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화展 / LEEMIHWA / 李美花 / painting   2010_0922 ▶︎ 2010_0928 / 9월 22일 휴관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120×60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_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9월 22일 휴관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5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도시풍경을 담은 산수화 ● 옛 선인들은 자연의 경치를 화폭에 담은 산수화를 즐겨 그렸다. 옛 산수화에 담긴 자연은 당시 조상들의 눈앞에 펼쳐진 경관이자 그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던 공간이었다. 과거의 산수화가 당시의 풍광을 담아내듯 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풍광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 눈을 들어 바라본 곳에는 조상들이 보았던 산과 강과 나무도 있지만 높다란 위용을 드러내며 서 있는 건물들과 빼곡하게 들어선 주택들, 모양과 색이 제각각인 자동차와 불빛, 그리고 거리들이 있다. 옛 선인들이 자연을 체험하면서 그 안에서 느끼는 정서와 이상을 산수화에 표현했다면, 나는 다종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건물들로 가득찬 도시의 외면과 내면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내 그림 속에 등장하는 건물들은 그저 모양만 다른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한 색깔과 두께를 지니고 있다. 어쩌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산수는 자연이자 도시이니, 지금 내가 그린 그림 역시 후대인들에게는 한 폭의 산수화로 경험될 수 있지 않을까!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34×97cm_2010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각 162×43.3cm_2010

색과 여백으로 가득 찬 도시의 내면 ● 나는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수많은 건축물과 네온사인불빛, 그사이에 얽혀있는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 속에서 도시를 화려함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면 화려함 뒤에 담긴 공허한 내면을 볼 수도 있다. 화려한 외관과 공허한 내면은 도시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이상의 투영이자 동시에 자신이 창조한 것으로부터 소외된 인간의 고독과 두려움이 교차되면서 드러나는 도시에 대한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은 도시의 외관을 통해 내면을 드러내는 나의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도시의 화려함은 은박이라는 소재를 통해 드러난다. 내 작품에서 은박은 화면에서 재료의 물성을 통해 시각적인 효과와 함께 평면성, 그리고 이미지로서의 의미를 드러낸다. 은박과 함께 면(面)을 구성하는 것이 색(色)이다. 색은 내 그림에서 미묘하게 작용한다. 전통적인 산수화가 선(線)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나의 그림에서는 선만큼이나 색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양화에서는 선이 물체의 윤곽을 암시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했지만 선 자체가 곧 구체적인 형태를 이루는 전통적인 한국화에서는 채색이 오히려 보조수단이 되곤 했다. 그러나 나는 그림의 소재나 대상을 요약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선과 함께 채색을 좀 더 적극적인 표현요소로 도입하였다. 모든 것이 하나의 유기체로 환원되는 자연과 달리 인공적으로 구성된 도시는 각각의 입방체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새로운 공간과 쓰임새를 만들어낸다. 건물의 윤곽이 도시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덩어리인 건물 자체가 조합되면서 도시를 이루어내듯, 내 그림에서 건물은 선으로 구축되어 색으로 형상화된다. 그런데 건물을 완성하는 색은 다시 건물 너머로 확산되면서 하나의 도시 전체를 아우르게 되고, 이것은 마치 전통적인 산수화에서 여백을 통해 산과 강과 허공이 중첩되면서 하나의 깊이를 지닌 공간을 이루어내는 듯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102×160cm_2010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102×160cm_2010

한국화에서 여백은 그려진 세계보다 더 많은 것을 내포하는 정신적 공간이자 '비움/생략'으로서 '채움/가득함'을 드러낸다. 여백은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중요한 공간으로, 옛 선조들은 아무것도 그리지 않아 바탕을 그대로 남겨두는 방식으로 표현하였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색으로 물들어 있다. 마치 먹이 화선지 위에 스며들 듯이 건물과 여백 모두가 색으로 이어지면서 비어있는 듯 채워진, 채워진 듯 비어있는 여운을 제시한다. 이와 같이 색으로 표현된 여백은 무한한 공간감과 함께 정지된 느낌을 유발하는 함축된 공간이다. 색으로 채워진 여백을 통해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 ● 넓게 펼쳐진 여백 위 아래에 위치한 도시는 고층건물과 자동차로 채워져 있는듯하지만 그 안에는 실제보다 더 많은 나무가 있다. 물리적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는 도시에 나무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 도시의 근원인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염원을 담았으며, 이를 위해 사실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선으로 묘사하였다. ●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품 속의 도시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 많은 집과 건물, 그리고 자동차가 모두 텅 비어 있다. 사람을 배제하여 건물과 거리들 사이로 인기척 하나 없는 공허함을 표현함으로써 화려한 도시 속 에서 느끼는 공허한 도시의 내면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적 태도를 반영한다. ● 이와 같이 도시의 외면을 꼼꼼하게 묘사하는 가운데 의도적으로 도출시킨 도시의 내면을 표현한 본인의 그림은 전통적인 산수화를 재해석하여 점과 선과 면과 색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조형 요소를 통해 현대인들의 현실과 꿈을 담아낸 산수화로 재탄생하고 있다. ■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102×160cm_2010
이미화_장지에 은박, 채색_각 130×54.5cm_2010

Landscape Painting portraying the Cityscape ● Our ancestors enjoyed painting the beautiful landscape. The nature portrayed in old landscape paintings was the scenary that our ancestors appreciated and also the environment that they lived their everyday lives in. Just like the landscape paintings of the past portrayed the scenery of the time, I wanted to paint the scenery that we live in today. When I raise my eyes, I see the mountains, rivers, and trees that our ancestors have seen, however, I also see skyscrapers that are revealing their splendor, houses packing up the city, cars of different colors and shapes, and the streets. If our ancestors have expressed the emotions and ideals that they felt while experiencing nature, I wanted to paint the in and out of the city packed with buildings of different sizes and forms. Therefore, the buildings that I portray in my artwork aren't just different in shapes but also have diverse color and thickness, just like the people who live in them. As it could be said that landscape nowadays is consisted of nature and cities, maybe my paintings will be appreciated as a landscape painting by future generations. The inner side of Cities, full of colors and blanks ● I, through my life living in the City, recognized Cities as magnificent because of the numerous structures, neon sign lights, and people and cars that fill up the space between them. However, if we take a step closer, we can see the emptiness behind the magnificentness. The magnificent exterior and the hollow interior of cities are the projection of human greed and ideal toward cities and also the complex and delicate emotion of people, revealing solitude and fear towards their creation which is alienating them, the city. These emotions are fully shown in my paintings which express the City's interior through its exterior. ● The magnificentness of the city is expressed through silver leaf foil. Foil in my artwork gives visual effects through its materialistic properties, shows planar characteristics, and also has a meaning as an image. Another factor that composes area along with foil is color. Color works delicately in my artwork. While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 focuses on lines, in my paintings, colors have almost equal importance to lines. In western painting, lines are merely auxiliaries that suggest the outlines of an object, on the other hand, in Korean painting, where lines themselves create definite shapes, colors are auxiliaries instead. Nonetheless, I, during the process where I sum up or reorganize subjects, adopted color as an element to be more frequently used along with lines. Unlike nature where all things revert to a single organism, cities, which are artificially constructed, creates new space and usage as separate cubes get tangled with one another. Just like buildings as a mass combining with each another determines the shape of the city, instead of the outlines of individual buildings, buildings in my artwork are built with lines and embodied with color. However, the color that completes the buildings spread out beyond the building and embraces the entire city - Colors work like how blank space, in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 connects the mountains, rivers, and the void to create a space that has deep depth-. ● Blank space in Korean Painting is a mental space that involves much more than the pictured world and also expresses 'filling/fullness' through 'emptying/omittance.' Blanks are important spaces that express a sense of stillness. Our ancestors expressed this by leaving out the background with nothing painted on, but in my artwork, blanks are dyed with color. Like how ink soaks into paper, buildings and blanks are all connected with color, presenting a lingering empty but full, full but empty imagery. On the same note, blanks that are expressed by color is a space that implies sense of infinite space and stillness. I wanted to introduce the audience with a different type of space that involve imagination through blanks that are filled with color. ● The city that is located above and below the vast blank space seems to be filled up with skyscrapers and cars, however, there are more trees than it shows. I put in my wish to revert to nature by drawing trees in the city, injecting nature's vitality in to the City, which has degraded to become only a physical space. To do so, I refrained from realistic expression and illustrated with lines. ● However, if we examine closely, there aren't any people in the city of the artwork. The numerous housings, buildings, and cars all are completely unattended. The empty interior side of the city shown beneath the magnificent exterior of the city, expressed by portraying no signs of human life between the buildings and streets, reflect the mental state of people living our times. ● My artwork, which deliberately expressed the interior side of cities while precisely depicting the exterior side of the city, is a landscape painting work that reinterpreted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s and also a piece that portrayed the reality and dreams of the modern humankind utilizing the most essential elements of art; points, lines, area, and color. ■

Vol.20100913a | 이미화展 / LEEMIHWA / 李美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