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쫓다, 그녀를 쫓다

양혜진_이윤경展   2010_0407 ▶ 2010_0413

양혜진_TV-그녀를 쫓다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09

초대일시_2010_040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31_GALLERY 31 서울 종로구 관훈동 31번지 B1 Tel. +82.2.732.1290

양혜진은 TV화면을 통해 보게 되는 수많은 장면들 중에서 마치 숨어서 몰래보는 듯 한 느낌의 장면을 선택한다. 뿌옇게 흐려진 저해상도의 화면 속에 나타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는 뭔지 모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익명의 그녀를 뒤쫓는 시선은 스스로의 것이 아니다. 카메라의 눈을 빌어 뒤를 쫓으면서 별것도 아닌 남의 일에 상관하고 있는 것이 허망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보여지는 것이 이미 '별것'인 것처럼 느껴져서 일까? 카메라의 시선을 쫓아가면서 현실세계에 참여하고 있다고 착각마저 하고 있다. TV를 통해 눈앞에 생생하게 비춰지는 진짜 같은 허구의 세상, 혹은 허구 같은 진짜의 세상을 관찰하면서 환영의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은 주변을 둘러싼 시각적 환경의 힘겨루기 속에서 주관적 관찰자의 역할을 하고 싶은 자의식의 표현이다.

양혜진_미행하는 시선_캔버스에 유채_65×85cm_2010
양혜진_뒤를 쫓는 시선_캔버스에 유채_65×85cm_2010
양혜진_훔쳐보는 시선_캔버스에 유채_65×85cm_2010

이윤경은 이불장 속, 켜켜이 쌓여있는 이불의 틈새 사이로 숨겨진 삶에 대한 욕망을 읽는다. 신발장 속, 무심히 자리하고 있는 신발들 속에서 숨가쁜 삶의 호흡을 읽는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내다본 창밖의 풍경에서 익숙함을 깨는 생경함을 느낀다. 일상의 삶 속에 불현듯 침입한 사건으로 인해 현실은 안전함을 보장할 수 없는 불안정한 공간이 된다. 마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공기처럼 너무나 익숙해서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주변공간을 관찰하면서 이윤경은 삶을 살아내는 푸닥거림, 욕망, 그리고 두려움을 감지한다. 이렇게 그녀가 감지한 감성들은 그림을 그려내는 원동력이 되며 이것은 다시 스스로에게 生을 살아내고 있는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이윤경_四人 가족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0
이윤경_四人 가족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0
이윤경_어느 여름날_캔버스에 유채_112.2×145.5cm_2010

이윤경과 양혜진이 삶의 주변을 바라보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은 어느 한 순간, 어떤 공간에 자신이 있었음을 드러내기 위해 흔적을 남기는 행위처럼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그것을 다시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이때 그림은 마침표를 찍는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의식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이어주는 도구이다. 이제는 공감의 지점을 예민하게 찾아가는 관찰자이고자 한다. ■ 양혜진

Vol.20100407h | 그날을 쫓다, 그녀를 쫓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