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展 / LEEYOUNGHAK / 李寧學 / painting   2010_0601 ▶︎ 2010_0630 / 주말 휴관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66.5×73.8cm_199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0 이랜드문화재단 기획전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휴관

이랜드 갤러리 E-LAND GALLERY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경의 ● 켜켜히 물감을 쌓아올려 만든 화면은 망막을 자극한다. 그리고 무수한 색채의 파장이 어우러져 모노톤의 흙빛, 혹은 그 비슷한 무엇인가를 연상시킨다. 담담하게 존재하는 '자연(自然)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러한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 즉, '자연(自然) '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경의가 이영학의 작업 모티브인 셈이다. 이영학 작가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1990년대 후반에 제작된 「自然」시리즈이다. 작품제작 당시 그는 산을 오르지 않고는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고 고백할 만큼 자연에 푹 빠져있었다. 그래서 당시 자연에서 받은 영감과 감흥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했다. 자연과 이영학 개인의 교집합이 작품이라는 그의 말처럼, 당시 자연에서 받은 에너지를 작품으로 재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 여기서 작가의 표현행위에 주목해 보고 싶다. 이영학의 제작방식은 추상표현주의 폴락(Jackson pollock)의 회화와 닮아있다. 즉, 납작하고 평평한 캔버스에 드리핑이나 뿌리기 기법 등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하기도 하고, 물감을 쌓아 올려 추상회화를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특정한 대상의 중심을 그리는 것이 아닌 화면 전체가 동일한 초점을 가진 균질회화이다. 화면 전체를 덮는 작가의 올오버페인팅(all over painting)은 공간의 확장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 안에 형태가 이미 녹아져 버린다. 그러니까 이영학의 작품은 재현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행위의 장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이라는 거대한 육체에서 빠져나온 '일루젼(illusion) '으로서의 그림이 아닌 아예 그것 자체에 들어가 버린 그림을 꿈꾸기 위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작가들의 표현행위란 늘 그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90.5×116.5cm_1996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90.5×116.5cm_1996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90.5×116.5cm_1995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80×116.5cm_1996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80×116.5cm_1996
이영학_自然_캔버스에 유채_90.5×116.5cm_1998

이영학의 작품이 추상표현주의와의 유사성이 있다 하더라도, 제스쳐의 의도와 이미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라는 이 세계가 절대자(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는다. 또한 절대자의 창조행위와 창조된 세계에는 정확한 규칙이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의 작업행위는 자연의 규칙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고, 이를 통해 절대자의 창조원리를 찾고자 하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작품의 이미지 자체는 즉흥적인 행위나, 정신적 긴장에 의한 논리라기 보다는 오래된 시간성을 내포하였다. 이것은 작가 개인의 한국적인 정서와 미감이 결합해, 그만의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화려하고 요란한 색채라기 보다는 숲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어린 나뭇잎의 색이라던가, 무수히 쌓여있는 곰삭은 낙엽덤불, 혹은 이름 모를 식물의 생명력을 연상시킨다. 또한 몸에 억()겹의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바위, 돌멩이들과 같은 무생명체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표현해 내고 있다. 작가의 그림은 절대자가 창조한 자연에 대한 경의인 동시에, 그 안에 내재된 규칙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생명력 있는 그의 작품과 마주하고 있으면 자연과 만나는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 고경옥

Vol.20100606a | 이영학展 / LEEYOUNGHAK / 李寧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