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fish

권숙창展 / KWONSOOKCHANG / 權肅滄 / painting.mixed media   2010_0608 ▶︎ 2010_0615 / 일요일 휴관

권숙창_Stranger_컬러 유리 모자이크_35×5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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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무이_GALLERY MUI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58-14번지 무이빌딩 1층 Tel. +82.2.587.6123 cafe.naver.com/gallarymui.cafe

Moon fish-어둠을 헤엄치는 이유 ● 비오는 날에는 밤의 짙은 어둠조차 맑게 적시니 불빛 또한 어느 때보다 화사하다. 붉음은 더욱 붉고, 푸른빛은 더욱 푸르다. 대기를 관통하는 색의 투명함이 물의 투명함 만큼이나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맑은 하늘의 투명한 푸르름처럼. 그래서 비가 오는 밤은 청명한 낮만큼이나 세상이 색으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예술가들은 이러한 느낌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이 표현하는 검정은 비록 평면에 옮겨질지라도 그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그러니 화사한 색채는 그 깊이가 더 할 것이다. 때로는 꽉차있는 느낌으로, 때로는 투명한 느낌으로 깊이를 드러낸다. 우리는 어느 시인의 싯구를 보면서 이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 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어느 푸른 저녁」중, 기형도)

권숙창_Blue labyrinth_컬러 유리 모자이크_58×71cm_2010
권숙창_magic doors_컬러 유리 모자이크_78×58cm_2010

권숙창은 색유리로 이미지를 만든다. 재료의 특성상 풍부한 색채들이 시각적으로 맑은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색채 자체가 이미 매혹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색채의 구성은 어느 지점을 향해 구심적으로 모이면서 강한 속도감까지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런 시각적인 몰입에도 불구하고, 전체 형태는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이다. 아마도 질주하는 빛의 속도와 현대사회의 요구를 몸소 실현하면서도 강직하게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세상에 감춰진 무수히 많은 통로 중 하나의 길을 짚어가고 있는 작가 자신의 삶을 나타내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작가는 비가 오는 밤이면 텅 빈 고속도로를 헤매듯 내달리면서 스쳐 지나는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때로는 둥글고 빈 통로인 양 열려있는 터널이 되기도 하고, 저녁을 등지고 향해가는 석양과 지평의 중심이기도 하다. 가끔 아래로 하강하듯 뻗어있는 긴 에스컬레이터에 서서 마치 지하를 뚫을 듯한 지점을 담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채집된 이미지들을 물고기 몸체에 넣어서 세상을 예술가의 몸으로 반영하듯 색을 머금은 채 맑고 투명한 색유리로 표현하는 것이다.

권숙창_learning to fly_컬러 유리 모자이크_92×41cm_2010
권숙창_follow the road_컬러 유리 모자이크_66×44cm_2010

그는 많은 시기를 거쳐 왔다. 80년대의 격정과 90년대의 도전, 그리고 또 한시기의 고독을 거치면서 새로운 한 시기를 살고 있다. 그에게 많은 이야기들이 사라지고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밤거리를 다니게 하는 이유와 그것이 자신의 표현에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출구가 없는 공간을 헤엄쳐 다니는지 모른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내가 찾는 휴식의 풍경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빠르게 지나가는 차갑고 어두운 공간은 내 마음의 안식처다."(작가노트) 빈 통로를 무수히 감추고 있는 어두운 공간은 그가 향해가는 하나의 통로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그 통로를 따라서 출구가 없는 공간을 헤엄치듯 다니고, 마치 색을 지니고서도 투명한 색유리처럼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세상을 하나의 화면에 표현한다. 그래서 잘게 부서진 색유리는 그의 삶의 흔적을 반영하듯 하나씩 하나씩 오밀조밀하게 맞춰져서 물고기가 되고, 헤엄치는 하나의 자신이 된다.

권숙창_moon fish_컬러 유리 모자이크_122×76cm_2010
권숙창_moonlight_컬러 유리 모자이크_81×72cm_2010

때로는 외부의 힘으로 인해 꾸겨진 듯 변형된 것 같은 인생이라도 여전히 세상 자체는 맑고 투명한 색으로 가득 차 있어서 마냥 아름답다. 단지 세상을 어떻게 마주하는지에 따라서 맑음과 혼탁함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우리는 색유리를 통해 자신을 고백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세상을 맑게 대하는 그의 모습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 박순영

Vol.20100611c | 권숙창展 / KWONSOOKCHANG / 權肅滄 / painting.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