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care of yourself

이선희展 / LEESUNHEE / 李善熙 / installation   2010_0419 ▶ 2010_0424

이선희_우리 의자, me&you, Making you_가변설치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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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419_월요일_04: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국민아트갤러리 KOOKMIN ART GALLERY 서울 성북구 정릉동 861-1번지 국민대학교 예술관 2층 Tel. +82.2.910.4465 www.kookmin.ac.kr

긍정을 부르는 주문 Take care of yourself! ● 이선희의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자이다. 글자는 이선희의 모든 작품 안에 들어가며 그 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인쇄체를 택한 후 아크릴이나 초콜릿, 송진과 같은 재료를 통해 글자를 조각으로 만든다. '그래', '괜찮아', '힘내', 'Me', 'And', 'You' 와 같은 두세 자 정도의 짧은 단어들은 뜨개실로 짜여지기도 하고, 빛깔 곱게 약봉지나 와인잔 안에 담겨지기도 한다. 작품제목이자 전시제목이기도 한 「take care of yourself」는 소피 칼(Sophie Calle)을 떠올리게 한다. 칼이 2006년 발표한 「take care of yourself」는 남자친구가 이메일로 보낸 이별통고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과 함께 해석하여 전시한 위트 있는 프로젝트로 아비투스를 통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언어의 층위와 차이 그리고 소수성에 관한 관념을 보여주었다. 반면 이선희의 「take care of yourself」에서 텍스트들은 해석의 폭을 넓힌다기보다는 그 본래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를 가져옴으로써 소통의 차이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글자들은 물질과 오브제와의 물리적 결합을 통해 이미지화 됨에도 불구하고 고유의 기의를 여전히 유지하며 사회적 맥락과 통용되고 있는 보편적인 의미를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그럼으로써 작가가 주고자 하는 의미를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이선희_Making you_영상설치_00:12:07_2010

작가는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여러 외국어를 쓰고 있는데, 그 글 조각들은 각기 다른 표기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뜻을 가진다. '좋아', '괜찮아', '그래' 등의 의미를 갖는 이 단어들은 기표는 다르지만 결국 긍정적인 기대와 격려라는 하나의 기의를 가지고 있다. 이 글자들은 와인잔이나 약봉지와 같이 먹고, 마시고, 복용하는 행위를 연상시키는 오브제와 연결되어 전시 중에 와인과 약 대신 해당 자리를 차지하며 관객에게 나누어진다. 작가는 글자가 주는 의미 그대로 자신이 주는 격려와 응원, 잘 될 것이라는 믿음 등 그러한 모든 에너지가 타인에게 흡수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약이나 술처럼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힘든 일을 이겨내고 성취할 힘을 갖게 하는 약효를 발휘하길 기대한다.

이선희_me&you_앙고라 털실, 의자_95×44×41cm_2010

이선희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명료하지만 「take care of yourself」, 「cheer you up」, 「싸바(Çava) 프로젝트」처럼 약과 술, 글자를 바꿔놓은 시리즈들은 약간의 혼동을 준다. 관객은 거짓된 약처방을 통해 격려를 보내고 긍정적인 믿음을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약과 메시지, 약처방과 격려, 먹는 것과 읽는 것의 관계와 조합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Me'와 'You'라는 글자가 실로 짜여져 하나의 텍스타일을 이루고 있는 「Me&You」는 작가가 나와 너, 우리 그리고 모두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Me'와 'You'를 실로 엮고 있는 이 편직물은 이선희의 성향을 매우 잘 나타내는 예로 보인다. 작가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뜨개실로 'Me'와 'You'라는 글자를 만들고 그것들을 역시 뜨개실로 연결했다. 작품을 만들 때 실에 특별한 가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직물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선희_Here Comes The Sun_송진_11×180×5cm_2010
이선희_싸바(Çava) 프로젝트_우레탄, 투명컵, C 프린트_가변설치_2009~10

2006년과 2007년 사이에 진행한 공구작업을 비롯해 작가가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을 살펴보면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 특히 작가의 일상과 가까운 물건들이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어 뿐 아니라 소비사회가 제시하는 이미지나 생활용품까지, 작가가 그것들을 채택하는 것은 내 주변에 있기 때문이고 내가 좋아서이고 내 일상을 잘 말해주며 그것을 통해 더 잘 소통할 수 있어서이다. 이러한 소재들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어 낼 때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합치기이다. 작가는 눈에 띄는 일상의 물건들을 수집해 별다른 손상을 입히지 않은 채로 무언가를 추가하거나 합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이 편집의 과정에서 떼어진다거나 버려진다거나 하는 삭제와 훼손의 행위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이선희_Take care of yourself_아크릴컷팅, 약포지_가변설치_2009_부분

이러한 '발견'과 '통합'의 규칙은 지금까지 진행된 이선희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역시 '발견'과 '통합'의 과정을 찾아볼 수 있다. 작가는 먹는 것과 읽는 것, 약처방과 격려의 행위, 나와 너의 개념들을 특별한 가공이나 분해를 통하지 않고 이리저리 연결하면서 편집하고 하나로 합쳐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뜨개질이나 바느질처럼 원본에 특별한 손상을 가하지 않고 서로 연결해서 옷이나 숄을 만들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조금 수줍은 태도로 타인과의 소통, 나눔, 선행을 실천하며 따듯한 소통을 꿈꾼다. 'take care of yourself!' 이 말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선희가 우리에게 던지는 take care of yourself!- 이 말의 의미는 당신이 알고 있는 그대로, 느끼고 있는 그대로이다. ■ 김지영

Vol.20100419h | 이선희展 / LEESUNHEE / 李善熙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