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DA

백한승展 / BAIKHANSEUNG / 白翰承 / photography   2010_0407 ▶ 2010_0420

백한승_SODA#212707_젤라틴 실버 프린트_106×158cm_2008

초대일시_2010_041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1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비와 사진, 그리고 사진사 ● 흔히들 시뮬라크르니 하면서 예술적인 탐구를 한다고 이래저래 실험들을 하고, 현대적인 사유를 한답시고 어설프게 철학적인 의심들을 내뱉는다. 예술에 대한 너무 많은 질문들과 괴변들 때문에 그냥 지긋이 감상하면서 좋다 할 수 있을 것을 그렇게 못하고, 그냥 진득이 만들어도 좋을 것에 괜한 철학적 풍요를 끌어들인다. 그래서 현대미술에는 아는 척이 너무 많다. 그 아는 척 때문에 현대를 현대이게끔 해준 많은 사상가들과 모더니스트들의 예술에 대한 희망이 점점 공허해지는 것 같다. 많은 현대미술이 그 아는 척에 기대서 실재로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으면서 바람직한 존재 이유는 죄다 갖고 있다. 예술이 예술로되기 위해서 예술이게 끔 하는 정의를 스스로 부여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금 그 공허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순수한 상태, 그냥 하고 싶어져서 하는 그런 태도를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만약 누군가 사춘기를 지난 어른으로서의 순수함을 회복한다면, 그 순수는 어린아이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간의 회복이 더 강한 면역력을 가진 새로운 세포의 분열이듯이, 자기 의지에서 비롯된 재생은 과거의 파괴를 회복한 새로운 탄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구심과 호기심에서 비롯했던 파괴나 해체 같은 개념놀이보다 다시 어린시절 상상의 세계를 회복한 그 어른의 그 순수한 놀이가 표현으로서는 훨씬 더 강력하다고 본다. 판단을 중지하고 감각에 충실한 놀이, 그 놀이가 사진찍기일 경우, 사진이 빛으로 환원된 사물이라느니, 미완의 진실이라느니, 실재의 재현이라느니 하는 골치 아픈 고민은 필요가 없다. 그냥 마음이 동하고 손이 움직일 때 셔터를 누르면 된다. 시야가 흐려서 눈이 동하고, 비가 와서 몸이 동하면 그 동한 눈과 몸을 마음껏 움직이는 놀이, 백한승 은 그 놀이를 위해 몇 해 동안 천통의 필름을 감고 수 백벌의 옷을 적셨다. ● 백한승 의 놀이에 동행한 적은 없다. 낮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다니던 모습을 본적은 많다. 밤에 술마시며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본적도 많다. 하지만 비오는 밤에 귀한 카메라가 젖던 말던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얘기만들었다, 비올 때 사진 찍고 싶어진다고. 그러다 얼마 전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전시를 위해 그 많은 필름들을 걸러서 건진 몇 장의 사진을 보면서 그의 놀이를 연상했다. 처마끝의 낙수가 화강석을 뚫듯이 변주곡을 연주하는 굴드(G.H.gould)의 무당 같은 신음소리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젖은 담배연기 한번 깊게 빨아들이고, 천천히 셔터를 눌렀을 것이다. 자동차도 찍어야 하고, 사람도 찍어야 하고, 거친 아스팔트, 미끈한 하이힐도 찍어야 한다. 그러다 빗방울이 찍히고 빗줄기가 찍히고, 그 빗물과 도시의 속도에 맞춰져 조금씩 빠르게 눌렀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셔터의 리듬 때문에 저절로 막 빨라지면서 갑자기, 어둠과 물로 가득 찬 공간에 '팍' 하고 터지는 폭발을 포착하였다. 그렇게 그의 놀이는 그 섬광처럼 퍼진 분출물과 함께 마무리가 된다. 이후, 우리는 그 폭발을 보는 중에 집을 보게 되고, 그 옆의 자동차, 그리고 전신주의 전선들을 보게 되지만, 실제로 우리가 보는 것은 그가 가졌던 그 희열의 절정이지, 그 대상들도 아니고, 거기서 반사된 빛도 아니다. 다른 사진들도 마찬가지다. 가끔 가시적인 것이 가시적이지 않은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때가 있다. 그의 사진은 그것을 아주 쉽게 알게 해준다. 그것도사진으로 말이다. ● 사진을 원본이라고 하든 재현이라고 하든, 사진에서 분명한 건 찍는 자가 반드시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보든 세상의 표면을 벗겨내든, 그 자신이 셔터를 눌렀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게있는 사진은 그의 놀이에서 생겨난 흔적이다. 그 흔적을 남긴 건 그이지만 그를 그렇게 하게 만든 건 비오는 밤 움직이는 물방울과 그것을 움직이게 한 세상인 것은 더욱 분명하다. 이렇게 사진가, 셔터, 그리고그가 서있는 비에 젖은 세상이 명확한데 더 이상 그의 사진을 놓고 다른 얘기들을 할 필요가 있을까. ■ 박순영

백한승_SODA#106538_젤라틴 실버 프린트_81×121cm_2009
백한승_SODA#402202_젤라틴 실버 프린트_150×101cm_2008
백한승_SODA#303619_젤라틴 실버 프린트_150×101cm_2009

사진은 본질적으로 외부를 바라보고 겨냥하여 광원이 발산하거나 대상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을 기록한다. 이렇게 기록된 빛은 현실 혹은 실재를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들은 나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나는 나의 눈길이 머문 대상에 필터를 씌우고 싶었다. 그 필터를 통해 나 자신을 비추어보고 싶었다. ● 직접적인 대상의 재현이 스스로에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한 것은 실명의 경험이었다. 각막이식 후 거부반응으로 인한 부종으로 인해 모든 세상이 뿌옇게 보이던 그 때, 나는 내 각막에 차오른 물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자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때, 나는 모리스 유트릴로의 그림을 보고 있었다. 그가 그린 흰 벽을 가진 닫힌 문의 교회그림 속 어딘가를 내 각막에 찬 물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 그리고 나는 여행을 떠났다. 나를 아는 누군가를 만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나에게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그런 자유로운 고독의 시간들 속에서 사진은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도구였다.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했다. 마음과대상을, 대상에 투영된 나의 마음과 그것을 확인하려 하는 나 자신을 연결시켜주는 매체로서의 조각난 빛들은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어디로든 떠돌 수 있는 자유 속에서 인생의 의미에 관해 자문했다. 부러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는 순간이었다. ● 그리고 나는 돌아왔다. 자유의 사이렌으로부터 탈출한 오디세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원했다. 밤의 미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음에 쌓이는 일상의 찌든 먼지를 씻어내 주던 것 역시 물이었다. 파인더에 맺힌 방울방울 물방울들은 목구멍 속 톡톡 터지는 소다수처럼 시리도록 빛났다. ■ 백한승

백한승_SODA#315621_젤라틴 실버 프린트_106×129.5cm_2009
백한승_SODA#432736_젤라틴 실버 프린트_100×67cm_2007
백한승_SODA#308134_젤라틴 실버 프린트_32.5×22.5cm_2010

Rain, photograph and photographer ● Today's art is inundated with a variety of experiments conducted in the name of aesthetic investigation, mostly mentioning Simulacra. Those who pose as a modern thinker clumsily spit out philosophical skepticism. Amid mountains of questions and choplogics on art, people don't just enjoy art works as they are and artists themselves strive to bring philosophy into their works, when they don't have to. For this reason, modern art is intellectually cocky. It is this intellectual cockiness that increasingly neutralizes artistic aspirations of a lot of great thinkers and artists who made modernism truly modern. Many of modern art pieces have all possible good names on them as their raison d'etre on the strength of intellectual vanity, while they don't really make any sense. It is critical for artists to look into what constitutes art in order to make a genuine art piece. More important, however, is that they need to go back to where they did what they did for the hell of it. They need to recover innocence of their early years even to fill the void begotten by intellectual arrogance. If an adult who has passed his adolescence way back, can regain their childhood innocence, it doesn't mean that he would return to exactly where he was. The simple-heartedness he has now is different than that he used to have back then. Just as a liver recovered from an illness is byproduct of division of healthy cells with stronger immunity, self-motivated reproduction gives rise to recovery from past damage. In this regard, I believe that childlike enthusiasm and simplicity based on regained imagination of childhood would result in way stronger visibility in art pieces than fiddling with concepts such as destruction or deconstruction. Stop thinking and just play with your senses. In case the play of your choice is photography, you don't have to torture yourself with all those difficult concepts e.g. photograph being an object restored to lights, photograph being incomplete truth or photograph being a replica of reality. All you have to do is to press shutter, when your heart dictates and your hands are ready to go. For Baek, Han Seung, his blurred vision aroused his appetite to see and rain drove him to the street. Then, he indulged himself in that play, moving his eyes and limbs restlessly. He has winded thousand rolls of film and wetted hundreds of clothes for years to perfect the play. ● As a matter of fact, I haven't followed Baek when he went out to play. Most of the time, I saw him walk around with light steps during daytime. Many times, I also saw him laugh out loud in a nightly drinking session. Still, I haven't witnessed him stride along the street on a rainy night, swinging his precious camera around, as if he didn't care whether it got soaked or not. I just heard that he gets crazy for shooting outside on a rainy day. Then, I visited his studio the other day. Looking at some of the pictures selected out of thousands of films for the exhibition, I concurred up the image of him indulged in his play. What also crossed my mind was Variations played by Glen Gould, that shaman-like groaning sound, produced when rain water drips from the eaves as if it determines to punch a hole on a piece of granite. Taking a long drag on his wet cigarette initially, he might have started pressing shutter slowly. He might have felt like shooting cars, people, rough asphalt pavement and sleek high hills. There might have been no shortage of things to shoot. Soon, rain drops might have been shot, rain streaks might have been shot and he might have quickened his shutter press in line with the speed of the rain drops and the city. And then, as the rhythmical press of shutter picked up more speed, he might have experienced this moment of "boom" in the middle of watery darkness. Finally, he must have captured the moment of explosion. That way, he might have wrapped up his play with pieces of shrapnel scattered around in a flash. Afterwards, while seeing the explosion, we see houses, cars next to them and wires on utility poles. What we really see, however, is culmination of bliss that he had not those objects or light patters reflected on them. The same holds true for other pictures. At times, something visible directly shows something less visible. He offers valuable but easy learning for that, and with pictures. ● Whether you call a photo the original or a copy, one thing obvious is that there should be a photographer. Plus, whether he looks at the world through his photograph or he strip off surface of the world, it is also obvious that he himself pressed the shutter. Photos that came into being that way are marks of his playing. Though it is him who left all those marks, another obvious fact is that what invited him to do so is moving water drops on a rainy night and the world which made those water drops move. Amid this unequivocal presence of photographer, shutter and rainy world where he is standing, what else can we talk about his photos. ■ Soon young Park

Photography in essence, is the process of looking and aiming outside and recording light patters reflected or emitted from objects there. Those recorded lights look like representation of the real and actual. ● However, such representation does not interest me. I am drawn to what stirs up my emotion. I wanted to put a filter on objects on which my eyes were riveted and look at myself reflected in the filter. ● I had to admit simple representation is meaningless, when I experienced near blindness. I suffered blurred vision due to edema, which was side effect from cornea transplant. Back then, I comforted myself with the belief that I was just looking through the water swollen up on my cornea. I used to look at Maurice Utrillo's painting back then. I was looking at somewhere in the white-walled church with its door closed in his painting through my watery cornea. ● Then, I left for travel. Low chances of encountering someone I know gave me odd sense of security. In solitude I opted for, photography was means to validate my existence. I asked myself what I really want. There were fragmented lights recorded on a film, serving as a medium connecting heart and the object and my heart reflected on the object and me trying to verify it. In that freedom where you may go anywhere you wish, I also threw a hard question at myself as to what it means to live. It was the moment that I got nothing to envy and nothing to get scared of. ● Then, I came back. Having escaped from Seiren named freedom, Odysseus wanted Dionysus. That is how my nightly followings began. It was also water that washed away day-to-day dirt piling up in my heart. Water drops formed around the finder were dazzlingly shiny just like fizzy soda in the throat. ■ BAIKHAN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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