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展 / KIMBONGGI / 金鳳基 / painting   2010_1006 ▶︎ 2010_1012

김봉기_쉬이! 무주공산 묵언수행_한지에 유채_50×38cm_2010

초대일시_2010_1006_수요일_05:00pm

주최_자연환경국민신탁 주관_미술공간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작가 김봉기의 작업은 목판화뿐만 아니라 판각 자체를 작품으로까지 끌어올린다. 나무라는 매체의 물성(物性)을 최대한 살리면서 시각적 이미지와 문학적 요소를 함께 표현한다. 메타포를 담고 있는 소박한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부연 설명하는 짧은 문구로 작품을 구성한다. 간결하게 때론 앙증스럽게 표현된 사물과 위트 있는 단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작가는 관념적인 주제나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담담한 이야기를, 보이는 대로 읽히는 대로 감상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김봉기의 판화는 자연을 벗 삼은 작가의 소소한 일상이 한 권의 일기장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 판각화는 나뭇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파내려 갔다. 외형도 인공적으로 다듬지 않은 나무 본연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 공예품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반면, 그의 목판화는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재질의 특성상 조각도로 파내는 거친 윤곽선 대신 마치 먹과 붓으로 그려낸 듯한데, 이는 판화지가 아닌 한지를 이용한 물감의 번짐과 여백의 미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조촐한 이미지와 다르게 캘리그래피 문장은 내용(비교적)과 형식면에서 코믹하다. 언어의 함축적 의미와 아름다운 서체로 시선을 고정시키는데 효과적인 매력을 가진 캘리그래피는 글자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로써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상징성을 표출한다. 다만, 대상의 주제와 맞을 경우엔 해학적인 분위기를 증가시키지만 다를 경우엔 격감시키는 부분도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 80년대 민중미술이후로 지금까지 전시공간에서 목판화를 보기란 쉽지 않았다. 우리들의 삶과 문화가 디지털에 종속되어 원하든 원치 않던 간에 급박한 변화의 기류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이 시대에 판화가 예술장르 중에서도 소외된 장르인 건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김봉기 판화전은 단비가 아닐까 싶다. 또한, 녹색성장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전시성 이벤트가 난무하는 요즘, 자연환경국민신탁의 문화예술 캠페인은 단체, 작가, 화랑 모두에게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전시가 아직까지는 낯설고 체감하지 못했던 예술과 자연의 중요성을 접목시켜 예술문화의 일상화를 꾀하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환경미술과 생태미술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도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미술공간현

김봉기_여름 한낮 소낙비 한줄기_한지에 유채_92×60cm_2010

백제의 미소를 닮은 자연주의 작가 김봉기 ● 금강 상류 구수천은 백화산을 남쪽으로 휘감으며 "신라에서 백제로 가는" 길을 굽이쳐 흐릅니다. 경북 상주의 백두대간 수계의 물길은 모두 동남쪽의 낙동강으로 향하지만 구수천의 물길만은 백화산의 지형 때문에 서쪽의 금강으로 흐릅니다. 백화산에는 수많은 절터들이 영성을 과시하고 몽골군과의 격전지가 역사를 전합니다. 구수천변에는 보기 드문 비경들이 감추어져 있고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찾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작년 여름엔가 신발을 벗고 구수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김봉기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는 '판화가'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게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이었습니다. 대개의 작가나 예술가들에게는 나름대로 알듯 말듯한 신비감과 가까이 하기 어려운 거리감과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김봉기씨 에게는 그런 '예술가의 초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피차 물에 젖어 바지를 걷어 올리고 징검다리를 건너다가 만나서 그런지 그는 가까운 이웃이었고 살가운 동생 같았습니다.

김봉기_원효를 노래하다_한지에 유채, 포스터 칼라_92×60cm_2010

뒷날 '백화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행사에서 그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그의 진면목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이나 부처님은 광채를 두르고 하늘에서 내려오실 수 있지만, 어느 날 홀연히 우리 곁에 청소부나 '마더' 데레사의 모습으로 오실 수도 있듯이, 자연주의 예술가는 그렇게 다가 왔습니다. 그의 작품은 그가 경외하는 자연을 담았으며, 그를 닮아, 평론가의 해설을 듣지 않더라도 백화산이 구수천을 감싸 안듯이 우리 마음을 감싸고 포근한 서정을 전합니다.

김봉기_천년의 소리_한지에 유채, 포스터 칼라_101×65cm_2010
김봉기_달보고 개 짖고_나무(홍송)_24×44cm_2010

김봉기씨는 '아름다운 강산'을 보전하여 미래세대에게 전하려는 자연환경국민신탁의 정신과 잘 어울리는 작가입니다. 그는 국민신탁이 "미래세대로부터 신탁받은" 자연을 "국민의 이름으로" 보전한다는 취지를 백분 이해하고 그의 열정과 재능을 바쳐 제작한 작품들을 미래세대를 위하여 국민신탁에 신탁하였습니다. 자부심과 희망을 안고 그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듯이 전시장을 찾는 발걸음에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전재경

김봉기_새_나무(홍송)_24×43cm_2010
김봉기_길에서_나무(홍송)_23×43cm_2010

결국 나의 모든 작업은 나와 타인의 경계에서 비롯된 셈이다. 하나의 목판은 일상의 순간을 담고 있으며 나의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내게 있어서 자연의 기록들이다, 내안에 살아야할 이유를 새길 때까지 판각을 다듬어 기억하고 또한 숨어있는 自我를 깨우는 작업이기도 하다 ■ 김봉기

Vol.20101006a | 김봉기展 / KIMBONGGI / 金鳳基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