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幕

서혜영展 / SUHHAIYOUNG / 徐慧寧 / painting.installation   2010_0514 ▶︎ 2010_0613

서혜영展_갤러리 소소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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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514_금요일_05:00pm

관람료 / 1,000원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소소_GALLERY SOSO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569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9.8154 www.gallerysoso.com

막(膜)에서 막(幕)을 바라보다 ● 『막幕』전시에서 보여주는 서혜영의 작업은 지극히 삶의 공간에서 출발한다. 현재의 작품을 축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술의 근원적 어원을 찾기 위한 뼈(손가락, 발가락, 쇠골, 갈비 등의 파편화된 뼈 구조를 수지로 형상화)에 대한 연구라던가, 도시의 건축구조물을 이루고 있는 최소 단위인 브릭(brick)을 조형적 형태로 행한다거나, 또한 브릭을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입시켜 다양한 구조설치형태, 오브제, 영상, 회화 등의 방식으로 취하는 모든 행위가 삶의 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낱낱의 기호와 언어의 이미지였다.

서혜영_폐허의 정원 A garden in ruin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94cm_2010
서혜영_잠재대화 Dormant dialogu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94cm_2010

서혜영은 최소한의 주체적 관점에서 모든 사물에 관한 인식의 관점을 파헤치듯, '뼈'를 관념의 첫 시도로, '브릭'을 공간 조형의 현상학적인 측면에서 시작한다. 즉 개념적인 접근(1995-1996)에서 조형적 구조로 변형하고, 확장하고, 실험하는 방법(1997-2003)을 취하고, 이를 다시 평면으로 이동하여 장소적 관점으로 해석(2004-2007)하다, 지금은 일상적인 삶의 공간을 화두로 그 해석을 다시 고쳐 쓰고 중첩(2008-2010)시킨다. 16년간을 이어오며 그 단계마다 현재적 시점에서 인식되었던 무수한 맥락과 관점들은 그의 기억된 장소에 각각의 켜나 혼재된 층을 이루고 있다. 그 시간들은 '막幕'(장소를 가리는 막, 연극의 단락)과 또 다른 '막膜'(인식의 막, 꺼풀, 현상)으로 다가오며, 작가의 주관적 해석에 따른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진행된다. 밀실과 광장 사이의 시각적 통로로 인식되어온 브릭은 평면(적) 레이어 속에서 두 공간을 교차시키는 '幕'의 중간적인 '間'(여기와 저기를 잇는 사이 또는 관계)의 역할을 하며, 멀리서 보면 아련한 망점의 '膜'처럼 묘한 아우라를 생기게 한다. 브릭은 건축물 속에서 밖으로 나갔다 평면 속 뒤의 막(幕)으로 들어왔다. '안과 밖과 안'으로 이어지는 날숨과 들숨의 호흡이 오랜 시간에 의한 축적으로 마치 연극적 파노라마를 연상시킨다.

서혜영_사색의 탄환3 A shot of cogita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94cm_2010
서혜영_광장1 A squa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94cm_2010

시나리오 소주제들은 「밤을 위한 Fiesta 1, 2」, 「이동의 경계 3」, 「광장」, 「사색의 탄환 3」, 「폐허의 정원」, 「잠재대화」 등으로 나눠진다. 각각의 소주제들은 서혜영이 매일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보고-느끼고-기억되는 것들을 오버랩 시킨 것이다. 스치는 찰나의 장면들이 매일 매일 자신의 일기처럼 몸에 기록되고, 잔영으로 남아 결과적으로 자기 집을 짓듯 각기 다른 소주제들의 내용에 맞는 레이어들로 촘촘히 치밀하게 구축되어 있다. 그 장면들은 우리들의 일상에서 익히 보고 느꼈던 꽃, 사람, 광장, 도서관, 도로, 산, 건축물구조 등의 이미지들을 캔버스, 장소, 幕의 서로 다른 차원으로 은유(메타포)하여 'site-specific'한 구조로 가져간다. 이때, 장소는 동시대의 사회와 공간에서 발생하는 '결핍 현상'에 대한 반응의 결과를 상징화한 것이며, 幕은 그 결과를 응집시키는 관계인 동시에 '지금, 여기'에 일어나는 동시성을 의미한다. 이 둘을 구축하는 캔버스는 0.2cm 정도 두께의 측면에서 발현되는 환영이자 무대이며, 작가의 몸이자 벽면이다.

서혜영展_갤러리 소소_2010
서혜영_밤을 위한 Fiesta 1 Fiesta for nocturn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94cm_2010

특히 이번 「막」에서는 소실점들이 분산되거나 해체되어 화면 너머 幕으로 숨었다. 화면이 중요한 매개의 역할을 하며 두 개 혹은 세 개의 지점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그가 추구하는 비현실적인 세계의 공간의 환영을 불러일으킨다. 익숙하지만 낯선, 이것과 저것을 한 장소에 위치시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특성을 지녔다. 또한 다른 'site-specific'한 것을 일관성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은 幕과 膜이다. 이 두 개의 켜로 서혜영이 인지하는 모든 공간과 현상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그러므로 「밤을 위한 Fiesta 2」와 「폐허의 정원」에서 의미하듯 시간과 장소를 멈추게 하는 지점은 다음의 막(幕)과 장(場)을 여는 동시에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너머의 세계이다. 이제 서혜영의 환상이 펼쳐놓은 적막하고 평온한 일상의 레이어들을 즐기면 된다. ■ 이관훈

Vol.20100516c | 서혜영展 / SUHHAIYOUNG / 徐慧寧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