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 虛靜

김준권展 / KIMJOONKWON / 金俊權 / printing   2010_1006 ▶︎ 2010_1019

김준권_아침-2_수묵목판_49.5×120.5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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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006_수요일_05:00pm_인사아트센터

2010_1006 ▶︎ 2010_1012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B1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2010_1006 ▶︎ 2010_1019 관람시간 / 11:00am~07:00pm

나무화랑_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4층 Tel. +82.2.722.7760

비록 국적이 다른 이방인이지만 나는 그가 그린 것은 한국의 산천풍모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며, 그 짙은 향토정서는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도취되게 하고 빠져들게 한다. 그의 요즘의 수인목판화의 소재들 중 산、물、새、구름、섬 등은 이미 기호화가 되였다. 이것은 자연의 물화(物化)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예술적 승화인 것이다. 화면에서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멀리로 그 공간이 층층이 끝없으며 거대한 여백은 조용하면서도 멀다. 이는 나로 하여금 그의 작품을 보게 할뿐만 아니라 또한 그의 마음을 읽게도 한다. 동방시운(东方诗韵)의 연의가 물씬 다가오는 이것은 동양문화의 현대판이며 이는 나로 하여금 보고 듣는 것이 새롭게 한다. 나는 어렴풋하게 대자연으로부터 들려오는 천상의 소리를 들은 것 같으며 그 소리는 진선미를 불러 이 세상을 밝게 한다. 비로소 나는 이 예술가의 내밀한 내면을 엿볼 수 있었으며, 이는 전통과 현대문화가 융합해야 할 수많은 과제중의 하나로써, 부단히, 그리고 끊임없이 풀어 나아가야 할 일이다. ● 김준권의 작품은 평온하고 정서적이며, 함축되고 시적이며, 동방예술의 미적 특질이 풍부하다. 예를 든다면 그의 작품은 마치 한국의 산천으로부터 흘러나온 샘물처럼 영원히 마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흘러갈 것이다. (송원문, 『동방의 詩적인 판화』 중)

김준권_島-0901_Ed.5+AP, 수묵목판_110×186cm_2009
김준권_綠山韻-0902_Ed.5+AP, 채색목판_160×80cm_2009
김준권_山韻-0901_Ed.6+AP, 수묵목판_160×400cm_2009

기실 김준권의 모노톤 풍경연작은 풍경이되 과거의 그것처럼 실사풍경이나 진경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동기창의 이론처럼 일종의 현대적 문인화라 하겠다. 구체적인 현장성보다는 우리국토 어디에서든 본 듯한 풍경, 그것도 새벽이나 땅거미 지는 저녁나절 모든 것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회청색의 가장 맑고도 비일상적인 기억의 전형적 풍경이다. 이 근작들은 실경작품들과의 연계선상에서 보자면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보인다. 그의 작품을 형성하고 있는 내용적 맥락의 바탕인 국토(자연)와 사람(서정성)의 합일이란 공통분모는 여전하다. 그렇지만 이웃의 일상적 삶과 풍경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고자 했던 다색의 색채작업에 비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관념으로 비교적 쿨(Cool)하게 진행되는 점이 다르다. 또는 구작들이 서술적으로 내용을 엮어가며 도출시키는 방식임에 비해 이 모노톤 근작은 내용을 소거하고 한 장면에 작가의 마음을 압축시켜 버린다. 따라서 소재와 설명이 비워져 버린 자리에 침묵의 '화문답(畵問答)'이 자리한다. 화두(畵頭)는 작업과 마음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은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며 어떻게 통일시키는가를 몸으로 찾는 것이다. 김준권은 근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를 지속해 왔다. 다색과 모노톤이라는 외피적 차이만은 아니다. 작업을 이끌어 내는 원천적인 방식이 두 개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좋을지, 하나로 정리되어 스타일화 하는 것이 좋을지는 모르겠다. 이는 작가에게 일임된 숙제며 그 스스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오로지 '목판화'를 통해서만 세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려는 김준권의 궁극적 화두(話頭)가 「畵·刻·印」이 아니라 「畵·刻·人」이었음을 보면, 이는 단순히 기술을 능란하게 구사하는 '쟁이'를 넘어서는 것이며, 종국에는 그림(畵)과 프로세스로서의 새김(刻)과 찍음(印)이 모두 작가와 보는 사람의 마음(人)으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목판화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사람에게로 다가서려는 그의 인간적 태도는 앞으로의 작업도 푸근하고 여유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그게 사람과 이별하고 가속도로 달리는 현대미술과는 다른 목판화만의 소박한 매력이기도 하다. (김진하『힘찬 호흡, 고요한 마음의 역설적 기호』중)

김준권_산에서....0805_Ed.7+AP, 수묵목판_65×120cm_2009
김준권_산에서....0806_Ed.6+AP, 수묵목판_65×120cm_2008
김준권_숲에서 1007_수묵목판_49.5×120.5cm_2010

맑고 서늘하다. 목판에 새겨 먹으로 찍은, 종이에 스민 물맛이 담아淡雅하게 다가온다. 최근 김준권이 다색판으로 인화印畵한 수성水性 목판화의 첫인상이다. 수묵 농담변화의 담백함이 소쇄瀟灑한 풍경들과 어울려, 차라리 한 폭의 수묵산수화를 우려낸 듯하다. '산'과 '섬'에 관련된 연작으로 수묵수묵이나 채묵채색의 수성 목판화가 각별히 그런 느낌이다. 산과 섬은 텅 빈 하늘에 낮게 내려앉은 자태이다. 그 풍경에는 적막함이 감돌고, 허정虛靜한 공간과 단순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화면은 고요하고 넓어 요활寥豁하다. 간혹 풍경속에 등장하는 큰새나 새떼조차 소리없이 움직이는 듯하다. 묵음黙音의 선미禪味가 물씬하다. 옛 문인화의 사의적寫意的 수묵산수화풍을 연상시킨다. 농담변화의 능선이 겹겹한 산세는 전통적 문인화의 '임리淋漓'하다는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김준권이 찾은 이런 풍경의 이미지는 또한 마음에 담은 산수를 표현한다는 '흉중구학胸中丘壑'의 전통적 산수화론에 근사하다. 마치 동양 전통산수화론의 고전인 북송대 곽희郭熙의 주장대로 '임천林泉의 마음'으로 풍경을 바라보고 그려낸 것 같다. (중략) 김준권의 수성 다색목판화는 한국 현대산수화의 방향을 제시할 만큼 독보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의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를 계승한 조형미를 떠오르게 하여 반갑기 짝이 없다. 현실의식을 기반으로 하는 국토사랑, 부지런한 발품, 생거진천의 땅에서 받는 에너지, 50대를 넘어선 판화기술과 예술적 완숙, 한 작품에 대여섯판 이상 파고 찍는 강도 높은 노동을 감내하는 장인정신 등 여전히 건강하다. 김준권이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생동生動하는 기운氣韻을 유지할 것 같다. 우리 시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목판화의 대표작가로 평가되리라 확신한다. (김준권,「먹으로 찍어낸 허정虛靜의 산수미山水美」, 2007~2010년 수묵목판화) ■ 이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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