realities and fantasies. For example, news programs reflect harsh realities, while soap operas induce audiences into a sea of fantasies, synchronizing them with its protagonists. In entertainment programs, the extremely realistic theme of marriage is used as a strategy to meet imaginary fantasies. To this, and unlike drama, which depends on a fixed script, an online game is played directly by a gamer that meets new friends or achieves his missions in collaboration with friends in a virtual space. Friends remembered as characters become mysterious beings in a mixture of reality and illusion. ● Many television viewers around the world felt the collapse of twin towers in New York City like a film scene. We remain familiar with imaginary scenes. That is, whether an incident is true or not, we feel familiar and comfortable when accepting it as something imaginary. ● Through a one-eyed monster called digital Cyclops, this work recreates space-time in the digital media age from the perspective of childlike innocence, blurring the boundary between reality and illusion. It also reflects contemporary people's dreams of entering another world, escaping from reality. Some call this work magic realism. ● Unlike the surrealists, pursuers of depaysement, contingency, and the unconscious, my work demonstrates reality and its external aspects based on reason. My work adds dream and illusion to reality without completely giving up on representation while surrealists presented unconscious dreams. Like a sorcerer's prayer or spell for rain during a long drought, to create an invisible world by fusing reality and imagination is like an attempt to open up the door of an amazing world with the enormous force of dreams and hope. ● We might be despised immediately after unveiling our childlike innocence and dreams, as we have always been forced to cope with reality with an adult-like compromise. There are those who live with a childlike innocence, even in a reality that brings unfathomable pain, who try to go beyond reality, moving forward to their dream. I vaguely expect our lives and future can be changed through their small attempts. ■ KIM J.YOUNG

김재영_big_show_C 프린트_70×70cm_2009
김재영_the legend_C 프린트_70×70cm_2009

김재영-외눈박이 캐릭터로 보는 또 다른 세계 ● 김재영은 디지털 정보를 취합해 재배열하고 연출해서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자신의 상상과 의지대로 이미지를 펼쳐놓은 결과다. 주어진 다양한 정보/이미지를 콜라주하고 합성해내는 즐거운 유희의 결과이기도 하다. 아니 결과라기 보다는 그렇게 우연적인 만남이 다소 예기치 못하는 흥미로운 상황을 전개하는 다분히 초현실적인 작업방식과의 공유성도 스며들어있다. 의식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것들의 조우 혹은 의도된 목적과 그 목적에서 슬쩍 벗어나 느닷없는 상태로 옮겨가는 차원이 공존한다. 현실에 저당잡혀있어야 하는, 외부에 기생해야 하는 사진이 그로부터 벗어난, 다분히 초현실적인 사진적 욕망이 오늘날 컴퓨터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는 데페이즈망이나 우연성, 무의식을 따르는 초현실주의와는 조금 달리 현실과 현실 외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실을 저버리지 않은 채 그 위에 꿈과 환상을 얹혀놓으려는 시도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져 이룬 또 다른 세계말이다. 그것은 현실계나 가상계라는 이원론적 구분으로 경계지워지는 것을 흔든다. 그 분리에 저항한다. 두 개의 다른 차원을 한 눈으로 동시에 보고 싶다는 욕망이기도 하다. 다분히 주술적인 이 욕망은 어쩌면 그 두 개의 세계가 어지러히 공존하는 오늘날 상황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둘 다 부정할 수 없이 살아내야 하는 세계이고 유혹이고 절망이며 벽이자 지평이다. 그런가하면 너무 많은 이미지에 의해 포박된 현실계에서 이제 사진가들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찍기 보다는 일상에 만연된 그 이미지들,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가지고 조작하고 놀이하는 쪽으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상황의 한 예이기도 하다. ● 작가의 손에 의해, 기계적 조작에 의해 마음껏 이미지를 창출해낼 수 있다. 그 결과물이 프린트 되어 한 장의 사진이미지로 응고되었다. 컴퓨터의 도구적 사용으로 인해 가능해진 사진이미지다. 사진과 그림, 이미지와 문자, 다양한 기호들과 만화의 말풍선 및 문자 등을 자유로이 삽입, 보정하면서 만들어내는 이 작업은 모든 장르를 구분없이 뒤섞어낸다. 환상과 유머, 즐거움과 발랄한 상상력에 의존하는 그런 이미지다. 생각해보면 컴퓨터는 예술가의 주관적 상상력을 자동화해주고 그로인해 생각해내는 것들 모두가 이미지로 가능하게 되었다. 이처럼 컴퓨터는 분명히 시각적 거짓말의 생산 능력에 있어서 무척 강력한 도구다. 이 점이 동시대 작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인 듯 하다. 그것은 주어진 현실계의 완강한 물리적 법칙을 벗어나 있는 세계를 가능하게 한다. 아니 자신이 스스로 낯선 세계를 재창조한다.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 존재할 것 같은, 아니면 이미지로 인해서 가능한 그런 세계가 식물처럼 무럭무럭 자라난다. 실제적이지 않은 지표적 이미지를 시뮬레이트 하면서 자신의 위조성을 은폐해나간다. 그렇게 디지털 이미지의 신축성은 액체처럼 흐르는 회화적 텍스트에 해당한다. 그것은 '변신의 시학'을 겨냥하는 불안전한 텍스트이기도 하다. 고정되거나 완결된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가변적이고 고정되지 않으며 활성적인 그런 이미지들이다. 모든 결정론적인 상황을 유유히 벗어나 어디로 연결되고 어떻게 부풀어오를지, 어떤 식으로 접속되어 나갈지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이미지의 불확정성과 유동성, 조작성을 노출한다. 그것은 수시로 전이되고 또 다른 존재와 접속되면서 이른바 노마드적인 이미지를 가능케 한다.

김재영_moonwalker_C 프린트_70×70cm_2009
김재영_love_C 프린트_70×70cm_2009

김재영의 사진 속에는 외눈박이 캐릭터가 등장한다. 일종의 김재영의 아바타인 셈이다. 나라는 존재를 대신하는 캐릭터들이다. 이른바 디지털 존재digital-being이다. 아바타란 것은 자신의 존재를 캐릭터로 분장하는 것인데 그 캐릭터는 가상의 존재다. 실제하지 않는 가상이 존재가 실제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와 가상이 뒤범벅된 미스테리한 존재인 아바타처럼 이 외눈박이 역시 가상의 것이다. 김재영의 작품에 왜 외눈박이 사이클롭스가 캐릭터로 등장할까?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 괴물은 몸의 감각기관 중에서 유독 눈만이 강조된 형국이다. 그것은 오로지 보는 것에 의존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른바 망막중심주의를 상징하기도 한다. 작가 자신이 만든 이 디지털 사이클롭스라는 외눈박이 괴물은 작품 안에서는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동시대의 현란한 스펙타클 문화에 대한 은근한 비판도 묻어있다. 이 캐릭터를 통해 작가는 오늘날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현실을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그 외눈박이는 작가의 분신에 해당한다. 그 눈을 갖고 작가는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오가며 동심의 시각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현실을 재창조하고자 한다. 이 현실계로부터 벗어나 다른 세계를 꿈꾸며 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모습 또한 반영하고자 한다. ● 오늘날 가상과 현실, 실제의 구분은 모호해졌다. 작가는 현실과 가상을 섞어서 그만의 풍경을 만들어보인다. 상상해본다. 그 둘이 모여 이룬 세계는 기이하다. 현실 위에 상상, 가상의 세계를 합쳐 놓는다. 그 두 개의 세계가 뒤범벅이 되었다. 그것은 또 다른 세계로의 지평을 연다. 기이한 '매직리얼리즘'이다. 정보와 오락의 구분이 없는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에 기초한 멋진 신세계말이다. 그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장면 같다. 앨리스의 세계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다. 흥미진진한 이미지의 세계가 끝없이 펼쳐진다. 현실을 가상의 세계로 연장하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치게 된다. 나로서는 그런 상상력이 좀더 적극적으로 요구되었으면 한다. 그 외눈박이는 여러 분신으로 탈바꿈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스크린, 혹은 또 다른 이미지창으로 나오거나 이소룡이나 아테네여신, 나폴레옹, 배트맨, 용 등으로 출몰한다. 외눈박이 사이클롭스는 자기 눈에 또 다른 풍경, 장면을 선사한다. 그것은 역사적 사건이나 동시대 현실에 대한 반응, 자신의 상념과 환상 등을 대체한다. 세계를 관찰하고 응시하며 모든 것을 보는/감시하는 시각적 기제에 대한 은유이자 한편으로는 그 눈이 촉수를 달고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부유하고 있다. 또한 이 외눈박이 캐릭터는 일종의 동심을 뜻한다. 그것은 어른의 세계, 기성의 언어를 부정한다. 현실 너머의 세계를 꿈꾸는 일은 그것이 가상이든, 환상이든, 상상하기든 여전히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처럼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며 상상과 꿈의 나라를 창조하고자 하는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디지털 모델들은 실제와 다름없는 풍부한 감정을 보여준다. 오늘날 현실과 가상의 차이는 사라졌다. 디지털미디어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이미지와 말풍선, 문자와 다양한 기호 들이 혼재해서 이룬 장면은 여러 장르를 뒤섞고 몽상과 상상의 가능성을 조금씩 넓혀간다. 그런 여정에 김재영의 이미지가 숨쉰다. ■ 박영택

Vol.20091223g | 김재영展 / KIM J.YOUNG / 金才暎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