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과 익명의 산타전(殿)

난다展 / NANDA / mixed media   2009_1215 ▶︎ 2010_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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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쿤스트독 프로젝트 스페이스 KUNSTDOC PROJECT SPACE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2-9번지 Tel. +82.2.722.8897 www.kunstdoc.com

Red Circles ● "Red Circles"은 특정한 날들에 부여된 의미들과 문화 현상을 통해 사회와 대중, 스펙터클의 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시작한 연작이다. "Red Circles"은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기 위해 달력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 이외에 Circle이라는 단어가 포함하는 순환, 궤도, 회전의 의미도 담고 있다.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는 '특별한 날'은 일 년, 혹은 일생이라는 궤도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날들 중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어느 정도의 준비를 필요로 하는 의식儀式을 수반한다. 모든 의식은 정해진 방식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반복이 동시대의 이데올로기나 환경 등의 요소들로 말미암아 미묘하게 변화된다는 점에서, 또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과시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연극적이다. 현대에 이르러 의식의 참여자는 (의식의 주체로든 의식을 구경하는 정도의 소극적 참여든)의식을 통해 일상과 분리된 여가와 휴식을 경험하고자 한다. 현대의 의식은 여가이며 축제인 셈이다.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에 따르면 농경사회에 그 기원이 있는 축제는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현대사회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축제' 또는 절기상의 '의식'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축제 본래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는 상업주의로부터 조장되는 낭비와 활력이 주는 일상으로부터 일시적인 해방이다.

난다_가장과 익명의 산타전_혼합재료_220×580×280cm_2009

『가장과 익명의 산타전(殿)』은 "Red Circles" 연작 중 첫 번째 프로젝트다. 크리스마스는 일 년 중 가장 스펙터클하고 소비적인 축제로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언제부턴가 기독교행사에서 국제적인 연말행사가 되어버린 것처럼 생일의 주인공인 '예수'보다 '산타클로스'가 먼저 떠오르게 된다. 2000년이 지난 지금 구체적인 모습을 알 길이 없는 예수보다 정확한 이미지를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에 익숙한지도 모르겠다. 코카콜라에 의해 빨간 옷을 처음 입게 된 산타클로스는 성공적인 광고모델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봉사와 나눔'의 선한 가면으로 만들어진 메타이미지는 다른 기업들의 광고이미지로 재활용되는가 하면 미디어를 동원한 정치가들의 정치유세, 자신의 선행을 널리 알리려는 개인들에 의해 다시 입혀진다.

난다_ Enjoy Christmas!_비디오_00:00:25_2009

인터넷 뉴스에서 접한 서울의 한 행정구청에서 모집한 '1004'산타의 단체사진은 수백, 수천의 부처를 모시고 있는 다불전(多佛殿)을 연상시켰다. 사진 속의 산타들은 모두 카메라를 향해 두 팔을 머리위로 둥글게 올려 하트모양을 만들고 이빨이 보이게 웃고 있다. 다불전의 배열처럼 어느 얼굴 하나 앞사람의 머리에 가려지지 않았다. 모든 존재가 보이는 스펙터클한 배열이다.

난다_Open Happiness_종이에 디지털 프린트, 골판지 상자, 라벨스티커_가변크기_2009
난다_Open Happiness_종이에 디지털 프린트, 골판지 상자, 라벨스티커_가변크기_2009

한편 산타의 복장은 그 특징이 뚜렷하고 똑같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같은 시기에 여기저기에서 보여기 때문에 옷을 입고 있는 각각의 사람들을 익명화시킨다. 가면에 의한 익명성은 사회적 제약이나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나게 한다. 최근의 뉴스들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산타와 관련된 범죄들도 익명성을 이용한 것들이다. ('산타 프로그램에 자원 봉사자로 등록한 우체부가 입수한 주소지의 아동 성범죄', '산타복장 괴한, 크리스마스이브 총기난사', '50명이 산타 복장을 하고 영화관에 나타나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을 밀치고 기물을 파손하면서 난동을 부리는' 사건 등) 인터넷에서 산타클로스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이든 익명이든 빨간 옷 한 벌로 산타가 되어 크리스마스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 같은 옷으로 변장을 하고 있어서 언뜻 보기에 같아 보이지만(자세히 살펴보면 구분도 가능하다.) 그들은 모두 다른 개인이고 각자의 방법으로 크리스마스라는 축제를 즐기고 있다. 코카콜라의 광고 문구처럼 'Enjoy' Christmas! ■ 난다

Vol.20091228f | 난다展 / NANDA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