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작가 맵핑 프로젝트-'잇 다'2기

최상진_이시원_김새벽展   2010_0629 ▶︎ 2010_0725

정림리창작스튜디오 갤러리

초대일시_2010_0629_화요일_04:00pm

정림리창작스튜디오 갤러리 릴레이展

후원/협찬/주최/기획_박수근미술관

관람시간 / 금,토,일요일_10:30am~05:00pm 화, 수, 목요일에는 관람을 원하시는 개인, 단체에 한해 일시적으로 개방 가능합니다.

정림리창작스튜디오 갤러리_Jeongnimri gallery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 131-1번지 Tel. +82.33.480.2655 www.parksookeun.or.kr

2007년. 세계적인 화가 박수근이 태어난 강원도 양구 정림리 마을에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이자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처럼 이용될 정림리창작스튜디오와 갤러리가 지어진다. 전국 대학교 건축학과 자원봉사 동아리에 소속된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지어진 이곳은 목조식 창작스튜디오 2동과 20평 규모의 갤러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공연을 해도 될 만큼의 마루와 정자,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다. 창작스튜디오는 천정이 매우 높아 어느 정도 대규모 작업도 가능하다. 운치 있는 다락방에서는 박수근미술관과 정림리마을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다. 마을을 지나는 길가 옆으로 길쭉하게 서있는 정림리 갤러리는 가난한 예술가들과 마을 주민들의 삶을 잇는 소통의 공간으로 점차 자리매김 되어 가고 있다. ● 정림리 갤러리 릴레이 전시프로젝트 '잇 다'는 2010년 6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7기에 걸쳐 이루어진다. 총 21명의 작가들이 참여하게 되며 타 도시, 타 장르 작가들 간의 정보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작가들 스스로 정림리 마을 주민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는 보편타당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러한 정림리창작스튜디오 갤러리 운영철학에 동감한 최상진, 이시원, 김새벽 작가가 '잇 다'2기 전시를 오픈했다.

최상진_내 귀에 서커스_캔버스에 스톤 스프레이,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90.9×60.1cm_2010
최상진_내 귀에 스쿠터 2_캔버스에 스톤 스프레이,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40.5×27cm_2010
최상진_에스키스들_종이에 색연필,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5×25cm×4_2008

오픈당일 최상진 작가의 작품 설명을 들으시던 마을 어르신들 중 몇몇 분들은 심하게 공감하듯 머리를 끄덕이시는 모습이었다. 오래된 농촌마을에서 옥수수, 고추, 감자를 일구며 늙어 오신 오래된 어르신들...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최상진의 다소 난해한 이미지들을 이해하고 감동받으셔서는 결코 아니었다. "여러 어르신들 중에서도 귀가 잘 안 들리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 역시 귀가 잘 안 들립니다. 이명 난청을 앓고 있어 귀에서 울림이 있고 그래서 말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최상진 작가의 이 같은 말 트기는 마을 어르신들로 하여금 금세 그의 작품세계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최상진은 Patinamole 이라는 가공의 녹청과 두더지를 등장시키고 그가 하는 행위를 이미지화시킴으로써 구조적으로는 결함이 없는 자신의 이명 난청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언어 의사전달과정에서 놓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귓속에 사는 가공의 두더지가 덥석덥석 받아먹어버린다는 설정이 기발하다. 이번에 『잇다』 전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의 작품들 중 인상 깊은 작품은 정성스런 에스키스들이다. 에스키스라고는 하지만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서도 손색이 없으며, 작업에 대한 고민과 과정들을 기록해 놓고 있어 감상자들은 조금만 오래 관찰하면 그의 작품에 대해 보다 더 잘 이해 할 수 있다.

이시원_외로움_캔버스보드에 아크릴채색, 유채_46×53cm_2010
이시원_초조하다_캔버스에 유채_73×61cm_2010
이시원_두 번째 엄마_캔버스에 유채_73×91cm_2010

이시원 작가는 갤러리를 찾아오신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동그랑땡을 부쳐 막걸리를 대접하였다.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잠시 일손을 놓고 갤러리 오픈을 위해 찾아주신 마을 어르신들이나 그렇게 찾아주신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손수 먹거리를 대접하는 작가들의 모습을 보며 마을에 놓여진 작은 문화공간 하나로 인해 번지는 아름다운 기운들이 더욱더 멀리멀리 퍼지기를 바랐다. 이시원은 주로 자신이 경험했던, 혹은 경험하고 있는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감정변화와 느낌을 주시하여 관찰하고 이를 작품에 담아낸다. 바쁘게 일하는 엄마 대신 기르던 강아지를 더 많이 의지하며 살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불이 활활 타고 있는 자동차에 자신을 태우고 있는 무시무시한 감정 상태를 드러내기도 한다. 날이 곧추 선 바늘이 터질 듯 부푼 풍선을 금세라도 터뜨릴 기세로 달려드는 작품에서는 작가의 초조한 심경을 역력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시원의 이전작업 '고3'시리즈, '풍경'시리즈, '지난시간의 기억' 시리즈 역시 극도의 불안감과 초조함이 내재되어 있다. 외면상 밝고 긍정적인 작가의 내면세계를 적잖이 솔직하게 표출하고 있는 작품들로써 삶을 초연히 관망하는 태도와 이를 통한 솔직한 감정에 대한 시각적 표현 방법이 인상적이다.

김새벽_labyrinth_캔버스에 유채_130×193cm×3_2008_부분
김새벽_labyrinth_캔버스에 유채_130×193cm×3_2008_부분

군대시절을 이곳 양구에서 보낸 때문인지 김새벽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귀한 인연으로 여겨진다. 낯설지 않은 작은 도시 양구, 박수근의 마을 정림리에서 김새벽은 이십대의 마지막 라비린토스(Labyrinth)...를 빠져나가기 위한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봄직하다. 그리스 신화 중 다이달로스가 만든 절대미궁 라비린토스(Labyrinth)를 작품에 차용하고 있는 이십대 후반의 작가는 그 내면에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철학적이며 본질적인 물음_ 즉 '지금의 나는 어디에 있는가?' '과연 나는 테세우스처럼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실타래를 들고 있는가?' ' 나는 이카루스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까?' _ 에 천착한다. '비가 오다 개다 우박이 내리다 말다' 하는 하늘만큼이나 변덕스럽고 어수선한 이십대이기 때문에 고민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실제 김새벽의 모습을 보면 이미 절대미궁을 빠져나오는 길을 모두 다 알고 있는 듯 안정되어 보인다. 요리사가 꿈이었던 시절에 한식요리사 자격증과 제빵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놓았고, 일찍부터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된 부지런한 작가이기도 하다.

김새벽_labyrinth_캔버스에 유채_193×130cm×3_2008

지극히 정적이고 개인적인 작업세계에 골몰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모습과 주말마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갤러리를 지키며 관객들과 만나는 작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젊음에 대한 값어치의 중량이 새삼 육중한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 엄선미

Vol.20100629k | 2010 작가 맵핑 프로젝트-'잇 다'2기 최상진_이시원_김새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