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원칙 : reality principle

노현탁_차동훈_추종완展   2010_0901 ▶︎ 2010_1001 / 일요일 휴관

차동훈_Siren_3D 애니메이션_00:05:42_2009

초대일시_2010_090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대안공간 충정각 ALTERNATIVE SPACE CHENGJEONGGAK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360-22번지 Tel. +82.2.363.2093 www.chungjeonggak.com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살 만한 세계인가? ● 현실을 사는 우리들은 수많은 욕망 속에 사로잡혀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위선이라는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경쟁을 벌이기도 하며 일탈을 감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라는 구조가 생겨나면서 욕망을 규제하기 위해 사회적 금기를 만들어 놓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렇듯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쾌락 원칙이라고 부르고, 그것을 규제하는 법규들은 현실 원칙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현실원칙은 현실 생활에 적응하기 위하여 욕구의 충족을 미루거나 단념하는 자아의 작용이다. 사람이 고통을 누르고 쾌락만 추구한다면 현실에 적응해 살아가기 쉽지 않으니 현실 원칙으로 보완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쾌락을 등지고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삶이란 수많은 장애물들을 넘고 건너야 하는 산과 같다. 산 정상의 만족을 위해 오늘도 나는 가면을 쓰고 전진한다. 아니 더 큰 최종의 쾌락을 위해 오늘의 고통은 잠시 접어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표현인지도 모른다. 『현실원칙』전은 이렇듯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다양한 표현으로 투영하고 있는 3인의 기획 전시이다. 한숨과 외로움으로 가득한 그들의 모습 속에서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차동훈_A Happy Family_캔버스에 유채_60×72cm_2008
차동훈_A Happy Family_종이에 잉크_55×55cm_2008

차동훈 ●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규칙적으로 울리는 집단 행군소리가 현대판 쉰들러리스트를 연상케 한다. 차동훈 작가의 영상작업 Siren (2009) 에서 평면적인 종이인형처럼 보이는 수백 명의 가상현실 속 등장인물이 획일화된 몸짓과 표정으로 집단 군무를 연상시키는 행진을 한다. 행복과 성공을 상징하는 천편일률적인 미소와 미디어에서 부추기는 몸매를 지닌 등장인물들은 zoom-in 과 zoom-out의 화면 속 촬영기법을 통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타인에게 표적되고 스스로를 검열하며 만들어진 이미지에 갇혀 행복하다고 자위하는 현대인을 대변한다. '충돌테스트더미(Crash Test Dummy)'를 참고로 하여 만든 세라믹 두상 작품인 유물, The Relic (2009) 역시 갖가지 정신적 폭력에 휘둘리는 현대인이 추구하는 하는 행복의 완성을 위해 실험되고 버려지고 짓이기는 강제적인 희생을 담고 있는 더미가 바로 현대사회에서 학살당하고 있는 우리의 한 단면이라는 아이러니를 시사한다. 꿈꾸는 미래를 위해 진실한 자아는 버려지고 위선으로 무장하여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무작정 내달릴 수밖에 없는 가엾은 인간을 Tuning (2009) 영상에서 보여주며 작가는 고유의 감성이 배제된 흑백사이보그와도 같은 현대인간 군상을 비판한다.

추종완_탈(脫)-Emergence_혼합재료_162×130cm_2006
추종완_탈(脫)-Emergence_혼합재료_145×112cm_2010
추종완_Emergence_혼합재료_25×50×20cm_2009

추종완 ● 추종완의 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상적인 몸매에 대체적으로 번듯한 수트나 파티복을 입고 있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세련되고 현대인의 모습을 띄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얼굴을 포함한 상반신은 마치 그을린 휴지조각처럼 찢겨서 흩날리는, 또는 이런 갈래갈래 찢겨진 조각에 뒤덮여 탈을 쓴 형상을 취하고 있다. 국회의원 배지를 착용하고 있는 위 회화 속의 등장인물은 청렴결백의 상징이자 미래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는 푸른빛의 셔츠를 입고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진심을 배제한 가식적 태도가 창백함으로 표출되고 이들의 위선된 자아를 바라보는 타자의 싸늘한 시선이 겹쳐 나타난 냉소일 수도 있다. 이와 반면 대체로 무채색이나 한 톤 다운된 색감을 주로 사용하는 추종완의 작업에서 등장인물의 소품들만이 유일하게 입체적인 색감으로 드러나 있다. 이처럼 속임수와도 같은 트릭큐브, 꽃, 와인잔 등이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간파되기 쉬운 병치적인 요소로 사용되었다. 반면, 현대인들이 각축을 벌이는 생존본능게임 속 치열한 경쟁 심리에 과열된 자아는 갈래갈래 찢기어 인간의 허와 실을 꼬집는다. 잡힐 것만 같은 바스러지는 자유와 과부하된 현대인의 심리상태가 일상을 버텨가는 위악한 받침돌이자 이것이 현실적응에 최적화된 원칙이라는 것을 추종완은 읊조린다.

노현탁_Organic Cube_단채널 영상_2008
노현탁_불안의조건_캔버스에 아크릴, 유채_130×195cm_2009
노현탁_징후_캔버스에 아크릴, 유채_160×130cm_2010

노현탁 ● 인간에게 있어 얼굴은 각 개인이 지닌 고유의 본질과 이를 아우르는 수천만가지의 생각을 고스란히 닮아내는 객체이자 도구이다. 노현탁 작가는 "예측하기 쉽지 않은 폭력 혹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폭력에 의해 나타나는 사회적인 심리 현상들"과 자아가 마찰될 때 발생하는 불편한 현실과 이에 대응하는 괴리감을 과감하게 '부셔지는 신체'로, 그리고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암흑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인물의 뒷모습'으로 표현한다. Organic Cube에서 노현탁은 흡사 뒤틀리고 꼬이고 명확하게 맞추기 힘든 현대인의 심리상태와 큐브를 동일시, 큐브를 맞춰가다 부셔지는 과정 속에 작가 역시 함께 분열되고 해체되는 영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작가는 타인과 현실에 맞춰 새롭게 지어지고 구성된 자아는 실은 왜곡되고 빈틈이 많은 조작된 존재로 무너지기 쉬운 나약한 껍데기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 대안공간 충정각

Vol.20100905a | 현실원칙 : reality principl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