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대한 담론

권민경_장미라展   2010_0604 ▶︎ 2010_0628

초대일시_2010_0604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갤러리 아트사간 GALLERY ART SAGAN 서울 종로구 사간동 69번지 영정빌딩 3층 Tel. +82.2.720.4414 www.artsagan.com

'내면적 영역의 문화적 표상' ● 시각 예술가들은 오랫동안 신체 혹은 몸에 대한 관심사를 다루어 왔다. 그중에서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은 198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여성의 신체를 탐미주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서는 조형성과 에로티시즘을 표현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였다. 하지만 80년대부터 는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바탕으로 여성의 신체에 접근하여 몸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였다. 단순하게 시각적으로 보여 지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실과 구조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결과물을 생산 한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신체뿐만 아니라, 남성의 신체도 표현대상으로 다루었다. 한국사진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신체에 대한 담론이 사회적인 관심사가 되면서 젊은 작가들이 사회적인 담론의 대상으로서 인간의 신체를 다루기 시작하였다. ● 몸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하는 작가들 중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동시대 현실의 특정한 단면을 반영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도 있다. 이번에 기획한『몸에 대한 담론』전에 참여하는 권민경, 장미라 두 작가는 자신의 신체를 표현대상으로 선택하여 사진작업을 하는 작가들이다. 하지만 작품을 이루는 구조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갖고 있다.

권민경_록본기의 악몽_디지털 프린트_73.3×120cm_2009

권민경은 사진기로 자신의 몸을 찍어서 시각화 하였지만,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에서는 사실적인 요소가 제거되어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디지털이미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자신의 몸을 찍은 사진이미지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지만, 자신이 표현 하고자 하는 내러티브(narrative)를 드러내기 위해서 디지털프로그램에서 이미지를 가공하고 첨부하여 사실과 허구,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가상의 이미지를 생산한 것이다. 그리고 직설화법으로 주제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알레고리(allegory)적으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과 관념을 풍자한 결과물로 읽혀진다.

권민경_연애만이 살 길이다_디지털 프린트_30×30cm_2009
권민경_중심잡기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0
권민경_소유의 여신_디지털 프린트_73.3×120cm_2009

장미라는 특정한 공간과 사물 그리고 자신의 신체를 사진으로 재현하여 자전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드러낸 결과물도 있지만, 특정한 공간과 사물을 통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이미지와 문자를 디지털프로그램에서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결과물을 생산한다. 작가가 생산한 사진이미지들은 컬러가 강렬하고 감각적이다. 그래서 컬러 자체가 주제를 유효적절하게 강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가의 세련된 카메라워크와 색채감각이 효과적으로 어우러져서 작품의 외피를 형성하였다. 작품의 구조를 이루는 작가의 사유세계가 잘 드러나고 있다. 그 결과 작품 한 장 한 장이 작가의 삶 자체로 느껴진다.

장미라_cinema 01_디지털 프린트_80.6×60cm_2006
장미라_cinema 03_디지털 프린트_80.6×60cm_2006

동시대 시각예술은 디지털기술과 사진이 만나면서 작가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휘 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표현영역이 무한대로 넓어지고 다양해져서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서 과히 혁명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도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유효적절하게 수용하여 자신들의 작업과정에 효과적으로 이용하였다. 그리고 표현대상은 같지만 전혀 다른 감성과 시각으로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하지만 여성의 몸을 따뜻한 시선으로 접근 하였다는 점에서는 닮아있다고 느껴진다.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두 작가의 작품이 같은 공간에서 만나서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느껴지고 어떤 이야기를 생산하게 될지 기대 된다. ■ 김영태

장미라_odd song from enigma 15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05
장미라_odd song from enigma 23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05

FAKE TALE ●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자 하는 충동에서 어떤 신문들은 남자든 여자든, 함께든 혼자든, 단독으로든 쌍으로든, 가만히 있든 움직이든, 현대의 쾌락의 정원에서 즐겁게 노니는 벌거벗은 몸들로 자신의 지면을 도배하여 독자 이탈 사태와 싸우려 했다. 그러나 아주 작고, 심지어 색깔이나 형태에서 별로 자극적이지 않은 이런 이미지들은 오래 전 옛날부터 인간의 리비도 탐험이라는 영역에서 진부하고 흔해빠진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중략)...약간 구접스럽고 내밀한 것들, 온갖 종류의 추문과 불법행위를 찾아 폭로하는 것, 이런 식으로 사적인 악덕을 공적인 미덕으로 가장하는 오래된 게임, 사적인 악덕을 공적인 미덕의 지위로 높이는 이 즐거운 회전목마는 최근까지만 해도 결코 구경꾼도, 또 자신을 은근히 과시하고 싶은 후보도 부족한 적이 없었다. (눈뜬 자들의 도시 中, 주제 사라마구 지음) ● 파편화된 시선, 왜곡과 오해로 얼룩진 인터넷, TV, 잡지 등 각종 미디어들. 가상현실이 현실을 조종한다는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도 이미 진부해져 버린 지 오래이다. 진실보다는 이미지가, 진정성 보다는 스타일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지금의 세상이다. ● 나는 여러 가지 진실의 왜곡 중에서도 여성의 몸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인터넷 뉴스와 각종 게시판의 스포츠 찌라시화(선정성)에 무감각하게 젖어 드는 익명의 다수, 결국 현실의 우리들이 서로에게 가하는 자극과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남성의 섹슈얼리티 발현의 도구로서의 여성의 몸, 유희(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서의 여성의 몸…우리가 매일매일 소비하는 실체가 없는 그녀들을 '진짜'라고 오해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 그래서 다음의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해서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 ● 진짜 여자는 어떻게 살고 있나? 진짜 여자는 무엇을 원하나? ● 우선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나의 몸과 욕망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이 되었다.사회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몸,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한 몸에 대한 고민과 상상을 이미지화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몸을 소재로 삼아 찍은 사진과 드로잉 등을 혼합하여 초현실적이지만 구체적인 이미지로 시각화 하였다. ● 이 작업들을 아우르는 Fake tale이라는 제목은 fairy tale의 반대되는 의미로 지은 제목이다. 즉,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세상에 부딪히는 지점들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어기제로서 환타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환상적 허구(fake tale)는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fairy tale)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 우습고도 씁쓸한 현실의 단면이다. ■ 권민경

Vol.20100604b | 몸에 대한 담론-권민경_장미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