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ormer5 사용자 환상(User Illusion)

김지은展 / KIMJIEUN / 金志恩 / painting   2010_1009 ▶︎ 2010_1031

김지은_복화술사 Q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72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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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갤러리 달리 부산시 동래구 온천1동 153-8번지 SK허브스카이 23층 Tel. +82.51.554.2211

광고와 오래된 이야기, 두 가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퍼포머 시리즈 중 다섯 번째인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광고 소비자들의 환상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상세계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다. 퍼포머는 신체와 성의 가치를 왜곡하여 물질적 가치와 연관시키려는 소비사회를 보여주는 작업의 매개체이다.

김지은_숨쉬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0
김지은_식스팩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60cm_2010

예술과 대중문화에서 여성의 몸은 오랫동안 볼거리로서의 기능을 해왔다. 광고 속 인간의 육체는 값비싸고 페티시한 물건과 동격으로 묘사되거나 그것을 돋보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 왔다. 젊음과 건강, 아름다움과 성적 만족을 향한 욕망은 진정한 욕구이고 열망이다. 그러나 광고를 통한 하이퍼 리얼한 이미지(과잉 실재의 이미지)가 범람하면서, 진정한 몸과 인위적인 몸 사이에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물건을 실제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광고와 광고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욕구 때문에 구매한다. 예술 분야에서 시들해져버린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을 현대의 광고는 지금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온갖 문화와 예술작품에서 끌어온 도상적 이미지들로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 내고, 관습적 스테레오 타입을 목적에 맞게 변형시킨다. 나아가 디지털 세계에서 광고는 더 이상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의 효과는 견해나 개념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이나 지각을 서서히 변화시킴으로써 아무런 저항 없이 메시지를 받아들이도록 소비자를 변화시킨다.

김지은_It Bag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65cm_2009
김지은_21세기 이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53cm_2009

잡지나 신문에서 광고는 가장 훌륭한 부분이라고 맥루한은 말했다. 신문이나 잡지의 그 어떤 읽을거리보다 광고를 만들 때 더 많은 수고와 생각, 더 많은 기지와 예술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비문화에 확산된 이미지는 갈수록 양성 모두에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21세기의 롤리타들이라 할 수 있는 아이돌 문화가 그 최전방에 서 있다. 인기를 얻은 아이돌은 망설이지 않고 광고 속 퍼포머로 변신한다. 변신한 그들은 갖가지 브랜드의 상징으로 온몸을 치장한 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시선을 관객에게 보낸다. 그들의 눈길은 매력과 위험이 공존하는 신비한 존재 메두사와도 닮아 그것을 쳐다보는 사람을 꼼짝 못하게 사로잡는다. 광고는 이제 섹슈얼리티, 소비주의, 물신주의, 욕망, 브랜드의 상징성, 습관, 강박관념 등 현대 소비문화를 좌우하는 온갖 기호로 가득 차 있어 빈틈을 찾아 빠져 나가기가 쉽지 않다. 소비사회가 만들어낸 매트릭스는 "전체가 하나의 함정이 되어버린 세계"이며, 매트릭스를 유지시키는 동력은 광고 사용자 각자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김지은_Down the Rabbit-ho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65 cm_2010

뱀의 유혹에 망설이던 이브보다 과감하고, 체면과 예의를 중시하는 앨리스보다 세상물정에 밝은 21세기 롤리타가 스스로 토끼굴 아래로 뛰어든다. 할리우드를 숭배했던 롤리타가 떨어진 원더랜드는 성과 욕망의 세계였다. 토끼굴 아래의 붉은 여왕은 다른 무엇도 아닌 '소비'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원더랜드를 지배하는 복화술사 붉은 여왕의 지휘 아래 완벽한 몸과 얼굴의 하이퍼 리얼 퍼포머로 변신한 롤리타는 '빨간 구두'를 신고 명품 핸드백을 끌어안으며 거짓 희열에 젖는다. ■ 김지은

Vol.20101012e | 김지은展 / KIMJIEUN / 金志恩 / painting