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프린트 PLASTIC PRINT

신주영展 / SHINJOOYOUNG / 申주영/ photography.installation   2010_0629 ▶︎ 2010_0718

신주영_초록, 하늘, 하양의 콤포지션 composition with green, sky, and white_ c 프린트, 디아섹_58×36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613d | 신주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10_0629_ 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플랫폼 플레이스 629_platform PLACE 629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27번지 Tel. +82.2.517.4628

도시의 플라스틱 피플 ● 물질을 향한 풍요와 이상을 좇아 끊임없이 팽창하고 거대화되는 이 도시에서 사람들은 콘크리트 더미 위를 거닐고, 인공의 빛을 쬐며 그 안에서 살아간다. 도시가 환경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현대인의 감수성은 도시를 근간으로 하여 생성되고 변화되어 왔다. 인공의 구조와 색, 빛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도시는, 현대인에게 멈추지 않는 미감을 제공하는 장소이자 근원지이다. 많은 작가들이 도시를 인식하는 것에서 실존의 토대를 발견하고, 현대 사회와 현대인의 삶의 단편들을 밝히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신주영 작가 역시 도시에 살며 이 도시를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신주영_파도의 단면 side of wave_c 프린트, 디아섹_28×55cm_2009
신주영_네컷만화 four-cut cartoon_c 프린트, 디아섹_22×41cm_2009

이번의 『플라스틱 프린트Plastic Print』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도시풍경을 찍은 사진과 설치물로 구성이 된다. 일상 속에서 작가가 거리를 걷다 스냅 샷으로 담아낸 사진들에서는 지하철, 아파트 건설 현장, 낡은 벽면, 건물위의 전광판, 상점의 쇼윈도우 등 누구에게나 흔하게 스쳐 지나가는 도시 속 장면들이 등장한다. 사진을 살펴보다보면, 무엇보다도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의 강렬한 원색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텅 빈 지하철 안의 푸른색 좌석과 바닥은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와 바다를, 트럭의 컨테이너에 칠해진 파랑색 곡면은 넘실거리는 파도를 연상케 하며 시원함을 선사한다. 또한, 목욕탕 앞의 빨래 건조대에 걸린 노란색 수건과 바닥에 뒤얽힌 채 놓인 초록색 호스, 그리고 아파트 공사장에 가설물로 처진 푸른색 막들은 리듬감과 운율감을 주며 경쾌하기까지 하다. 사진 작업에서 드러나는 원색의 색감들은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사물들과 합성 도료에서 비롯한 것이다. 플라스틱이라는 현대적 재료에 스며든 사소한 장면들을 눈여겨본 작가의 시선은, 싸고 편리하여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무심코 편재하게 된 '도시적 감각'을 재발견해 낸다.

신주영_7인용 의자 one chair for seven_c 프린트, 디아섹_44×75cm_2009

이와 더불어, 작가는 '플라스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봄으로써, 도시의 숨은 조형적 측면에 주목하고자 한다. "플라스틱plastic이 인공적인, 재료로서의 레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조소과에 해당되는 조형 수업을 plastic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본 전시에서는 플라스틱의 이러한 '조형적' 의미에 주목하며, 일상을 플라스틱한(조형적) 시각으로 발견한 사진, 플라스틱한(조형적인) 것을 발견하는 사람, 일상공간을 플라스틱하게(조형적으로) 재창조하고자 하였다."(신주영) 이렇듯 조형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사진 작업에서의 중심적인 시각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의 장면은, 도시의 반복적인 그리드 구조를 통해 전복될 계기를 맞이한다. 거리 곳곳에 노출된 격자무늬와 같은 반복된 선들을 재단하는 작가의 시선은, 골목의 후미진 곳에서도 추상회화와 같은 세련된 조형적 어법을 구사해낸다.

신주영_녹색 창문과 빨간 브라인드 green windows and red blinds_c 프린트, 디아섹_39×60cm_2010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인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2009)의 회화 작업을 기억하는 이들은, 도시풍경을 재발견하고 있는 이번의 사진 작업에 대해 고개가 갸우뚱해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의구심은 「태양은 가득히」회화 연작을 통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작가는 회화 작업에 앞서, 조명 전등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본 각도로 각기 다른 색감과 형태에 포커스를 맞추어 사진 촬영을 하고난 후, 이를 작은 점들로 분절된 페인팅 기법을 통해 디지털화된 인공 태양의 이미지로 그려내었다. 이렇듯 인공의 빛의 의해 디지털화된 색감을 지각하는 작가의 감각은 일차적으로 사진 작업을 통한 지각 방식을 통한다. 『태양은 가득히』가 디지털화된 인공 조명의 물리적 형태가 주는 아날로그적 당착을 전통적 회화를 통해 역설적으로 디지털화했다면, 『플라스틱 프린트』는 디지털화된 색감과 구조로부터 아날로그적 사유의 구조를 포착해낸다. 『태양은 가득히』가 디지털→아날로그→아날로그(붓)를 통해 디지털화를 밝히는 구조라 정리해 볼 때, 『플라스틱 프린트』는 디지털→디지털(카메라)을 통한 아날로그의 발견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작가가 다루는 회화/사진 매체는 상이한 지각 구조를 통해 현대인이 겪는 디지털/아날로그적 감성의 간극과 상관 구조를 공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신주영_플라스틱 네이쳐_멜라민 청자 plastic nature_melamine jar_가변크기_혼합재료_2010
신주영_플라스틱 윈도우_plastic window_가변크기_혼합재료_2010

다시 본 전시로 돌아가 볼 때, 『플라스틱 프린트』에서 작가는 사진 작업을 통해 디지털화되고 스펙타클화된 도시환경 속에서 단절과 소외로 자리 잡은 일상의 소소한 환경을 재고찰하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이라는 일회적으로 사용되는 현실적 가치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도시풍경에서 손쉽게 낙오되는 시각적 가치를 조형적으로 재발견하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예술을 일상으로부터 분리시키지 않고 상호 교감하고자 하는 작가의 미적 태도로부터 기인한다. 이번의 전시 장소인 플랫폼 플레이스platform PLACE는 상품의 판매공간을 기반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작가는 사진 작업과 더불어 쇼윈도우에 플라스틱 비닐의 표면을 활용한 작업인 「플라스틱 윈도우」를 설치하여, 상업공간과 전시공간 그리고 일상공간의 조형성을 매개시키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콘크리트와 플라스틱, 인공과 자연, 디지털과 아날로그, 키치미술과 고급미술, 디자인과 미술 등의 경계로부터 조형성을 재구축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스펙터클해진 인공적 미감에서 소외되었으나 내제된 휴머니티적 사유 구조를 긍정적으로 시사해낸다. ■ 심소미

Vol.20100629g | 신주영展 / SHINJOOYOUNG / 申주영/ photography.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