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pping Mindscape 매핑 마인드 스케이프

강민수_이혁준_한지석展   2010_0625 ▶︎ 2010_0712 / 일요일 휴관

강민수_그네_혼합기법_60×80cm_2010

초대일시_2010_0625_금요일_05:00pm

기획_최흥철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케이앤갤러리_K.&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15번지 3층 Tel. +82.2.517.7713 www.kngallery.org

"하늘은 둥글고 땅은 각지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은 동아시아 고대인들의 우주관이었다. 그러나 그들뿐 만이 아니라 고대 수메르인으로부터 중세 유럽인에 이르기까지 세상은 평평하다는 믿음이 지구 구체설보다 더 광범위하게 받아들여 졌다. 따라서 둥근 하늘 아래, 사방 평평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믿었던 고대인들은 세상의 끝으로 항해를 하면 거대한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도의 바깥은 세계의 밖이자 영원할 것만 같은 어둠에 싸인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그려낼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세상의 끝은 모든 신화의 원천이 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 무한하게 자라날수록 상상의 가장자리는 도리어 더욱 더 확장되었다.

강민수_분홍색옷을 입은 소녀_혼합기법_170×200cm_2010

폴 고갱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139.0x375.0cm, 1897)를 제작한 1897년은 그가 질병으로 사랑하는 딸을 잃고 자신도 가난과 질병으로 극심하게 고통 받으며 절망에 빠져들어서 인생의 외줄타기에서 이제 그만 내려서기로 결심한 직후였다. 12년간 성공적이었던 증권거래인의 생활을 버리고 늦깍이 화가의 삶을 택한 후 그는 정신의 행복과 삶의 고통을 맞교환해야만 했다. 실제 그는 이 두루마리식 그림을 상징적인 유언장으로 완성한 직후에 음독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다시 살아나 6년을 더 살았다. 이 작품은 주지하다시피 동아시아 스타일의 병풍 혹은 족자처럼 오른쪽에서 왼쪽 수평 방향으로 읽는 그림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실은 존재의 의미를 묻기 위해 인생의 여정을 대표하는 세대별 인물들과 상징적 형태의 우상들을 한데 모아 거대한 공간에 재구성한 인생의 지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당대의 지배적인 인상주의에 대하여 회의하고 거부하기 시작함으로써 진정한 모더니즘 회화의 개척자로 평가 받는다.

이혁준_Forest_Eden 5-1_엮음, 사진에 바니쉬_118×180cm_2010
이혁준_Forest_Eden 11-1_엮음, 사진에 바니쉬_66×100cm_2010

이 전시는 그러한 상상적 개념의 종합적인 풍경이자 마음의 지도에 관한 것이다. 어느 물리학자의 개념 그림처럼 생각의 뿌리에 물을 주고 볕을 쬐어서 무럭무럭 가지와 잎을 키워나가는 예술가들의 마음 지도 그리기이다. 연관된 단어와 숫자, 그리고 기호들로 이루어진 공식의 자리에 어떤 것을 그려 넣는 일이다. 이 전시를 위해 초대된 강민수, 이혁준, 한지석 이렇게 3인 작가들은 각각 다른 이미지와 상징들을 모아 재구성하여 하나의 화면에 모아 전혀 새로운 풍경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중요한 공통 분모를 발견할 수 있다. 지극히 회화적인 방식에 의해 각각의 사건과 그것에 결부된 기억이 이미지로 변하고, 그리고 조합되어 또 다른 생각을 발생시키는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심상의 영토를 무한이 증식시켜나가는 그들의 세계에서는 상대적이 아닌 주관적이고 절대자적인 눈길을 느끼게 된다.

한지석_2[1].i've got you 21-reasonable doubt_리넨에 유채_130×162cm_2009
한지석_6[1].i've got you 18_리넨에 유채_130×162cm_2009

그러나 그럴 듯하게 있을 법한 때와 장소를 화면 위에 휘황하게 재현해내는 것만으로 그들의 작품이 지닌 독특한 매력을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작품은 세부의 공간마다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작은 공간들이 모자이크식으로 구성되기도 하지만 각 공간의 장면은 반투명한 레이어들이 겹쳐지거나 서로 혼합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체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의 결합 방식에 관한 것이다. 심리적 공간과 기억의 공간, 관계에 의한 사회적 공간, 개인을 둘러싼 정치적 공간들이 개별요소들을 꿰뚫는 가로 세로의 축을 이루며 유기적으로 전체 형태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리고 길을 찾기 위하여 보는 방법이 아니라 읽는 방식, 만들어 나가는 방식의 제안이다. 즉 이것을 우리는 기억의 조립법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최흥철

Vol.20100625b | Mapping Mindscape 매핑 마인드 스케이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