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展 / KIMJINHEE / 金眞熙 / painting   2010_0624 ▶︎ 2010_0630

김진희_Dream!_종이에 채색_45.5×53cm_200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무등갤러리 작가지원展 후원_광주광역시 동구청

관람시간 / 10:00am~06:00pm

무등갤러리 MOODEUNG GALLERY 광주광역시 궁동 51-25번지 Tel. +82.62.236.2520

나비와 머리카락 그리고 검은 산 ● 나비를 왜 그리느냐고 물었더니 작가는 장자의 호접몽 얘기를 꺼낸다. 꿈속의 나비가 나인지 깨고 나서 그 나비를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처럼,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추스린다. 그녀가 그리는 여성은 곧 그녀 자신이기도 하고 이상적으로 동경하는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 여성은 대개 긴 머리를 하고 있으며, 그 머리는 점점 더 부풀어서 화면 전체를 장악하기도 한다. 모발의 성장과 생명력은 곧 여성으로서의 사회성을 말하는 것인가? 여성의 사회성은 여성이라는 코드를 독립적으로 보면서 남성지배적 구조에 이의를 제기하고 그로부터의 탈피와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 작가에게 있어서 여성성은 배우자 또는 가족 관계로서의 여성보다 한 개체로서의 자기 실현 즉 여성으로서의 독자적 영역의 구축과 그 사회적 의미를 띠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녀는 최근 캔버스에 아크릴로 흑백의 산을 많이 그린다. 그 산들은 크고 뾰죽하며 중첩되어 있다. 화면 가득 치솟은 산 봉우리를 괴고 한 여성이 생각에 잠긴 모습은 초현실적인 이색적 매력을 보여준다. 여성의 사유와 크고 강한 산의 양괴가 대조를 이룬다. 여성은 거대한 산마저 누룰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이 여성의 진정한 힘인가? 대학원 과정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그녀는 노자의 말을 인용하여 답한다. "세상 만사에는 시작이 있는데, 그것은 세상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세상의 시작이고 여성이 세상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김진희_Silent Mountain#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2×122cm_2010
김진희_Flying_한지에 먹, 채색_85×42cm_2009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우리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술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예술은 새로운 명제를 제시하는 것인가? 예술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일상의 생활 속에 들어 있는 것들이다. 예술 안에 새로운 명제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의식으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차 한잔을 마시면서 과거에 마시던 것과 다른 맛을 느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 차는 종전의 차와 다를 바가 없지만, 또한 종전의 차와 같지 않다.

김진희_Creation and Extinction_한지에 먹, 채색_50×130cm_2009
김진희_Creation and Extinction_한지에 먹, 채색_50×130cm_2009

수 년 사이에 작가 김진희의 예술은 변화를 겪어 왔다. 보다 작품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아름다움으로부터 작품성을 향하여, 조형적인 형태에서 사유적 방향으로…. 처음에는 머리 긴 여인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 실현의 의지를 담는 방향으로, 다음에는 그 자신을 지지하는 자연과 사회의 지지 구조를 의식하는 방향으로. 이러한 변화와 성숙을 통하여 점차 김진희라는 한 작가 개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국화가 말하는 전통적 방식에 안주하기를 거부한다. 그녀 자신의 여성성과 개체적 가치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여성성은 자연과 사유의 연결 고리가 되며, 개체적 가치는 독자적 창의성과 관련된다. 그것은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작품이란 한 작가의 가장 분명한 창의적 각인, 족적이고 그것은 늘 변모를 꾀하면서도 감동적 실체로 자리잡기를 원한다. ■ 장석원

김진희_Creation and Extinction_한지에 먹, 채색_50×130cm_2009
김진희_Creation and Extinction_한지에 먹, 채색_50×130cm_2009

네모난 작업실... ●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사각의 작은 공간속에 왼 종일 틀어박혀 나의 존재방식과 의미를 찾아 캔버스와의 긴 사색과 사투의 시간을 지내왔다. 어쩌면 의식의 저편에 존재하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어 퇴색한 짜투리들을 꿰맞춰 보기도 하고 외로움과 자괴감에 몸부림을 치기도 하며 혹은 붓질위에 나를 온전히 맡겨보기도 했다. 어느 날, 지루한 내면의 대화를 넘어서 나의 의식 앞에 사유의 공간으로 떡 버티고 서있는 산, 마침내 나의 실존은 산으로 다가온다. 몇 겹의 덩어리로... 칠흑 같은 현(玄)은 모든 것을 끌어안고 있으나 끝내 침묵하는 산, 일부러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묵묵히 존재하는 산, 시작도 끝도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겹겹이 쌓여 세월을 낳는다. 적막과 함께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들... 공간에 시간이 누워 덩어리를 길러내고 그 덩어리들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 김진희

Vol.20100629i | 김진희展 / KIMJINHEE / 金眞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