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봉展 / BAESOOBONG / 裵水鳳 / painting

2010_0414 ▶ 2010_0420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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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영원한 시간성과 오브제의 결합 ● 나는 나의 작품에 '영원한 시간성'을 담고 싶었다. 새로운 것을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속될수록 이쪽저쪽 눈치만 보는, 나의 간절한 얘기보다는 곁눈질에만 익숙해진 나 자신을 보았다. 목마르다. 공허하다. 이제는 미술이라는 울타리가 만들어 놓은 멍에를 벗어 던지고, 홀연히 내 식대로 내 생각대로 나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0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0

배수봉이 밝힌 이 작가적 발언은 그의 작품 세계는 물론 그가 작업해 온 과정들의 고뇌와 방향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배수봉은 지금 안동의 폐교에서 작업하고 있다. 그는 몇 년 전의 작업에서 꽃이라든가 과일 등의 자연 모티브를 꾸준하게 다뤄오다가 최근에는 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대상으로 테마를 옮겨왔다. 그런 그의 작업의 테마는 온통 고추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둘 때 우리가 그의 발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영원한 시간성이라는 부분이다. 영원한 시간성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멸의 내용을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성의 의지는 이미 고대 이집트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집트인들은 자연 현상이나 동물 등을 신으로 숭배했고, 내세(來世)를 믿는 종교관을 바탕으로 영혼 불명을 이상으로 간주한 것처럼 그들은 현세의 것보다는 영생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집트 예술은 '영원을 위한 예술'로 모두 영원불멸을 지향하는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가는 그러한 시간성을 그의 작업으로 끌어 들인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이전처럼 모래시계를 그리지는 않는다. 그는 과거의 정신과 영혼을 현재까지 잇고 싶은 것이다.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09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09

일반적으로 영원을 향한 이집트의 미술은 기하학적인 규칙성과 자연에 대한 관찰로 예술로 표현할 때 그들이 가장 중요시한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완전함이었다. 그러나 배수봉의 작품에는 그 영원성이 과거의 흔적을 가지고 오늘 다시 불러냄으로써 시간성의 힘을 드러내자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그러한 배경과 오브제로 재래적인 도구들을 사용한다. 항아리라든가 나무로 만든 소반으로 화면의 중심에 배치한다. 그러나 그 중심에 언제나 고추가 놓여있다. 그 붉은 빛의 고추들은 사각의 나무 소반 속에 놓여 있거나 그릇에 놓여있다. 뿐만 아니라 풋고추와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준다. 그 묘한 분위기란 마치 남녀를 상징이라도 하듯이 놓여있다.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6.7×155cm_2010
배수봉_이하리의 빛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16.8cm_2010

작가가 강조하듯이 "명멸하는 빛과 그림자", 이것보다 더 명백한 시간적 증거가 어디 있으랴. 촌각의 시간이 모여 영원한 시간이 됨을 '이하리'의 자연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래! 영원한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 짧은 시간의 반복만이 영원할 뿐이다. "망막에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모든 것을 '영원한 시간성'의 다른 이름이라고 부르고 싶다"는 그의 주장처럼 그는 그러한 이미지와 개념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그러한 명료한 메시지를 창조해 낼 것으로 믿는다. ■ 김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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