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진달래반점

이수영_리금홍展   2010_0904 ▶︎ 2010_0918 / 월요일 휴관

이수영, 리금홍_가리봉동 진달래 반점_2010

초대일시_2010_0904_토요일_05:00pm

후원_서울문화재단_서울시 창작공간 금천예술공장_공간 해밀톤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공간 해밀톤_SPACE HAMILTON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142번지 Tel. +82.31.420.1863 www.podopodo.net

우리는 작년 가을부터 가리봉동 조선족 문화를 기록하는 여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가리봉동 기록 작업을 모으고 다듬어 전시를 합니다. 우리가 한 가리봉동 기록 작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수영_서쪽으로 다시 오 백리를 가면_2010
이수영_낯선 밥상_2010

1. 우리는 복래반점, 진달래냉면, 송화강 노래방, 연길식당, 중국가요완비 천지노래방, 사계려면식점, 고향의 맛 연길명태어실, 연길호프에서 밥 먹고 술 마시고 놀았습니다. 먹은 음식은 초두부, 언감자 밴새, 소배필, 토닭곰, 짝태, 썩장, 배골돈두각, 궈바로우 등입니다. 가리봉 시장에선 줄콩, 고수. 건두부, 회향, 평양 월드컵 냉면, 따려, 영채김치, 식용잿물, 작소다 등을 샀습니다. ● 진달래 반점에선 아주머니들께 숙주나물 볶고 만두 빚는 얘기와, 연변 어린 시절 소 잡아 소탕 끓여 먹던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찌개 끓이고 채소 볶는 음식 이야기는 녹취하고, 여러 조선족 식재료와 음식은 사진으로 찍어 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독특한 연변 억양과 표현의 목소리는 따로 모아 DVD로 만들었습니다.

이수영_지상의 숟가락 하나_2010

2. 가리봉동 쪽방을 한 달 얻어 살림을 살았습니다. 가리봉동을 몸으로 기억하고자 하는 손님들을 많이 초대했습니다. 손님들과 우린 지하철 남구로역 3번 출구에서 만나 가리봉 길을 쭉 걸어와 가리봉 시장 뒤편 영주미용실 지나 새마을금고를 왼쪽으로 끼고 오르막 골목을 오릅니다. 왼쪽으로 한양수퍼 전방이 있고 그 가게 건너편 라일락 나무 밑에 놓인 의자에 잠시 앉아 쉽니다. 좀 더 올라가 왼쪽 골목으로 돌아 대성골든빌라 바로 옆에 가파른 계단을 올라오면 나무로 된 방문들이 늘어서 있는데 맨 안쪽 208호가 우리 살림방입니다. 신발 벗는 곳 옆에 씻고 밥하고 옷 빨고 할 수 있는 수도꼭지가 있고, 다락이 있는 키 낮은 한 평짜리 방이 보증금 없이 월 20만원 조금 넘습니다. 이런 방을 쪽방이라 부르고 많게는 한 집에 몇 십 개씩 있어 벌집이라 불립니다. 구로공단이 있던 시절 시골에서 올라온 노동자들을 위해 생겨난 이 쪽방들은 구로공단이 사라진 후 조선족 이주자들이 가볍게 새 살림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손님들은 쪽방에 앉아 한 시간 정도 이야기 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선족 식당에서 밥도 먹고 장도 봤습니다.

리금홍_가리봉냄새이동연구제작과정, 연길~카슈가르취재_2010
리금홍_가리봉냄새이동연구_단채널 영상_00:08:58_2010
리금홍_가화만사흥_십자수_70×80cm_2010

3. 조선족 음식 중에 양(羊)고기 꼬치구이가 제일 묘했습니다. 처음 먹어 본 낯선 양고기와 고기 양념으로 쓰인 알 수 없는 그 향신료는 우리를 북간도, 일송정 푸른 솔, 실크로드,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봄 우리는 양고기의 고향을 쫓아 떠났습니다. 비행기, 기차, 버스를 번갈아 타며 중국 연길시 찍고, 신강 투루판, 우루무치, 카슈가르에 갔습니다. 우릴 흥분시킨 저 초원 유목민의 양고기가 가리봉동 한 식당을 거쳐 내 입까지 건너 온 행보를 거슬러 갔습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매번 새로운 곳에 살림을 차리며 살고 있는 조선족들을 만났습니다. 길림성, 흑룡강성이 고향인 그 조선족들은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을 거쳐 중국 여러 곳을 떠돌다 신강성에 정착했습니다. 그분들의 도움을 받아 사막도 가고, 황무지도 갔습니다. 고마운 그 분들과 헤어진 후 우리는 다음 날 다시 낯선 곳에서 밥을 먹고 무거운 가방은 채 다 풀지 못하고 잠드는 밤을 보냈습니다. 잠시 흉내 낸 이주의 경험이지만 우리 몸과 감각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 백 년 전 국경을 넘어 먼 북쪽으로 떠났다가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이주한 '조선족'들의 김치와 고사리나물은 이제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 끝없이 시차를 견뎌 온 가리봉동 이주자들의 겹쳐진 밥상을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가리봉동이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가리봉동 기록 작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 이수영

Vol.20100908e | 가리봉동 진달래반점-이수영_리금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