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철사로 뜨게질 되는...

이원경展 / LEEWONKYOUNG / painting.sculpture   2010_0603 ▶︎ 2010_0616

이원경_Plant_와이어_가변크기_2010

초대일시_2010_0603_목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11:00pm

갤러리 라 노마드_Galerie La Nomade 대전 중구 대흥동 411-2번지 대전프랑스문화원·알리앙스 프랑세즈 대흥동 분원 Tel. +82.42.253.5254

Plant-철사로 뜨개질 되는... ● 2000년대 초부터 그동안의 작업을 살펴보면 평면과 설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내가 집중하게 되는...」이란 형식을 갖춘 이 후, 주로 평면작업을 해 오다가 작업의 성격상 입체나 설치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작업들은 철사나 털실들을 이용하여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중에서 평면작업들을 먼저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식물성과 동물성을 표현한 「Animal」 시리즈가 있고, 두 번째는 도구의 금속성과 생명의 의미를 지니는 「...으로 먹다」, 「Tool Animal」그리고 「Nail Monster」 시리즈가 있다.

이원경_Plant_와이어_가변크기_2010

「Animal」연작에선 거의 모든 이미지가 식물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것의 표면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역동적이며 강인한 동물성의 느낌을 주면서, 다른 성질로 바꾸어 보는 작업을 해왔고, 그 이후의 작업에서는 식기류나, 공구류에서 보여 지는 단단한 금속성을 지닌 도구의 이미지를 역시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표면에 가는 털을 그림으로써 금속성이 지닌 차갑고 단단한, 그러나 뚫거나 자르는 등의 힘을 가할 수 있는 물체의 성질을, 털의 부드러운 느낌으로 대체함으로써, 물성의 변화를 통해 이미지가 가지게 되는 의외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또한, 최근에 하고 있는 와이어 작업은 설치 작업으로써 외형의 이미지는 식물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는 철사를 뜨개질하듯이 엮어서 「Plant」라는 제목의 연작을 진행하고 있다.

이원경_Plant_와이어_가변크기_2010

10년 넘게 작업을 해오는 동안 이미지의 형태나 재료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그런 변화를 거치면서도 작업들은 사실상 하나의 맥락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강함'과 '약함' 에 대한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개념이다. '강하다', 또는 '약하다'라고 느끼거나 판단하는 것은, 어떤 물체나 혹은 모든 존재가 지니고 있는, 존재의 본질 밖에 있는, 외적인 가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모든 것은 '힘이 있다, 없다' 혹은 '권력이 있다, 없다' 등의 '강함' 과 '약함' 의 다른 언어인 '외적 가치'로써 바라봐 지게 된다. 그러한 시선과 판단은 갈등과 배제를 낳으며, 본질을 외곡 시키기도 한다.

이원경_Plant_와이어_가변크기_2010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은 이미지의 상반된 성질을 동시에 한 자리에 놓음으로써 '자신의 물성의 박탈, 혹은 다른 물성의 체험'을 통해 '강함' 과 '약함' 이라는 외적인 가치를 벗고, 그 자체로써 존재가 지니는 순수한 성질, 혹은 본질에 대해 집중해 보고자 하는 거듭된 시도이다. 특히 와이어 작업은 기간이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 자업을 하면서 손을 사용하여 뭔가를 직접 느끼고 만들 수 있다는 특징에 많은 재미를 느끼고 있다. 특히 무른 와이어가 지닌 아이러니한 특성은 작업을 하는 내내 다른 조형언어의 생산을 가능케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원경_Plant_와이어_가변크기_2010

처음 작업의 주제였던 「Animal」에서 「...으로 먹다」라는 타이틀로 주제가 변해갈 무렵 그렸었던 식충식물(벌레잡이통풀, 끈끈이 주걱 등)의 작업들을 오랜만에 다시 진지하게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의 소화액이나 촉수 같은 기관의 이미지가 그때 당시에는 도구로써 인식 됐었다면, 최근 무른 와이어를 이용해 작업하는 동안엔 색다른 해석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원경_Eat wit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160cm_2001

식충 식물이 지닌 식물로써의 정체와 다른 동물적 특성(곤충을 잡아먹는 특징)과, 금속의 성질이 두드러지는 일반적인 와이어와 대조되는 무른 와이어의 의외성(연약한 식물이 금속성으로 표현 되어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만져보면 느끼게 되는 부드러움)이 만나, 그 안에서 새로운 장을 형성하며, 그간 해오던 작업이 상반된 성질을 지닌 존재의 만남을 통한 대조적 성격을 보여주었던 것에 반해, 다르지만 비슷한 성질을 지닌 서로 다른 존재의 만남을 통해, 속성간의 화해의 가능성을 열어 두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 이유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거의 10년 전에 했던 평면작업과 최근의 설치작업을 함께 전시할 생각이다.

이원경_Eat wit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01

앞으로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작업을 계속하게 될 것 같다. 또한, 오랜 시간 해왔던 평면 작업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 안에서도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당분간은 와이어 작업을 통해 '강함' 과 '약함' 이라는 주제를 좀 더 진행해 볼 생각이다. ● 얼마 전에 있었던 전시 공간 'SPACE SSEE ㅅㅅㅅl' 에서는 '강함' 과 '약함' 이라는 주제를 '주체' 와 '타자' 라는 개념으로 다시 설정하여 '영(靈)과 육(肉)' 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전시공간을 해석해 보기도 하였다. 그동안 해오던 작업보다 조금 더 구체화된 의미와 이야기를 가진 작업이었다. 학생이 된 기분으로 그 전시 공간만이 지닌 특수성을 이해하기 위한 '공간해석' 이라는 과제가 묘한 흥분을 자아내도록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작업을 계속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마도 몇 년 후엔 다시 하게 될 작업일지 모르지만, 그런 전시 기회를 갖게 되면서 공간에 대한 의미가 나 스스로에게 크게 다가왔다. 그런 이유와 더불어, 와이어 작업을 통한 공간 설치 작업이 향 후 몇 년간 내 작업 안에서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이원경

Vol.20100606h | 이원경展 / LEEWONKYOUNG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