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공간

한휘건展 / HANHWEEGUN / 韓暉建 / painting   2010_1009 ▶︎ 2010_1016 / 일요일 휴관

한휘건_거짓말_캔버스에 유채_72.9×116.5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SU_GALLERY SU 서울 서초구 양재동 271-8번지 다린빌딩 1층 Tel. +82.2.529.5315 www.gallerysu.co.kr

은밀한 공간에 의자가 놓여있다. 의자는 고립되어 있다. 슬픔, 분노, 치욕, 연민, 고통, 희열로 일그러진 나의 모습이다. 나는 불투명한 색과 숨 막히게 견고한 면이 이루어낸 공간에 친밀감을 느낀다. 선혈(鮮血)이 배어든 듯한 검붉은 방, 기묘한 기운이 만연한 푸른 방, 소리 없는 대나무 숲, 완벽하게 막힌 벽 사이로 보이는 틈은 내 안의 소외된 그림자(Trauma)이다. 나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옹글게 맺혀 있는 기억 속으로 이끈다.

한휘건_외출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0
한휘건_연애편지_캔버스에 유채_72.9×116.5cm_2010
한휘건_Propose_캔버스에 유채_70×210cm_2010

나는 처절하게 혼자였던 기억의 심연 속에 갇혀 있다. 그 곳에서 강고한 허무와 부재를 만난다. 자유로운 자존감, 장밋빛 꿈, 사랑하는 임은 내 삶의 정당성이었다. 그러나 자존감은 불확실해졌고, 꿈은 냉정했으며, 임은 사라졌다. 순수한 희망이 고통이 되는 현실에서 아픔은 정화되지 못했다. 그리고 아프고 씁쓸한 이야기는 일상의 긴장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삶의 찰나에 존재했던 무수한 이야기가 지나간 자리는 음울하기만 하다. 그 때 나는 진정 행복했던가. 그 때 나는 실로 열망하고 갈구했던가. 그 때 나는 과연 진실했던가. 빛바랜 기억은 침묵한다. 더 이상 어떤 이야기도 감정도 생각할 수 없다.

한휘건_12월15일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0
한휘건_선물_캔버스에 유채_35×116.8cm_2010
한휘건_회상_캔버스에 유채_53×91cm_2009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함과 정처 없이 해맬 수밖에 없는 절박함에 매여 있다. 지치고 무력하기만 하다. 어디에서 길을 잃고 황폐해진 마음과 마주할 수 있을까. 다만 일상 속에서 매몰된 언어를 그리워하고 그릴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이렇게 크고 작은 생채기와 지독한 상흔을 그림으로 다독이고 싶다. ■ 한휘건

갤러리SU

Vol.20101003b | 한휘건展 / HANHWEEGUN / 韓暉建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