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展 / LEEDONGUK / 李東昱 / painting   2010_0304 ▶ 2010_0330 / 공휴일 휴관

이동욱_열차 풍경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224×145.5cm_2009

초대일시_2010_0304_목요일_06:3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공휴일 휴관

오페라 갤러리_OPERA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1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1층 Tel. +82.2.3446.0070 www.operagallery.com

불안의 시뮬라시옹 ● 초현실주의자들의 시선은 현실의 외면적 질서 뒤편에 놓인 '객관적 우연성(objective chance)'을 드러냄으로써 일상생활을 변화시키려는 욕망으로부터 유발되었다. 그들의 작업이 갖는 세 가지 요소를 집어본다면, 첫째가 '순수한 심리적 자동 기계'에 대한 강조를 통한 자동기술법(automatic writing)과 유사한 자동심상법(automatic imagery)이고, 둘째는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보듯이 꿈에 대한 관심이다. 그들의 그림은 세부묘사를 하는 리얼리즘적 기법을 통해 환영적인 꿈의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계가 없는 물체들의 병렬이 몽타주와 콜라주를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동욱의 그림에선 이런 초현실주의적인 요소들이 모두 내재되어 있다.

이동욱_풍선 폭탄 실험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162×130cm_2008
이동욱_풍선 풍경-불꽃놀이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162×259cm_2009
이동욱_딜레마_캔버스에 아크릴,유화_244×145cm_2009
이동욱_풍선 풍경-아마존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100×80cm_2008

그가 주로 다루고 있는 소재인 풍선은 '진정한 사고 과정'에 접근하기위한 자동기술적인 몸짓의 기록물이다. 물론 그가 목표로 하고 있는 진정한 사고란 그의 욕망의 근원과 다름 아니다. 그가 수많은 풍선을 '기술하면서(describe)' 성취하려고 하는 풍경의 특성은 풍선이 지닌 —볼륨이 커질수록, 부풀어 오를수록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떠오르는, 극한의 팽창이 폭발의 부재로 이어지는— 존재적 모순성과 일치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크 라캉(Jacques Lacan)식으로 말해서 인간 욕망의 끝없이 이어지는 충족과 결핍의 변증법을 부여주고 있다. 걷잡을 수없는 속도로 거품처럼 팽창하고 확산하는 화면의 이야기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는 '공(空)'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것은 그의 풍선들이 그 욕망을 지워나가기 위한 반복적인 망각의 부호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망각(妄覺)'이란 감각을 지워가고 잊어버리는 것이기에 결국 욕망의 육적인 충족에서 정신적인 결핍으로의 급작스런 전환을 예상케 하는 그의 화면은, 표면상으로는 극적일 뿐 평정의 추상성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가 짐 마이어슨, 야요이 쿠사마, 볼프강 라이프의 그림에서 자신 작업의 친밀성을 찾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동욱_풍선 풍경-태풍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73×100cm_2009
이동욱_풍선 풍경-태풍_캔버스에 아크릴, 유화_73×100cm_2009_부분

그러나 이런 자동기술적인 전개를 통해 그가 도달하고자 하는 '안정적인 부재'가 그의 실존적인 '불안'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이동욱의 불안은 하나의 개인인 그에게 다가오는 종교, 과학, 전쟁, 미디어 등과 같은 사회적인 거대 권력구조의 압력에서 발생한다. 문제는 이런 불안의 원인들에 대처하는 그의 형식적인 방법론이다. 초현실주의적 몽타주의 「자화상」, 「풍선-마리아」, 「풍선-마우스」, 「풍선-라마」, 혼령들의 입자 같은 「풍선 풍경-아마존」,「딜레마」, 종말을 향한 풍선의 묵시록 「풍선 풍경-뉴욕」, 전쟁과 재난에 대한 고발 「풍선 폭격」, 「이라크 풍선 테러」, 「숭례문 풍선 사건」, 종교의 폭력성을 다룬 「풍선 숭배」 등의 작품은 어찌 보면 일종의 포스터나 TV 광고처럼 직설적인 부분이 있다. 다른 한편 디지털 이미지를 캔버스의 환경으로 전환시킨 것 같은 느낌도 있다. 그의 그림이 또 하나의 시뮬라시옹을 생산하는 미디어가 되지 않으려면 화면 속의 대상이나 사건들이 그것이 놓여있던 사회적 질서나 공간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야 한다. 그래서 그것들이 지닌 도덕적, 심리적, 상징적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것이 그가 진정한 안정을 획득하는 과정이며, 그의 그림이 재현이라는 전통적인 족쇄에서 자유로워지는 방향이 될 것이다. 불안한 실존의 상징인 풍선으로 그와 대조적인 성격의 무거운 사회적 문제들을 은폐하고, 그것의 의미를 전복시키기는 힘들다. 이동욱의 그림이 보여주는 장점은 대립적인 은유적 질서와 환유적 질서—예를 들어, 시와 산문,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초현실주의와 저널리즘의 대립적 요소—가 같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그가 무의미화 된 색과 형태의 현대회화가 지닌 한계를 또 다른 측면에서 극복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 사회와 보다 넓은 소통을 꿈꾸면서도 가볍지 않고, 진지함을 잃지 않는 그의 태도와 시선도 소중하다. 머지않아 그의 화면 속에서 '객관적 우연성'을 넘은 '보편적 우연성'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 이건수

Vol.20100304b | 이동욱展 / LEEDONGUK / 李東昱 / painting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