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Years Self-portrait

유지숙展 / YOUZIESOOK / 柳知淑 / video.photography   2010_1006 ▶︎ 2010_1012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3채널 비디오_00:02:13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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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006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즈낫갤러리_Is Not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8번지 2,3층 Tel. +82.2.725.6751

유지숙의 '10년간의 자화상' ● 유지숙이 1999년 7월 1일에 시작한 프로젝트 '10 Years Self-portrait'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얼굴 사진을 한 장씩 10년 동안 찍는 것이었다. 그것은 건물의 출입구를 감시하는 CCTV처럼, 잠에서 깨어나 의식이 현실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자동적으로 그 순간을 포착할 카메라를 설치하는, 일종의 미디어 장치의 창안이기도 했다. 이 작업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잠의 세계로부터 의식이 깨어나는 순간의,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하는 경계, 그리고 그 지점들을 통과하는 10년이라는 세월이다. 이 두 개의 축은 모두 유동적인 리얼리티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그 유동성은 그것들이 교차하며 짜내는 '프레임의 행렬' 속에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더욱 증폭된다. 그리고 이 작업에서, 매 순간 카메라가 있어야 할 위치는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 앵글을 자동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장치는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가 매순간마다 반(半)자동적으로 직접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 습관을 몸에 익혀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이 촬영에서는 행위의 주체도 대상도 모두 두 세계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밖에 없겠다.

◁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설치_유리, 머리카락_27×17×17cm_2009 ▷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설치_2.2×1.5×1.8m_2010

작업의 초기에는 아날로그 흑백으로 촬영하고 현상, 인화, 스캐닝 그리고 편집하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나, 2001년 이후에 디지털 캠과 카메라로 촬영/편집되는 식으로 바뀌었다. 작가가 설정한 미디어장치, 즉 그 '경계를 감시하는 촬영시스템'은, 간혹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기록하지 못한) 날도 있고, 기록하였지만 하드디스크에서 데이터가 소실되는 사건을 겪으면서도, 말 그대로 10년 동안이나 작동하였다. 낮과 밤, 현실과 꿈, 의식과 무의식은 누구나 매일 오가는 세계이고, 잠자리는 그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이 작업의 초기에는 이 기록을 위한 몸의 실행루틴(executive routine), 즉 '일종의 자동화기능'(?)이 불안정했던 탓에 촬영시점, 자세 등에 다소간의 편차가 보이지만, 후기로 갈수록 촬영시점이나 자세가 안정되면서, 그만큼 그 지점들을 통과하는 세월동안의 얼굴의 리얼리티가 잘 드러나고 있다. 아마도 잠에서 깨어나는 동시에 카메라를 잡고 렌즈를 응시하면서 셔터를 누르는 '의식(儀式)'이 작가의 신체와 의식을 통합하는 하나의 메카니즘으로 완성된 듯하다. E. 머이브릿지(Eadweard Muybridge)가 1878년에 캘리포니아의 팰로우 앨토우(Palo Alto)에 설치했던 연속사진 촬영장치로 '달리는 말의 다리의 위치'라는 '자연의 숨겨진 비밀'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던 사건도 그러했지만, 생물(生物)이나 자연현상을 일정한 간격으로 촬영한 프레임들을 동영상으로 상영하는 방식은 20세기의 실험영화에서 자주 시도되었었다. 그리고 6-70년대의 실험영화의 장면들을 예로 들어 보자면, 테이블 위의 사과가 불과 몇 분 내에 삭아 없어지고, 식물은 마술에 걸린 것처럼 순식간에 자라나며, 사람이 앉은 채로 늙기도 한다. 이 영상들을 통해 우리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자연의 생생한 리얼리티에 비로소 접근하게 된 것이다.

◁ 유지숙_경계 The Border (695 days/10 years)_라이트 패널_21×29cm_2010 ▷ 유지숙_경계 The Border (695 days/10 years)_설치_2.1×4.6m_2010

유지숙의 경우엔, 초당 29.97프레임이 재생되는 NTSC방식의 비디오에선 한 달이 대략 1초, 1년은 12초 그리고 10년은 2분정도의 활동사진=동화상이 된다. 여성으로서의 작가가 결혼하고 출산을 경험했던 10년이 압축된 프레임들 사이사이에는 각각 24시간씩의 간격이 생략되어 프레임 사이의 가현운동은 심하게 요동치고, 일상에서 채집되어 매 프레임마다 삽입된 사운드는 더욱 일상과의 단절감을 강화하고 있는 한편, 미처 뜨지 못한, 혹은 이미 열린 눈의 찡그린 표정으로 화면의 이쪽을 향한 얼굴이 그 흔들림의 중심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이것은 가장 생생한 다큐멘터리면서 동시에 중심을 잃을 듯이 요동치는 환각과도 같은 리얼리티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자화상'으로서, 마치 화가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관찰하고 표현하듯이, 일상적인 시선으로서는 접근할 수 없는 현실을 응시하고 담아낸 작업이다. 그리고 매 순간 작가가 사용한 카메라가 아날로그방식이었든, 디지털방식이었든, 아니면 어떤 특성을 지닌 제품이든, 그것은 그 얼굴에 지나간 10년의 세월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환경에 불과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 작품을 가능하게 한 '진정한 미디어'는, 다른 실험영화의 경우와 달리, 매일 아침 약간씩 다른 위치, 자세에서 의식세계의 입구로 되돌아오는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촬영할 수 있도록 자기 조직화된 작가 자신의 뇌(腦)와 운동신경의 체계가 아닌가 한다. 카메라는 그 실행루틴의 끝에 달린 단말기에 불과한 것이다.

◁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2채널 비디오_00:02:13_2010 ▷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LED_61×81cm_2010

'몰래카메라'나 '리얼리티 쇼'와 같은 방식으로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던 유지숙의 다른 작업들과 같은 문맥에서, 이 작품이 작가 본인의 삶에 대한 꾸밈없는 기록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는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의 숫자만큼 다양하고, 현실은 카메라가 향하는, 혹은 시선의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여기에 드러난 자화상 즉 '얼굴의 리얼리티'가 우리에게 생소하게 보이는 것은, 그것이 특별하게 고안된 시각적 방식, 유니크 테크놀러지(unique technology)에 의해 매개된 리얼리티(mediated reality)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러한 시각적 장치의 설정에는 태초 이래 반복되었던 삶의 리듬, 매일 밤낮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왕래하며 이어지는 생의 리얼리티를 드러내고자 하는 인문학적 의도가 배어있음도 간과할 수 없다. ■ 이원곤

◁ 유지숙_경계 The Border (695 days/10 years)_설치_42인치 TV_2010 ▷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단채널 비디오_00:02:13_2010

'10 Years self-portrait'는 1999년 7월 1일에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사진 한 장을 10년 동안 찍는 것이다. 하루는 길기도 하고 짧게도 느껴지는 시간의 연속성이다. 하루는 단절된 시간의 포착으로 시작한다. 이미지는 약간씩 변하기도 하며 어떤 날은 못 찍기도 한다. 찍지 못했거나, 컴퓨터의 하드를 날려서 data를 분실했거나, 카메라 고장으로 찍지 못했던 날들은 블랙으로 남겨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찍은 모습은 과장되지 않은 가장 솔직한 모습이고 낯선 모습이다. 또한 어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고 꿈의 세계를 담고 있다. 눈을 뜨는 순간 의식의 세계로 접어드는 표정이 있는 무의식과 의식의 중간 모습이 그려진 얼굴이다. 10년을 찍으면서 발견한 나의 신체습관 중에 하나가 왼쪽 눈이 감긴 채로 일어나는 것이다. 계산해보니 10년(3654일) 중에 695일 약 1/6 정도가 왼쪽 눈이 감긴 상태로 일어났다. 이런 이미지들 또한 전적으로 무의식과 의식의 중간모습을 보여준다. 이 695일과 찍지 못했던 블랙리스트는 달력 작업으로 완성하였고 10년 동안 아침에 일어나서 내 이불 위에 떨어진 수집된 머리는 한 개의 유리병에 담겨졌다. 작업은 관객, 작가 자신과의 은밀한 대화이다. 여성의 미가 중시되는 현실이지만 과장되고 분장된 모습 속에서 정체성을 찾기보다는 여자로써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공개하고 관객과 대화한다. 아침에 찍은 사진의 이미지는 관객을 당황하게 하고, 친밀감을 준다. 또한 일상의 단면임에도 불구하고 잘 인식하지 못하는 모습이기에 작가의 평상시 보여 지는 이미지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10년 동안 작가에게는 결혼, 출산 등 여러 일들이 얼어났고 사진의 이미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아날로그 흑백작업으로 시작해서 현상, 인화 스캐닝, 편집의 과정을 거쳤고 2001년 이후는 디지털 캠과 카메라로 촬영되고 편집되었다. 디지털 이미지들이 다큐멘터리 작업에는 더 부합하는 면도 있지만 너무 모든 장면들을 섬세하게 잡아내어 오히려 이미지를 재미없게 만들었고 나의 작업은 아날로그 때의 회화 같은 사진이미지가 더 어울린 듯하다. 이미지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디지털화 되었지만 아날로그로 지속하지 못했던 점이 못내 아쉽다. 또한 관객의 참여도 함께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사진을 찍는 동일한 행위를 해 봄으로써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의 단면을 경험하고 작가의 사진과 함께www.10yearsself.com에 전시된다. 이러한 일상의 반복적인 행위, 자고 깨서 사진 찍는 행위는 그 어떤 하루의 모습도 동일하지 않기에 오히려 일상의 반복성에 의문을 제시한다.

유지숙_Blacklist 2005(10 days/365 days)_설치_1.2×1.8m_2010
유지숙_10 Years Self-portrait_설치_2010

하루에 한 장 , 한 달에 30장……. 프리미어에서, 1초에 30frame이 필요한데 나의 하루를 1frame에 담으면 한 달이 1초의 분량이 된다. 한 달 동안 찍은 사진은 단 1초 동안 상영되는 30컷의 포토몽타주가 된다. 사진을 찍지 못한 날은 black으로 보여 진다. 1년은 12초, 10년이면 120초 결국 2분의 영상이 된다. 몇 년이라는 긴 시간에 비해 영상은, 아주 짧은 시간 속에 나의 시간을 담고 있다. 소리 또한 일상의 소리를 수집한 다음에 1frame씩 잘라서 집어넣는다. 때론 사진의 이미지가 비슷하듯 소리는 반복되기도 하고 괴기한 소리를 자아낸다. 하루와 하루 사이는 단절되어있고, 소리 또한 그렇다. 결국 이 작업은 '단절된 시간들의 연속성'을 그리고 있다. 단절된 시간들이 연속되는 비디오물은 일상을 담고 있지만, 그 소리와 영상의 흐름이 일상과는 멀게 느껴질 것이다. ■ 유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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