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웃긴 당신

작은공간 이소 기획展   2010_0904 ▶︎ 2010_0925

초대일시_2010_0904_토요일_07:00pm

참여작가_강선영_김종철_심윤_한충석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작은공간 이소 대구시 남구 대명3동 1891-3번지 B1 Tel. +82.10.2232.4674 cafe.naver.com/withiso

이번 기획전은 형상을 다룬 회화작품을 통해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감정과 내면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형상이라는 것이 특정 사물을 가리키는 혹은 인식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그 형상의 조합과 변형은 설명하기 힘든 감정과 내면을 생산하거나 이야기 한다. 외롭고 우스운 형상들을 통해서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작은 위안이 되길... ■

강선영_Untitle_캔버스에 유채_160×125cm_2008

외롭고 웃긴 당신 ● 우리 참 외롭다. 누군가를 미워하기 때문인지 누군가가 날 미워하기 때문인지...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아서인지, 어딘가에 속해 있어서 인지... 이성이 없기 때문인지, 이성의 몸이 없기 때문인지... 누군가를 잊지 못해서 인지, 누군가가 나를 잊어서인지... 내가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다른 사람이 행복하기 때문인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아서 인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 인지... 남과 다르기 때문인지, 남과 별반 다를 게 없어서인지... 나를 이해해주는 이가 없어서 인지,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심윤_Wet season_캔버스에 유채_116.7×90.9cm_2010

외롭다 : [형용사] 홀로 되거나 의지할 곳이 없어 쓸쓸하다.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느낌과 감정을 짧은 단어로 정의 내린 것도 웃기지만, 그 단어의 뜻을 찾아보려는 나도 웃긴다. 감정이라는 것은 언어나 행위, 표정으로 표현되기 전 마음의 모습을 말하는데, 어떤 표현도 그 마음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 낼 수 는 없을 것이다. 표현은 고사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니...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할 수 없다는 것, 결국 그 감정을 혼자 느껴야 하며,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다는 것, 나를 온전히 이해시킬 수도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다는 것, 우리는 어차피 혼자이고 모두가 다 혼자라는 것... 외로움은 '홀로'라는 것으로 대략 그 이유와 원인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지만 수많은 관계 안에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사랑하는 이 옆에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때로는 그 관계 안에서 더 큰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여기서의 '홀로' 라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와의 관계가 없는 혼자를, 어떤 공간에서의 혼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혼자로써 인식하는 순간이 아닐까.

김종철_도시_판넬에 아크릴채색_73×73cm_2010

우리 참 외롭고 웃긴다. 지구 반대편 누군가와 어느 때 보다 가까워 졌지만 눈앞에 있는 누군가와는 너무도 먼 거리를 느끼고, 언제 어디서든 버튼 하나로 누군가를 마주 할 수 있는 편리함은 언제 어디서든 지금 마주하고 있지 않다는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어느 때보다 남의 삶을 주시하고 핏대를 세우며 얘기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보려하지 않고, 누군가에 대한 깐깐한 잣대와 차가운 판단은 자신에게선 너그럽기만 하다. 우리는 너무나도 웃기지만 우리는 우리가 웃긴 줄 모른다. 우리는 참 웃기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웃긴 줄 모르는 것이 가장 웃긴다. 스스로의 그릇됨과 뒤틀림을 가리고 꾸미는 것은 타인에게는 통할 수 있을지언정 자신은 속이지 못한다. 머리로 속인다 해도 마음은 머리 이전에 존재하는 진실이다.

한충석_더이상 다가오지 마세요_광목천에 아크릴채색_50×90cm_2010

외로움과 자신의 뒤틀린 모습에서 우리는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외로움에서 벗어난다 해도 그것은 순간이거나 착각에 다름 아니다. 왜냐하면 완전한 관계도 존재하지 않으며, 완전한 이해도 존재하지 않으며, 완전한 소통도 존재하지 않으며 완전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차피 혼자이고 어차피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자신의 얼룩을 감추고 정당화 하는 것, 그리고 타인, 관계, 욕구로써 외로움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은 벗어날 수 없음에 의해서 더 큰 정당화, 더 큰 외로움, 그리고 그것을 넘어 집착과 아집, 상처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닐까. 모든 사람은 외롭다. 그리고 이 말만큼 외로운 이에게 위로가 되는 말이 있을까. 결국 그것은 스스로의 그 외로움을 피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외로움을 인정하는 것, 그 외로움을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 자신의 뒤틀린 내면과 어긋난 마음을 비웃는 것, 거기서 우리는 혼자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며, 바로 그 곳에서 관계도 이해도 타인도 자신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

Vol.20100924c | 외롭고 웃긴 당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