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린다

2010 타이미지展   2010_0609 ▶︎ 2010_0615

강지하_노란배경의 빈도시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60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지하_김영주_김원옥_류장복_원영자_이경은_이규복 이규향_이주형_정장훈_제갈명숙_차부혜_천미혜_강지하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토포하우스_TOPOHAU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2층 Tel. +82.2.734.7555 www.topohaus.com

그림을 그린다 ● '이미'와 '아직' 사이에 이미지가 거주한다. 진짜 같은 이미지는 이미 가짜고, 실감나는 이미지는 아직 살아있음을 말한다. 기호화된 착륙을 미루고 이미지의 비행을 즐겨라. 살아있는 일획의 생기가 곧 그림이다. 벌레의 눈으로 사물의 표면을 더듬어라. 사물은 응시의 눈에 함축되고 관조의 눈에 주름을 편다. 우린, 그림을 그린다.

강지하_주전자, 사과 둘과 낙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91cm_2010 김영주_팔석정 가을_종이에 수채_36×48cm_2009
김원옥_도시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1×53cm_2010 원영자_늦가을 숲속_종이에 유채_24×33cm_2008
류장복_오후1시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0 이주형_컴퓨터, 자다_캔버스에 유채_53×41cm_2010

타이미지는 ● 수 만 마리의 작은 물고기 떼가 흩어지지 않고 바다 속을 헤엄치고 살아가려면 세 가지 행동 조건이 필요하다. 같은 종끼리 서로 다가서려는 호감이 있어야 하고, 개체의 유영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누구라도 우두머리가 되어 방향키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정해진 목표지점을 향해 정해진 시간 안에 도달해야 하는 철새 떼와 다르다... 타이미지는 그림그리기와 그림을 좋아하는 시민의 문화단체다. 타이미지 회원은 가치를 사랑하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서로에게 다가서고, 너의 자유를 구속하지 않으며,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주사위 놀음으로 전체 의사를 결정한다.

이경은_쑥밭 옆길 - 늦은 오후_캔버스에 아크릴, 유채_76×91cm_2010
이규복_봉원사에 비오는 날_종이에 수채_56×76cm_2009
이규향_초여름_캔버스에 유채_45×60cm_2009

열린 문과 낮은 담이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해도 풍족함이 그의 리더십에 기인하고, 가난함의 원인이 그의 부덕함에 있다면 한 사람의 집에 불과하다. 나의 베풂으로 너와 함께하는, 선민주의의 주체성에 기반 할 때 그렇다... 타이미지는 '따로 또 같이'의 가치를 사랑한다. 너로 말미암아 나를 온전히 채울 수밖에 없을 때 진정한 공유가 가능해진다. 너와 나는 하나와 둘 사이에 존재한다. 사람은 가고 없어도 집은 남는다. 집은 너와 나 사이를 호흡할 수 있는 공기를 담아 둘 수 있다.

정장훈_김종영미술관_종이에 수채_38×52.5cm_2009
제갈명숙_어디로가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2cm_2010 차부혜_석고_종이에 수용성유화물감_33×24cm_2010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있는 주변부는 늘 중심부를 공고히 해줄 뿐이다. 동시대의 스타 화가가 있지만 불가능한 환상이다. 환상이 현실을 어루만져 주지만 뿌리내리기를 미루게 한다. 화가는 스스로의 맥락을 찾아 몸에 두를 때 자생할 수 있다. 불특정한 다수가 아니라 특정한 소수로서 동네사람들이 사랑하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속물취향이 아니라 심층의 욕망에 다가가는 그런 그림을 그릴 때 동네화가다. 시민화가는 적극적인 그림예술의 향유자다. 손은 서툴지만 타고 난 감각대로 좋은 그림을 그릴 때 시민화가의 모습은 갖추어진다. 시민화가는 별도의 생업이 있고 동네화가는 생업이 그림그리기다. 시민의 정체성을 지닌 동네화가가 있고 생활 속에 '시민화가'가 있을 때 고유한 맥락은 형성된다. 태생적으로 서로 잘 알아 볼 수 있는 시민화가와 동네화가가 소통할 수 있는 생활주변의 장이 필요하다. 시민화가가 동네화가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역도 마찬가지다... 타이미지는 '타이미지 시민 패트론, 타이미지 여행그림, 타이미지 아카데미'로 구분하여 '따로 또 같이' 활동한다.

천미혜_화분이 있는 정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1×53cm_2010

이상과 현실에 시차가 있다. 시차가 너무 멀면 이상이 의심되고 시차가 없다면 이상이 아니다. 영원한 이상은 이상이 아니고 현실성이 없는 이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상과 현실이 시소처럼 기우뚱 거릴 때 생활세계 내에 활기가 지속가능하다... 타이미지를 지나가는 이차적인 관계가 더 많이 발생할수록 타이미지의 우산은 더 넓게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 류장복

Vol.20100608c | 그림을 그린다-2010 타이미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