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허연정展 / HURYEONJUNG / 許娟禎 / painting   2010_0630 ▶︎ 2010_0706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9cm_2010

초대일시_2010_063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Another world ● 독일의 철학자 마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인간은 그의 존재에 있어서 바로 자신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어 있는 존재이다"라고 '인간'을 정의 하였다. 즉, 인간은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끊임없이 사유하고 탐구함으로서 그 가치를 형성하고 관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자아에 대한 고민은 사회철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본능에 가까운 행동양식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자아의 개념은 과학 기술의 발달과 지식의 팽배 그리고 물질문명이 발전하기 시작한 19세기 중반 이후부터 확산되어 갔으며, 이러한 시대상황은 예술가들에게도 인간에 대한 관심과 자아 탐구의 과제를 끊임없이 요구하였다. 특히, 문명화된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인간들이 느끼는 공허함, 고독감, 불안함, 그리고 소외감들로 인해 상실될 수 있는 자아 존재감에 대해, 오늘날 예술은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9cm_2010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9cm_2010

허연정은 회화작품들은 자아의 정체성을 찾고 주체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표현되고 있다. 자아 정체성에 관한 논의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되어 주체에 대한 개념과, 존재하는 자아, 관계하는 자아로 확장되며, 생명과 소통이라는 심리적 주제와 공간이라는 물리적 주제를 가지고 의식과 무의식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 허연정의 작품은 공간을 구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정형화되지 않은 가상의 공간은 종종 좁은 통로를 포함한 밀폐된 공간으로 표현이 된다. 초기작품에서 보여 지는 공간은 심리적으로 닫혀진 공간이다. 높은 벽과 긴 복도, 닫혀진 문과 어두운 내부는 세밀한 주변 사물을 생략한 상태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집중하여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작가는 이러한 닫혀진 공간에서 존재와 비존재(혹은 부재), 곧 생명과 죽음이라는 주재를 다루며 자아에 대한 관찰을 진행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기 작품에서 보여 지는 자아는 죽음과 반대하는 의미에서의 자아이다. 곧, 존재 자체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이에 비교해서 이번 전시『Another world』에서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로서의 열린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작품에서 보여 지는 공간에서는 계단이나 터널, 열린 문과 떠다니는 방과 같이 외부와 통하는 소재를 포함하고 있어, 현실 너머의 새로운 세계로의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비교해서 설명해 보자면, 초기의 자아는 땅속에 묻힌 단단한 씨앗 속의 생명으로서의 존재였다면, 이제는 어둡고 축축한 땅속을 뚫고 나온, 그러나 여전히 두려운 한 생명으로서의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는 작가가 최근에 표현한 식물 작품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는데, 푸르고 싱그러운 자연의 한 요소로서의 식물 이라기보다는, 단단한 생명의 뿌리로 연결된 독립된 하나의 존재로서 강한 자아의식을 담고 있다.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9×116.8cm_2010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16.8cm_2010

허연정에 닫힌, 혹은 열린 공간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세상과 소통하려는 열망을 상징하는 사물들이다. 초기의 닫힌 공간에서는 전기를 연결하는 콘센트(receptacle)만을 남겨 두어, 외부와 소통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만을 표현하였다. 최근의 작업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의 사물로서, 외부와 혹은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계단과 터널, 열린 문과 좁은 복도 등을 표현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공간의 구조에 대하여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좁은 복도는 제3의 세계로 가기 위한 길, 즉, 비상구이자 나뉘어진 자아의 다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0
허연정_another worl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0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자아를 '한 개인이 자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했는데, 이 개념을 순수자아, 정신적 자아, 사회적 자아, 물질적 자아로 분류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허연정의 작업을 통한 자아 탐구는 지금 이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순수한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고, 그 자신과 소통하고, 또 세상과 소통하고, 그리고 타인과 치유하는 과정들이, 작가가 작업을 하고 존재하는 방식으로서, 그리고 예술이 사회적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듯하다. ■ 민은주

Vol.20100630a | 허연정展 / HURYEONJUNG / 許娟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