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인展 / KANGHAEIN / 姜海印 / mixed media.installation   2010_0618 ▶︎ 2010_0627

강해인_Null point_스프링_가변설치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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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618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_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 www.noamgallery.com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좋고 싫음을 구별하는 것처럼 때로는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단언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나 생각은 한 두 마디의 단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감정도 여러 가지 형태로 느낄 수 있고, 상반된 감정이라도 동시에 느끼는 모순을 경험 할 수도 있다.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기도 하고, 자신이 가졌던 생각을 잊기도 하며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살아간다. 변화하기 때문에 불안정하고 그 형태를 규정하기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역동적일 수 있다. 강해인 작가의 작업은 변화하는 순간처럼 역동적인 삶을 산다.

강해인_Null point_스프링_가변설치_2010

강해인 작가는 정지해 있는 이미지가 아닌 움직이는 생각을 공간에 그려낸다. 일반적인 회화작품의 경우 평면성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간적인 환상을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강해인 작가의 작업은 생각과 감정들이 공간속에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강해인 작가가 만들어내는 공간은 일반적인 3차원의 공간이 아니다. 1차원, 2차원, 3차원이 함께 존재하는 혼합된 공간이다. ● 강해인 작가가 사용한 스프링이라는 소재 역시 바라보기에 따라 1차원, 2차원, 3차원이 함께 존재한다. 하나의 점에서 시작한 선은 일정한 간격의 곡선을 유지하며 원기둥의 형태를 취하게 된다. 스프링은 선이면서 면으로 보일 수도 있고, 면으로 보이지만 실재는 선으로 이루어진 비어있는 원기둥의 형태이다. 안정적이면서도 불안정하고, 차있음에도 비어있는 것이다. 또한 스프링은 외부의 힘에 의해 변형되었다가 탄성을 통해 스스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운동성을 가진다. 스프링은 작가의 노동을 통해 서로 연결된 구조로 이어지며,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다. 스프링의 연결된 구조는 치밀한 수학적 계산과 사물들 간의 힘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한다.

강해인_Home3_스프링_가변설치_2010_부분

대형 설치 작품「Null Point」는 스프링을 규칙적으로 연결하여 그물과 같은 형태의 커다란 벽을 만들고, 그 벽들이 열리고 닫힌 형태를 이루며 거대한 미로가 된다. 관람자들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이 미로를 통과하게 되는데, 스프링으로 연결된 벽은 공간적으로는 막혀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열려있어 안과 밖의 모호한 갈림길에 빠지게 한다. 미로의 중앙에는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 나침판은 사람의 움직임에는 반응하지만 정확한 방향을 알려주지 않는다. 보이지만 막혀있는 길, 방향을 표시하지 않는 나침판은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등이 함께 얽혀있는 모순적인 우리 삶의 모습과 같다. ● 미로속의 길을 찾아가면서 관람자들은 다양한 신체적 경험을 하게 된다. 스프링으로 만들어진 벽은 단단하게 고정된 것이 아니다. 마치 커튼이 내리워져 있듯 바닥에 떠있는 부유하는 미로이다. 그래서 바람이나 관람객의 움직임과 행동에 따라 변화하고 움직인다. 움직임은 서로의 연결된 관계에서 기인하며, 스프링이 가지는 운동성은 긴장감을 더 한다. 금속의 성질을 띄는 스프링은 서로 부딪히며 찰랑찰랑 소리를 내기도 하고, 관람객의 피부에 닿으며 차가운 질감을 느끼게 한다. 신체적인 운동과 물리적인 변화를 들여옴으로써, 공간을 점유하고 상상하게 한다.

강해인_Drawing Tabl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하나의 스프링에서 시작된 강해인 작가의 작업은 이들의 연결과정과 힘의 작용을 통해 변주된다. 스프링이 가지는 힘의 긴장관계와 연결구조는 물질이 가진 스스로의 특질과 본성을 바탕으로 한다. 스프링과 스프링 사이의 연결점은 마치 수학에서의 좌표점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힘의 작용점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스프링들은 다양한 형태와 변화를 가진다. 압축되거나 무너짐 없이 스스로의 모습을 찾는다. 이러한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스프링을 이용한 공간 드로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드로잉 작업들은 우연적으로 발생한 형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부에 존재하는 힘과 조화, 질서, 균형의 원리를 드러내고 있다. 육각큐브 형태를 기반으로 한 집 모양의 구조물 역시 이러한 변화와 균형의 원리를 잘 드러내고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Null Point」나 드로잉 작업들에 비해 입체감이 더 부각되며 보이지 않는 공간을 상상하게 한다. 공간과 공간은 서로 소통하며 열려있다. 다양한 차원과 생각을 넘나들며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살아 움직인다.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에 있는 것을 보게 하고,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며 보다 멀리 상상력을 투사하도록 한다.

강해인_Drawing Tabl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상보성 [相補性, complementarities] 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물리학에서 사용된 단어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서로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성질이라는 의미이다. 요소들은 반대방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며 긴장을 야기하지만, 어느 쪽도 상대 쪽에서 끌어당기지 않으면 힘을 갖지 못할 뿐 더러 스스로를 유지 할 수 없다. 애초에 사랑이 없었다면 미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역설과 모순은 우리에게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터뜨리도록 만든다. 이처럼 세상의 많은 사물과 감정들은 서로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다. 스프링과 스프링이 서로 작용하며 형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의 삶 역시 수 많은 힘들의 긴장이 만들어낸 거대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 신선정

Vol.20100619h | 강해인展 / KANGHAEIN / 姜海印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