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속의 풍경

이상현展 / LEESANGHYUN / 李相賢 / sculpture   2010_0409 ▶ 2010_0430 / 월,공휴일 휴관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합성수지, 마천석, 스테인리스 스틸_70×100×30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422g | 이상현展 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10_0409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10: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크링 CREATIVE CULTURE SPACE KRING 서울 강남구 대치동 968-3번지 Tel. +82.2.557.8898 www.kring.co.kr

이상현의 조각 - 역설적인 유토피아의 세계遠上寒山石徑斜 / 白雲生處有人家 / 停車坐愛風林晩 / 霜葉紅於二月花. 한산에 오르려니 굽이 굽이 돌길이요, 흰 구름 깊이 서린 곳에 인가가 보이도다, 수레를 머무르고 짙은 단풍 즐기노니, 서리에 물든 잎이 봄꽃보다 붉도다.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 철_240×300×150cm_2010

구한말 화가 심전 안중식이 「추경 산수도」에 화제로 인용했던 당나라 말기의 시인 杜牧의 이 시는 대자연의 조화와 아름다움에 대한 시적 심상을 칠언절구 속에 담은 「한산」이란 시다. 오염된 대기, 시멘트의 회색빛과 날카롭고 번뜩이는 금속장식, 형광등의 차가운 불빛, 피폐해져가는 도시적 풍경과 공해에 찌든 구름 없는 회색 하늘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보며 만약 그가 오늘에 살아 이 시대의 풍광을 시로 읊는다면 과연 어떻게 읊었을까?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합성수지_140×170×40cm_2010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자연적 환경조건의 영향과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자연환경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활주체로서 인간의 심성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며 나아가서 고유한 미의식 내지는 예술의식을 비롯한 문화현상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 도심 속의 잿빛하늘을 보고 자란 어린아이에게 형성된 미의식과 목가적이고 한적한 농촌에서의 맑은 하늘을 보고 자란 어린아이에게 형성된 미의식은 분명 다르며 그 심미안으로 자연을 보고 느끼는 감정과 이미지 또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눈에 익은 어떤 경험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이미지는 선험적 직관에 의해 많은 상상력을 낳게 한다.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스테인리스 스틸_62×120×60cm_2009

일관되게 이미지화된 구름을 모티프로 해서 작업 해오고 있는 이상현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거기엔 파라독스가 녹아 있다. 어릴 적 회색빛 도심에서 자란 그에게서 맑고 깨끗한 구름 속을 헤매며 상상의 세계를 동경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표현 하고자 하는 예술적 조형에 딜레마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름들을 조각할 때 유치하리 만큼 희고 깨끗한 이태리산 대리석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작품에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들을 자주 등장시켜 맑고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줌으로서 그의 역설적인 의도를 읽게 한다.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_60×120×120cm_2008

2008년 이전까지 이상현의 작품들은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구름」이라는 문학적 이미지의 형상과 구름과 같이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연」이라는 유형의 형상을 통해 그가 상상하는 내면속의 풍경을 그려왔다. 인위적 조종에 의해 하늘을 날고 떠가는 「연」과 자연 속에 사라졌다. 다시 생겨나는 「구름」이라는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넘나들고 있으며 어린 시절로만 기억되던 구름이나 아이들, 시계, 무지개와 같은 이미지를 통해 초현실주의를 연상시키는 상상의 변용작용을 조형어법을 통해 가시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스테인리스 스틸_130×250×150cm_2009

최근의 이상현의 작품들은 양식적인 측면에서 볼 때 덩어리와 공간구성에 의한 입체 구성적 표현 보다는 이미지 중심의 풍경적 조형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2008년 이후의 작품들은 작품에 채색된 풍광(하늘과 구름)을 보여 줌으로써 중량감 있는 입체적 형태표현이 아니라 이미지로 인식되게 하여 자연스럽게 관조자의 입장에서 입체적 풍경을 연출되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상현의 조각들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보면 동화나 설화를 연상 시키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작가가 상상하는 내면속의 이미지화된 풍경들 인 것이다. 인간이란 원래 실제와 彼岸 사이를 오가는 이중적 동물이어서 인가? 그 풍경엔 자고 나면 변화하는 이 시대에 아날로그 마저 거부하고 전시 작품 중 채색된 모래시계를 설정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꾸는 시간 여행을 즐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상현_내면속의 풍경_합성수지, 철_240×170×120cm_2010

작품의 형상들이 말해주듯이 상징화된 도시 가옥 위에 떠 있는 구름, 인간과 구름의 결합, 구름을 낚는 소년, 구름을 타는 일엽편주위의 아이들, 구름이 된 나무, 구획된 틀 속에 갇혀져 있는 구름, 거울에 비춰진 구름, 실생활 속의 휴식 공간에 만들어진 상징화된 의자와 탁자, 이 모두가 이상현이 표현하고자 하는 조형 작품들이며 그가 꿈꾸고 있는 「내면의 풍경」이자 작품들의 제목이기도 하다. 여기엔 결국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 잠재되어 있는 바람소리와 자연의 향기, 동무들의 웃음소리가 그의 가슴속에 녹아들고 어울어져 그가 꿈꾸고 상상했던 유토피아의 세계가 곧 그가 지금까지 추구하고 있는 내면속의 풍경이 아니겠는가? ■ 백철수

Vol.20100412f | 이상현展 / LEESANGHYUN / 李相賢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