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Place

정재욱展 / JUNGJAEUK / 鄭在旭 / sculpture.installation   2010_0612 ▶ 2010_0629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_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5층 Tel. +82.2.723.7771~2 www.dukwongallery.co.kr

becoming PLACE ● 정재욱의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Take Place』로 원래의 의미보다는 단어를 하나하나 직역한 의미로서 '공간을 취하다'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떤 공간을 취한다는 것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석고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에 전시에서는 그의 작업 중에서 네모난 종이같이 얇은 석고판들을 타일처럼 전시공간의 바닥에 빈틈없이 채우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아무런 이미지가 등장하지 않은 텅 빈 하얀 공간에 대해서 파악하기 위해서 작가는 우리에게 제시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요소와 작가의 행위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첫 번째는 석고로 만들어지는 얇은 판들로 이루어지는 빈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일단 모든 것들을 연상시키는 조형적인 요소들을 제거해 나간다. 틀을 만들고 석고를 부어 아주 얇은 종이 같은 얇은 판을 만들어 냄으로써 조각이 가져야 할 입체감과 양감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색이 없이 하얀 면으로 존재 한다. 또한 얇게 제작하는 동안에도 쉽게 부서지고 조각나 버리는 석고판은 조각의 재료들이 가지는 영구성과 견고함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렇게 부서지기 쉽고 양감도 없는 얇은 판으로 만들어지는 공간은 닫힌 공간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려진 공간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작가는 이 빈 공간으로 속으로 우리들을 들어가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가 들어가는 순간에 이 빈 공간에는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관객들이 계속해서 관람하는 동안 전시하는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균열을 점점 더 넓게 확장되며 아무런 이미지도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은 붕괴해 간다. 그리고 아마도 전시가 끝날 때 즘에는 이 공간은 처음과는 매우 다른 이미지들이 나타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그가 만들어내는 공간은 순간적인 있음(being)의 공간에서 무엇인가로 변해가는 (becoming)의 공간으로 우리에게 제시된다.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두 번째로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변해가는(becoming) 공간을 통해 작가가 작업을 만드는 과정으로부터 전시가 끝나는 기간까지의 작업 행위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사실 얇은 석고판을 제작하는 과정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정재욱은 얇은 판을 만들기 위한 틀을 만들며 틀에 부어서 얇게 퍼트리며 그 틀을 다시 조심스럽게 떼어낸다. 그러나 이렇게 하나의 석고판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 중에 순간적인 힘의 균형이 안 맞거나 실수를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파손되기 쉽다. 이러한 과정은 매우 반복적이면서도 불안하며 긴장의 연속이다. 작가가 매 순간마다 석고판을 만들면서 느끼는 이러한 불안과 긴장감은 그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매 순간마다 얇은 판에서 그 긴장감과 힘의 균형이 잘 들어나고 있다. 결국은 매 순간 마다 영화가 하나의 프레임이 모여 구성되듯이 하나하나의 순간의 시간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전시장으로 옮겨져 하나의 공간을 이룬다. 따라서 석고판이 하나씩 바닥에 깔리는 순간에도 공간 자체에는 이러한 작가의 긴장과 불안, 떨림이 충만해져 간다. 그리고 석고판이 모두 깔리고 빈 공간으로 완성되는 순간 이러한 긴장과 떨림은 극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긴장이 충만한 공간도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관람객들이 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 균열이 가고 파괴되고 허물어진다. 전시 기간 내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충만했던 긴장감과 불안 그리고 힘의 균형과 떨림은 서서히 소멸되어 간다. 결국은 작업을 시작해서 전시장에 설치되는 순간의 시간은 전시 시작 전까지 잠시 멈추었다가 전시가 시작됨과 동시에 전시 기간 동안의 균열과 균형을 이루며 다시 흘러간다. 작가는 그 순간을 그의 얇은 판처럼 존재시키는 것이다. 이는 있음(being)에서 변해가고 생성되는(becoming)의 과정으로 넘어가는 공간을 통해 예술에서의 가역적(可逆的)인 시간성이 아닌 비가역적(非可逆的)인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정재욱_Take Place_석고_2010

정재욱은 이러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신이 경험한 시간들을 하나의 공간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며 다시 흘러가게 만드는 비가역적인 퍼포먼스와 같은 작업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그 어떤 이미지에도 구속되지 않고 관람객 자신들만의 순수한 시각과 감성으로 그들의 시간들과 하나하나 교류하길 바라며, 그리고 충분히 자유롭게 즐기기를 바란다. ■ 신승오

Vol.20100612b | 정재욱展 / JUNGJAEUK / 鄭在旭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