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al City

혜자展 / HYEJA / 惠子 / painting   2010_0610 ▶ 2010_0704 / 월요일 휴관

혜자_Arcade_캔버스에 유채_181×227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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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610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UNC 갤러리 UNC gallery 서울 종로구 사간동 126-1번지 Tel. +82.2.733.2798 www.uncgallery.com

Emotional City展의 1000자 이야기 ● 인간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도시는 문명의 발전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과학과 기술의 혁명적인 발전과 함께 도시는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자정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인간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의 지점까지 높이 솟아올라 있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마천루,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채워주는 사치품들, 빛과 어둠의 한계를 넘어선 화려한 조명, 이렇듯 스스로 진화해 가는 도시는 더 이상 인간이 만들어 낸 소유물이 아닌 인간과 교감하고자 하는 새로운 생명체가 되었다.

혜자_Arcade_캔버스에 유채_181×227cm_2010

도시-살아있는 유기체 ● 도시의 진정한 본연의 모습은 무엇일까? 도시는 자신을 이루고 있는 물질적인 의미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 속에 다양한 인간의 욕망을 내포하고 있다. 그 장소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왔던 이들의 욕망, 도시개발을 통해 엄청난 부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이 혼잡하게 섞여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은 하나의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되어 도시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그 생명의 에너지는 도시를 살아있는 그리고 진화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형성되었다. ● 혜자에게 있어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소유물이 아닌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다가오는 하나의 생명체로 다가오는 듯 하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정체되어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뭔가를 향해 변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질과 닮아 있음을 느끼게 끔 하는 것 같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인간을 닮은 또 하나의 에너지를 지닌 유기체이다. ● 모든 사물과 대상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탐구하던 작가 혜자는 2008년 개인전 "Uncertain Scape"에서는 작업실과 외부환경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경계에서 도시가 지니고 있는 무정형의 에너지에 시선을 돌렸다고 한다면, 2010년 개인전 Emotional City에서는 본격적으로 작업 실 밖의 외부환경에 들어가 도시가 지니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를 직접 자신의 오감을 통해 느끼면서 정체의 본질을 탐구한 듯 보인다.

혜자_Arcade_캔버스에 유채_145×112cm_2010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도시 ● 혜자 작가는 단순히 겉으로만 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가득 찬 도시 내면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도시풍경은 가상과 실재가 혼합이 되어 있고, 알 수 없는 에너지의 혼돈과 질서로 이루어져 있는 듯 하다. 눈이 시릴듯한 화려한 색채, 형태를 가늠할 수 없으며 무질서 속의 질서로 이루어진 듯한 선의 움직임.... 화려한 색으로 치장된 건물들, 어두운 밤거리를 또 하나의 신세계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는 다양한 불빛들, 이렇게 화려한 도시의 내부를 걷고 있는 군중들의 모습 등이 그의 작품 속에서는 모두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 혜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도시의 풍경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상의 모습이 오히려 본질에 가까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에 보이는 데로 표현하는 단순한 재현의 한계를 뛰어 보여지는 가시적인 도시의 모습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도시풍경의 모습을 우리에게 제시하는 듯 하다. ■ UNC 갤러리

혜자_Eventide_캔버스에 유채_131×161cm_2009
혜자_Night passage_캔버스에 유채_97×130cm_2010

혜자는 자신을 둘러 싼 환경의 변화에 대해 매번 반응해 왔다. 작가는 근 몇 년간 주변의 자연이 도시화되고, 도시 자체가 자연화 되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전의 작품에 보였던 칡넝쿨 같은 뿌리 형태들이나 복잡한 선의 흐름은 도시라는 인공적인 환경으로 이어진다. 문명과 자연은 정리되지 않은 채 발산되는 에너지를 통해 하나의 생태계처럼 다가온다... 혜자의 작품에는 많은 대상과 사람들이 쇄도하면서, 혼란과 활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그녀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간대를 선택한다. 완전한 밤풍경도 있지만, 대부분이 자연의 빛이 남아 있으면서도 인공조명이 켜지는 순간에 집중되어 있다. ● 그 시간대는 집이나 학교, 직장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때이며,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에서 활기가 느껴진다. 그녀의 그림에 나타나듯이 낮의 끝 무렵, 완전히 어둡지 않을 때 켜지는 간판이나 네온사인은 경계의 시간대를 알려준다. 기호들은 정지되어 있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모여든 군중들과 역동적으로 합쳐진다. 수많은 간판들은 기억할 새도 없이 매번 바뀌며, 거리를 가득 메우는 차와 사람들도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불특정의 다수일 뿐이다. 사물과 인간은 함께 엉켜 일련의 흐름을 형성한다. 이러한 흐름은 그 장소들이 무엇보다 소비의 장소라는 사실과 밀접하다. 물건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이 한데 모이는 장소들은, 욕망과 유혹을 야기하려는 기호의 흐름과 그 지배 아래에 놓인다. 현대인의 정체성이 점차 소비자로 환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을 둘러 싼 환경은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환영이 되어 시시각각 개개인에게 침투하는 것이다. ● 일반 대중과 달리, 작가라는 존재는 자연스럽게 밀고 들어오는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환경의 실체와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자라는 차이가 있다. 혜자에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본능적이다. 그것은 목전에 펼쳐지는 상황들이 좋다/싫다, 옳다/그르다의 차원을 넘어서,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몸으로 반응하게 되는 어떤 강렬함과 관련된다. 작가는 어떤 장면에 직면하여 움찔한 경험을 낳는 그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하고 표현한다. 혜자의 작품에는 사소해 보일수도 있는 소재들이 길게 꼬리를 물며 화면을 잠식하고 생각지도 못한 패턴으로 증식한다. 동질적인 상품이나 대중들은 그녀의 화면에서 변모하며, 이질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작가는 '세포의 움직임 같은 것이 나 자신을 기쁘게 하는 형상'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색과 색, 그리고 형태와 형태의 만남이 결코 반복될 수 없는 일회성을 가진 것이며, 작품은 계획된 출발과 다른 지점을 향해 정처 없이 떠돌고 절묘한 순간에 멈추어 선다. ● 도시에 대한 많은 그림이 그려져 왔지만, 혜자의 도시풍경이 주는 독특함은 몸의 감각에 호소하는 직접성이다. 이 직접성은 도시에 관한 어떤 사회학적 연구보다 더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작가가 집중적으로 선택하는 구도는 양쪽에 상가가 늘어서 있고 그 사이를 움직이는 군중들이다. 작품에는 관객의 시선이 들어가는 입구가 존재하며, 복잡한 형상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화면의 기층이 드러나 있고, 원근법적 구도가 잠재해 있다. 고정되어 있는 모든 것을 들뜨게 보이기 위해 최소한의 중력에 대한 감각은 보존되어야 했다. 전경에 등이나 앞을 보이는 인물들, 화면 저쪽으로 시야를 끌어들이는 사선은 관객 참여적인 공간감을 부여한다. 작품 제목에서 많이 발견되는 'acade'나 'passage'같은 단어는, 작품 속의 시공간이 어떤 통로를 움직이는 인간의 시점을 예시한다. 그들이 통과하는 장소는 이동하는 시간의 축을 따라 양쪽에 상품이 죽 늘어선 아케이드로, 현대적 소비 공간을 대표한다. 아케이드는 일종의 축소된 도시, 즉 도시 안의 도시라는 구조를 가진다. 아케이드는 고급 백화점부터 재래시장에 이르는 대표적인 건축 구조로, 대중을 양쪽으로 화려하게 펼쳐진 소비의 세계로 초대한다. ● 혜자의 작품에서 사물과 인간 사이의 동조성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확정할 수 없는 액체의 이미지로 가시화된다. 그녀는 아케이드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의 축소모델에서 근대성의 액체적 측면을 강조한다. 그림 속에 존재하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은 지그문트 바우만이 「액체 근대」에서 말한 것처럼, 근대적이라는 것은 멈출 수 없다는 것, 가만히 서 있기는 더욱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도무지 만족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현대의 소비자의 욕망은 뚜렷한 탈출구 없이 허공에서 부유한다. 그것은 고정된 존재나 공간성을 거부하고 모든 경계를 부수면서 생성하고 소멸한다. 바우만은 오늘날의 가벼운 근대성과 과거의 무거운 근대성을 대조한다. 무겁고 고체 같고 농축되고 체계적인 근대성은 오늘날 우연성, 다양성, 불명확성, 변덕스러움, 특이성 따위에 자리를 양보한다. 오늘날 많은 이익을 낳는 것은 비용과 관리가 요구되는 거대한 생산체제보다는 재빠른 소비의 주기이다. 명확한 자리와 위치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유동적 흐름은 오늘의 시대를 표상하는 문화적 징표들인 것이다. ● 마샬 버만이 「현대성의 경험」에서 말하듯이, 현대적으로 된다는 것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생활을 소용돌이로서 경험하는 것이고, 영원한 해체와 재생, 고난과 고통, 애매성과 모순 대립 속에서 자신의 세계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며, 견고한 모든 것이 대기 속에 녹아버리는 세계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다. ● 인간과 사물 모두를 유동적으로 만드는 이 거대한 소용돌이는 카오스적인 대류처럼 국지적인 흐름들을 포함한다. 바우만이 이론화한 무거운 근대에서 가벼운 근대로 가는 길에 여전한 지배적 가치는 자본이다. 자본은 잠깐 동안의 수지맞는 모험들을 좇아 여행을 다닌다. 그 자본의 운동성은 다른 모든 것들의 입장에서는 영구적 불확실성의 근거가 되고 있다. 혜자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공간적 경계의 소멸과 뒤섞임은 모든 것은 압축하고 내파하여 흐르게 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표현이다.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나타나고 빠르게 사라진다. 이러한 속도전에서 회화적 방식은 매우 느린 듯하다. 혜자의 작품은 회화적이지만, 사진이나 영상같은 매체의 경험이 녹아있다. 그것은 고정된 화면 속에서도 마치 스크린처럼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명멸하는 착시현상을 만든다. 작품의 출발이 된 도시 자체가 거대한 스크린과 다를 바 없다. 거기에는 스크린화된 세계, 그리고 그 세계라는 모델의 압축적인 파편인 서울 근교의 변두리가 환상적인 색채와 형태라는 몸을 입고 숨 쉬고 있다. ■ 이선영

혜자_Passage_캔버스에 유채_97×130cm_2010
혜자_Street junction_캔버스에 유채_131×161cm_2010

'A Thousand Character Story' about 'Emotional City Exhibition' ● The artificial cities created by the human desire have evolv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human civilization. Owing to the revolutionary develop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 cities have come to possess the self-purifying capacity of growing and changing beyond the human control. The geometric skyscrapers rising high to the limit for the human ascension. The luxury goods satisfying the endless human desires. The gorgeous lighting transcending the darkness... The cities evolving spontaneously for themselves have become new organisms sympathizing with the human beings; they are no longer possessed by human beings. Cities – Organisms alive ● What is a genuinely essential look of the city? The city connotes a variety of human desires invisible in addition to the material connotations forming itself. In a city, are mixed a variety of human desires: the desire of attaching a meaning of life to the city, the desire for a terrible wealth through the urban development projects, the desire of attaching a new meaning of life to the new place... Such human desires act as ambiguous energy to give life to the city, and the energy of life serves to form the city into a living and evolving organism. ● To Hyeja, the city seems to be a life approaching her as an energy invisible to her rather than a possession created by human beings. To her, the city does not stagnate but change toward some goal continuously; she seems to feel that the city resembles the essence of human beings exploring something incessantly. To her, the city is an organism having another energy resembling the human beings. ● The artist who had explored the energy immanent in every object focused on the amorphous energy of the city on the border between the physical spaces – her studio and external environment – at her solo exhibition "Uncertain Scape" in 2008. However, at her another solo exhibition "Emotional City" in 2010, the artist seems to explore the nature of the city identity by entering into the external environment outside her studio and thereby, sensing the energy of life inherent in the city personally. The City mixed with Virtuality and Reality ● Artist Hyeja does not simply contain on her canvas the urban landscape visible. She depicts the inside look of the city full of the invisible energy. Her urban landscape seems to have virtuality and reality mixed as well as the chaos and order mixed. The gorgeous colors dazzling our eyes, and the movements of the lines formed ambiguously in an order amid a disorder... The buildings decorated with the luxurious colors, the diverse lights changing the dark streets into another new world. The crowd walking inside such gorgeous city.. All these are connected with each other into an organism in her works. The urban landscape the artist wants to express may be not real but virtual. However, the virtual look seems to be near the essence of the city. She transcends the limit of representation of the visible landscape to suggest an essential urban landscape not visible but invisible. ■ UNC Gallery

Vol.20100610a | 혜자展 / HYEJA / 惠子 / painting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