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을 찬미하며

하행은展 / HAHAENGEUN / 河杏銀 / painting   2010_0602 ▶︎ 2010_0608

하행은_직접적 대면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0

초대일시_2010_060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주말_10:00am~06:00pm

갤러리 가이아_GALERIE GAIA 서울 종로구 관훈동 145번지 Tel. +82.2.733.3373 www.galerie-gaia.net

정신성 혹은 생명성 ● 작가가 전시회를 갖는다는 것은 타인에게 자신의 내면의 일부를 드러내 보이는 일이다. 때문에 전시회는 단순히 보여준다는 의미를 넘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이기도 하다. 작가의 길을 택하기도 어렵지만 작가로서 의 삶을 영위 해 나간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작가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하행은의 첫 개인전은 그런 의미에서 작가로서는 자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직시 해볼 수 있는 현실이자 상황일 것이며 하행은 자신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새롭게 다짐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행은_반항의 성자_캔버스에 유채_61×50cm_2010

하행은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들 - 무표정하거나 찡그린 그리고 배트맨의 가면을 쓴 다양한 어린아이의 모습들, 유기체를 연상케 하는 연체동물의 변형된 형태들, 유머러스한 오리의 모습 등등-은 부드러운 표현방식과는 달리 마치 대립각을 이루는 듯한 강한 상징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매우 무거운 암시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아마도 이것은 그러한 소재들 이면에 존재하는 생명성이라는 의미와의 관계설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하행은은 어린아이의 모습으로부터 노인의 모습을 동시적으로 유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삶과 죽음을 일직선상위에 올려놓고 있다. 이 같은 관점은 다양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재현함과 동시에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나 상징형태들을 오버랩 시킴으로서 좀 더 직설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어린 아이의 모습은 순수한 존재로서 가치보다는 삶과 죽음, 평화와 사회적인 현실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직시하고 무언가를 요구하는 정신적 매개채로서의 대상에 가깝다. 이는 작품에서의 부드러운 감성을 나타내는 소재나 표현 방식, 여린 파스텔 톤의 색조와 대비되는 이중성을 지닌다. 마치 생명의 시작을 의미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부터 늙은 노인의 모습을 투영해내는 양면성에서 보듯이 그는 표현 대상의 단편적인 상황이 아닌 대상의 반대편에 있는 무게를 저울질하고 그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함이다. 존재 대상과 대상의 반대편에서 그 대상을 균형 잡게 해주는 그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시작과 끝, 삶과 죽음, 선과 악, 행위와 관조, 현실과 미래를 이어주고 지탱해주는 그 무엇, 아마도 그것은 정신성 혹은 생명성이라는 개념으로 정의 될 수 있을 것이다. ● 그가 어린아이의 모습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한 근본적인 이유도 어린이라는 대상이 갖고 있는 이미지-그 자체로서의 가능성, 즉 아직은 무언가 그려지지 않은 백색의 도화지 같은 상황으로서의-때문일 것이며, 거기에서 그는 자신의 자화상 같은 모습을 때로는 삶의 현실이나 불확실한 미래를 그리고 자신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담담하게 삭혀내고 있는 것이다. ● 그의 작품은 조형적으로나 구성적으로 치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단순하고 생략된 표현을 지향하고 있다. 하행은의 작품이 일면 섬세해 보이고 능숙한 기교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이유도 이 같은 절제된 표현형식에서 기인한다. 일련의 연체동물의 표현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에서 보다 더욱 간략화 된 형식으로서 그의 의도는 재차 드러난다. 이러한 표현상황이 앞으로 지속되거나 아니면 좀 더 복합적인 알레고리를 형성하든지 간에 그것은 작가의 몫이겠지만 대상을 차용하고 그 대상에 다양한 상징성이라는 개념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계속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작가에게 첫 전시회를 갖는 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깊은 일이다. 그것은 작가로서의 시작이며 한편으로는 더욱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견뎌내야 할 상황에 진입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행은이 역량 있는 작가로서 성장하기에 필요조건으로서의 재능은 이미 의심할 바가 없다. 오히려 넘친다는 표현이 적합 할 것이다. 그의 첫 개인전은 우리에게 그것을 확인시켜주게 될 것이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면서 경험을 쌓으면서 푸른 눈을 가지고 정진하는 일일 것이다. 그의 예술에 대한 굴하지 않는 의지와 열정이 있음을 알기에 그리고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만큼이나 그의 앞날에 대한 밝은 기대를 해본다. ■ 유선태

Vol.20100602c | 하행은展 / HAHAENGEUN / 河杏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