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Appearances

이지인展 / LEEJIIN / 李志仁 / photography   2010_0421 ▶ 2010_0427

이지인_Tismsha Tsui_디지털 프린트_80×120cm_2009

초대일시_2010_042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1:00am~07:00pm

갤러리 룩스_GALLERY LUX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82.2.720.8488 www.gallerylux.net

트랜스 스페이스 혹은 파라 텍스트 ● 이 지은은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다. 자주 걸음을 멈추고 거리 풍경 혹은 사람들을 찍는다. 그런데 그녀가 렌즈로 포착하는 건 사실적인 거리와 사람들이 아니다. 그건 그녀가 등을 돌리고 응시하는 투영 공간 - 쇼윈도우와 광고판 또는 빌딩의 유리문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은 실제의 공간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상상적인 공간도 아니다. 그 공간들은 말하자면 실재와 비실재의 경계가 무너진 트랜스 스페이스 (Transspace) 혹은 탈경계의 공간들이다. 거리가 실종되어 멈과 가까움이 지워진 이 투영 공간 안에서는 모든 것들이 중복된다. 빌딩들과 사람들이 사실적으로 투영되지만 서로 겹치고 일그러져서 이름 붙이기 어려운 사이비 현실공간이 된다. 그럼으로써 이 지인의 사진 공간은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 그러나 또렷하게 읽히지도 않는, 말하자면 파라 텍스트 (Paratext)의 공간이 된다. 이 사진적 파라 텍스트는 어떻게 독해될 수 있을까?

이지인_Jong no_디지털 프린트_80×120cm_2008

이 지인의 사진들을 독해할 때 그 키워드는 무엇보다 '중복'이다. 그녀의 투영 이미지들을 독특한 파라 텍스트로 만드는 요인은 다름 아닌 분리된 대상들을 하나로 겹치게 만드는 중복성이기 때문이다. 이 중복의 키워드는 세 가지 관점에서 그 의미를 독해할 수가 있다. 우선 '도시 공간과 내면 공간'의 중복이다. 이 지인의 사진들을 굳이 장르화 한다면 대도시 풍경 사진이다. 비록 대상들의 상호투영을 통해서 기형화 되고 왜곡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녀의 사진들 안에서 대도시 일상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거리와 빌딩들 그리고 오가는 도시 보행자들의 모습들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이 지인의 사진들은 동시에 스스로 풍경 사진이기를 거부한다. 풍경 사진이 원근법과 디테일을 버릴 수 없는 것이라면 그녀의 풍경 이미지들은 오히려 거리를 실종 시키고 개개 대상의 디테일들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외면적으로 확인되는 대도시의 일상 풍경 위로는 또 하나의 풍경이 겹쳐지는데 우리는 그 풍경을 이 지인의 은밀한 내면 풍경으로 응시할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일상의 풍경 위로 내면의 풍경이 중복되면서 이 지인의 프레임 공간은 단순한 대도시 풍경에서 심리적 파라 텍스트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지인_Harbourcity.1_디지털 프린트_80×120cm_2009

다음으로 주목되는 건 '응집과 전위'의 중복이다. 이 지인의 투영 이미지들을 심리적인 파라 텍스트로 읽을 때 그 이미지들은 더 이상 사실적 풍경이 아니라 꿈의 풍경이 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의식과 무의식의 중첩 현상인 꿈 이미지들은 응집과 전위라는 두 상이한 원칙을 따라 구성된다. 꿈 이미지가 일상 안에서는 서로 친숙한 관계로 맺어진 요소들을 이질적으로 만들고 (전위), 서로 낯선 관계의 대상들은 오히려 친숙한 것으로 밀착시킴으로써 (응집) 직조되는 친숙함과 낯섬의 변증법적 풍경이라면, 이 지연의 투영 이미지들도 다르지 않다. 예컨대 마네킹과 사람, 간판과 얼굴, 거리와 건물이 서로 겹쳐지고 중복되는 쇼윈도우와 유리문의 투영 공간 이미지들은 전위와 응집을 통해 꿈처럼 낯설고도 친숙한 복합적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그러한 복합적인 이미지들이 보는 이에게 불러일으키는 것이 다만 시각적 왜곡에서 연유하는 심미적 효과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트랜스 이미지들은 보는 이가 무의도적으로 연상하게 되는 꿈 풍경과의 유사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녀 자신의 은밀한 내면성에 대한 시각적 코드로 전환된다. 말하자면 이 지인은 우연히 포착하는 투영 이미지들을 전위와 응집의 심리적 코드로 바꿈으로써, 그것이 불안이든 동경이든, 직접적으로 명명하거나 지시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중적 심리상태를 시각적으로 코드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지인_Seoul Station.1_디지털 프린트_80×80cm_2008
이지인_Hyundai Department Store-Shinchon_디지털 프린트_120×120cm_2008

마지막으로 '표출과 은폐'의 중복이 있다. 이 지인의 투영 이미지들이 그녀 자신의 복합적 심리 상태에 대한 시니피앙이라면 그 시니피앙은 또렷한 시니피에를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물론 무엇을 분명하게 지시하는지가 모호한 시니피에 없는 시니피앙으로서의 트랜스 이미지들은 그녀 자신의 이중적인 심리상태, 즉 동경과 불안이 중첩된 모호한 내면 감정에 대한 시각적 재현이다. 하지만 투영 이미지의 그 모호함은 단순히 복합적인 내면 감정에 대한 코드만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또 다른 심리적 얼굴, 즉 노출과 은폐의 이중적 욕망의 코드이기도 하다. 투영 이미지 특유의 모호함에 기대어 한편으로는 자신을 드러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숨기고자 하는 노현과 은폐의 이중적 욕망은 그녀의 사진에서 발견되는 또 하나의 특별함, 즉 사진 풍경과 자기 재현 사이의 은밀한 유희에서도 확인된다. 이 지연은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자신의 존재를 도시 풍경 속에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는데, 물론 그건 촬영 상황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지연의 사진들을 심리적 파라 텍스트로 읽을 때 그러한 자기 노출과 자기 은폐의 변주는 그 복합적 텍스트를 객관적으로 독해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코드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나를 둘러 싼 풍경 속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또 그 안에다 자기를 숨기고자 하는 이중적 욕망은 대도시 안에서 때로는 자기를 발견하지만 때로는 깊은 자기 상실감을 동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들 모두의 도시 일상적 자화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또렷한 시니피에를 알 수 없는 이 지인의 트랜스 사진 공간 앞에서 그래도 무언가를 또렷하게 응시한다면 아마도 그건 그 풍경 안에 들어있는 저마다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 김진영

이지인_Harbourcity.2_디지털 프린트_80×120cm_2009
이지인_Seoul Station.2_디지털 프린트_106.67×160cm_2010

Trans-Space or Para-Text ● Ji-in Lee takes her camera and wanders the streets. She stops frequently to take pictures of scenery or people. However, what she captures through her lens is not the actual street or people. She turns her back upon them and gazes into the space of their reflections—shop windows, advertisement billboards, or the glass doors of buildings. Those spaces are not the real spaces, but they are not completely fictional either. Those spaces are, so to speak, the "trans-space" or the "borderless area" that have done away with the border between reality and non-reality. In this reflection area or trans-space where the street has disappeared and any sense of distance and closeness has been obliterated, everything is duplicated. Buildings and people are reflected realistically, but they overlap and distort and become a false "real world" that is difficult to put a name to. In this way Ji-in Lee's world of photography becomes a world of "para-text" in which everything is a bit familiar, but at the same time isn't completely clear. How should we comprehend this photographic Para Text? ● The keyword in comprehending Ji-in Lee's photos is "overlapping." It is this quality that makes disparate objects overlap one another that makes her projections a unique para-text. We can perceive the meaning of "overlapping"from three different viewpoints. First is the overlapping of city space and internal space. If we must categorize Lee's photos, they would be stated as cityscape pictures. Although the objects are deformed and distorted due to projecting off one another we are able to observe the conventional daily life of big cities in her photos. We can see the streets, buildings and the pedestrians of the city. However, Lee's photos simultaneously refuse to be landscapes. Landscape photos require perspective representation and detail, but her landscape images rather lose the sense of distance and they demolish detail. As a result, another landscape overlaps on top of the externally visible cityscape, and that is the secret internal landscape of Ji-in Lee which we are privy to gaze into. In other words, as the internal landscape overlaps on top of the daily landscape, Lee's frame space converts from a simple cityscape into a universe of psychological para-text. ● Another element worthy of notice is the overlapping of "condensationand dislocation." If you read Lee's projections as psychological para-text, they are no longer realistic landscapes but landscapes of dreams. According to Freud, dream images, which are theamassing of the conscious and subconscious, consist of two different elements called "condensation" and "dislocation."The dream images make things that are familiar to one another foreign (dislocation), and objects which are disparate are adhered to one another (condensation) into a familiar and unfamiliar dialectic landscape. Lee's projected images are like this. For instance, the images of projected spaces, those of display windows and glass doors in which mannequins and people, billboards and faces, streets and buildings overlap and duplicate, create strange and also familiar complex images through dislocation and condensation just like dreams. However, it is not only the aesthetic effect created by visual distortion that these complex images incite. As a matter of fact, the observer unintentionally associates those trans-images with dreamscapes and automatically converts to the visual code of Lee's inner world. In other words, Ji-in Lee converts the projections of incidentally-captured images into a psychological code of condensation and dislocation, and through this she is visually encoding her own dual psychological state—whether it is anxiety or admiration—which can neither be named nor instructed. ● Finally, there is the duplication of "expression" and "concealment." Her images are special in that if her images are perceived as the "signifiant (or 'signifier')" of her complex psychological state the "signifiant (or 'signifier')" doesn't have a "signifié ('the signified')." Of course this too, as trans-images that have a 'signifiant' without a clear 'signifié' to instruct what it is, becomes a reproduction of her own dual psychological state; a visual reproduction of the uncertain inner emotions where admiration and anxiety overlap. However, the obscurity of her projections are not simply a code of her complex emotions but also a code of her other psychological face, that of the dual desires of "expression" and "concealment." From one aspect, she relies on the obscurity of duplicated images and conceals herself and from another she is exposing herself. This double desire to expose and conceal is another unique quality found in her photos; they are secret amusements between photographic landscape and self-repesentation. Like a game of 'finding the missing picture,' Ji-inLee at times puts herself into the cityscape and sometimes leaves herself out, which may only be by chance according to the situation while shooting. Nonetheless, reading her photos as psychological para-text, the variations of self-exposure and self-concealment can work as a very important decoder with which we may objectively translate her complex text. This is because the double desire to expose herself through the landscape or hide herself in it is also our own self-portraits of our everyday metropolitan lives where we must embrace both sometimes finding ourselves and sometimes losing ourselves in a big city. If we look hard enough at Ji-in Lee's trans-photo-space which is without a clear 'signifié,' perhaps we will find our own images within the scenery. ■ Jin-young Kim

Vol.20100422e | 이지인展 / LEEJIIN / 李志仁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