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여진 산수

임희성展 / YIMHEESEONG / 林希星 / painting   2010_0903 ▶︎ 2010_1003 / 월요일 휴관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60×8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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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90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샘터갤러리_SAMTOH GALLERY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15번지 샘터사옥 Tel. +82.2.3675.3737 www.isamtoh.com

깎여진 산수-임희성의 新 山水畵 ● 나의 종이는 아크릴 보드이고 붓은 드릴이다. 한국화를 전공한 나의 고민은 선에서부터 출발을 하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남들과 다른 나만의 선을 찾는 노력이었으나, 나의 시도는 곧 선의 한계를 넘어 나의 삶과 동시대인들의 정서를 담아내려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후기 산업사회의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사는 나의 정서와 어울리는 재료와 소재의 선택은 거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나의 작업 도구와 재료들은 산업 사회에서 쓰여 지는 도구들로 갖추어져 갖다. 아크릴의 면을 전동 드릴로 파내는 나의 작업은 나만의 준법을 만들어 내었는데, 그 선은 지금까지 한국화에서 발견되었던 그 어떤 선과도 차별성을 만들어 내었다.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80×60cm_2010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40×80cm_2010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40×80cm_2010

임희성은 분명 정감 있는 한국화를 그리는 작가이다. 그의 작업이 기존 한국화의 전통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것이야 주지하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하는 일련의 행위들은 여전히 한국화의 전통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임희성은 그의 작업에 한국화의 전통과 과거의 상징적 이미지와 환경의 기운을 담아내는 산수를 차용하여 표현한다고 하였지만, 그의 작업은 한국화의 여러 요소가 그대로 적용된 현대성을 반영한 한국화이다. 다만 임희성의 산수화는 유기적 통일성을 변형시킴으로서 인습적인 기대를 파괴하고 있으며, 대중들을 비판적 주체로 인도하는 실험과, 전통과 현대를 병치倂置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루카치와 아도르노의 아방가르드론에 의하면 예술작품은 유기적인 통일성을 지녀야하느냐 아니면 단편으로 구성되어야 하느냐에 관한 문제로 수많은 논쟁을 하게 된다. 루카치의 이론에 따르면 유기적 예술작품(사실주의)을 미적 표준으로 보고, 그러한 시각에서 아방가르드 작품을 퇴락한 것으로 간주하여 거부한다. 반면 아도르노는 아방가르드적인 비유기적인 작품을 역사적 표준으로 끌어올리고 우리 시대에서 사실주의적 예술을 창조하려는 모든 시도들을 비난했다. 임희성의 작품은 분명 아방가르드 아도르노의 이론을 따르고 있지만, 전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제스처는 반 아방가르드적 요소를 노출시키고 있다. 아마도 작가는 애매한 입장을 취함으로서 제작상의 불편함을 극복해 내려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80×60cm_2010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60×80cm_2010
임희성_깎여진 산수_아크릴합성수지에 유채_60×122cm_2010

하지만 간과하고 넘어가면 안 되는 것은 임희성의 노동에 가까운 작업 과정이다. 공사판의 굴착기에 비교하여 이야기할 정도로 대단한 토목공사 현장이 연상되는 그의 작업에서 노동은 그만의 미적 유희이며, 그가 토해내고 싶은 언어들의 파편들이다. 노동을 반영한 그의 공사현장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름다우면서 신비로운 선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가 상상하는 무릉도원의 세계가 펼쳐 지는가하면 현대적 풍경과 인간, 사물들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도시의 소음과 진동들을 몸소 받아내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들어 내는 임희성의 新 산수화『깍여진 산수』는 새로운 조형세계에 어느 정도 접근해 있는 듯 보이며, 그의 작업 진행과정을 지속해서 관찰하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 이종호

Vol.20100911d | 임희성展 / YIMHEESEONG / 林希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